대북 억제전략 중심으로 한미연합

 
북한 핵위협은 한국의 안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안보와도 직결되는 현안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등 국제적 노력은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중단되어 있다. 오히려 북한은 핵보유국이 되겠다는 의지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보다 복잡해지고 있는 비핵화 협상의 딜레마가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의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 협상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 북한의 핵개발 의도와 핵능력 그리고 국제적 협력의 미흡 등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는 물론 동북아의 평화도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북한 비핵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도  북한 핵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강화해야 한다.
 

오늘날 북한은 자신의 핵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다 분명히 하고 있다. 후세인과 카다피의 최후,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은 북한 김정은 정권이 핵능력 이외에 자신이 정권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인식을 보다 확고하게 굳히게 했다. 북한은 헌법에 핵능력을 공식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제발전과 핵능력을 동시에 발전시키겠다는 병진노선을 공식적으로 채택했다. 핵무기 능력을 강화하고 책임 있는 핵보유국으로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법안의 제정이다.


국방위원회를 비롯해 북한을 대표하는 공식기관이나 인사들 역시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핵무기 보유의지를 밝히고 있으며 핵보유국으로서 미국과의 핵군축 협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군 구조와 군사전략을 수정하여 핵무기의 실제적 사용 능력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이들의 핵능력은 현재 핵무기의 실질적 보유를 위한 마지막 수순에 들어가 있다. 핵무기 능력 발전을 위한 기본 요소로 핵물질과 그 핵물질의 지속적 생산능력, 핵무기 소형화 능력, 핵무기 운반수단을 모두 신속히 갖춰가고 있다.


한국의 국방부는 북한이 플루토늄(Pu) 40kg 이상을 보우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하며 2013년 재가동한 ‘영변 5MW 원자로’는 Pu을 추가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분석한다. 또한 영변에 고농축우라늄(HEU)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비밀장소에 추가 HEU 시설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이는 북한이 많은 수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핵물질을 생산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더 나아가 원하는 수량만큼의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박창권 국방연구원은 “북한 핵무기 소형화 능력은 과거 미국의 국방 정보국장 등이 의회 청문회에서 언급한 바 있다. 이제는 한미연합사령관과 한국의 합참의장도 북한의 소형화 능력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증폭 핵분열탄과 같은 폭발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한 새로운 핵무기를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더욱 그들이 추진하는 핵무기 운반수단은 핵무기 소형화 능력과 함께 북한이 핵능력을 전략적, 전술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다는 반증이다”고 분석한다.    

북한은 2013년과 2014년 대규모 단거리 미사일 발사시험을 실시했다. 한미연합연습에 대응하기 위한 무력시위란 측면도 있지만 자신의 미사일 능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미사일 시험의 성격도 동시에 포함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기존의 스커드 미사일뿐만 아니라 노동 미사일 시험을 통해 한반도와 지역 국가들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과시했다. 김정은은 2014년 전략적 억제능력을 강화하고 단중거리 미사일 생산능력을 증대할 것을 지시하는 등 새로운 미사일 생산정책을 지시한 바 있다.


북한의 전술 미사일 능력 강화에 대한 판단은 아직 보다 면밀한 분석을 요구하지만, 북한이 이러한 능력을 발전시킬 경우 전술 핵무기를 보다 군사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판단이다. 북한의 모델 국가인 파키스탄 핵전략은 전략적, 전술적 차원의 모든 핵능력을 구비하여 전략적 억제능력뿐만 아니라 전장에서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과 전략을 보여준다. 


 
최근 한국이 주목하고 있는 북한의 잠수함 탄도미사일 능력 역시 북한의 전략 핵무기 능력에 대한 새로운 경각심을 주고 있다. 북한은 KN-02, 스커드, 노동 미사일 외에도 중거리 미사일인 무수단 미사일을 실전배치하고 있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인 KN-08 미사일을 발전시키고, 대포동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그리고 노동과 무수단 미사일을 파키스탄과 이란 등에 수출하여 이들 국가의 미사일 능력을 지원하고 있다. 국외에서 북한이 미사일의 성능을 성공적으로 시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북한의 SLBM 개발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1960년대부터 위스키급 잠수함을 도입하여 운용한 북한은 1970년대부터 로미오급 잠수함을 건조해 운용 중이다. 실제적으로 50년 이상의 잠수함 운용과 건조 역사를 갖고 있다.
또한 북한은 1994년에 러시아가 폐기한 골프2급 잠수함을 도입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연구를 진행했다. 비록 기술 선진국들의 탄도미사일 발사 잠수함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북한이 원하는 목적의 탄도미사일 발사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음을 말해준다. 여기에 무수단 미사일을 전진배치하고 있으며, 소련의 R-27(SS-N-6) SLBM을 모델로 하고 있다.


북한이 R-27 기술을 활용해 지상배치 무수단 미사일을 개발하여 배치하고 있다는 사실은 SLBM 능력도 조만간 갖출 수 있음을 시사한다. 북한의 SLBM 능력 확보는 북한과 관련한 핵 게임을 완전히 변화시킬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한국의 대북 핵억제 전략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불러일으키며 억제체제의 발전에 대한 전략적 사고를 요구한다.  

북한은 핵능력을 실제 정치와 군사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진행 중이다. 또한 군 조직을 정비하여 전략군을 구성하였으며 핵능력을 중심으로 한 군사전략과 전쟁수행 능력을 발전시키고 있다. 여기에 핵능력을 정권생존 유지, 김정은 정권의 위상 강화, 한미에 대한 강압외교, 한미 연합전력에 대한 억제력 확보와 비대칭적 군사적 우위 확보에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북한이 지상배치 미사일, 항공기, 특수전 전력뿐만 아니라 이제는 SLBM 능력을 확보하여 핵전력의 생존성이 있음을 인정한다. 또한 이를 전략적, 전술적으로 보다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도 간파하고 있다. 북한 역시 한미의 핵억제전략을 극복하고 한미의 안보적 취약성을 최대한 이용하려는 방안을 강구한다.


더욱 북한은 최근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을 대량으로 발사하여 자신의 핵미사일 타격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핵실험을 위협하고 있다. 이전에는 장사정포를 활용하여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하였으나 이제는 핵능력을 기반으로 수도권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인질로 하는 전략적 게임을 구사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 비핵화는 동북아를 비롯한 한반도의 가장 큰 문제 해결 방안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북한 비핵화가 가져오는 조건은 매우 복잡하고 많은 도전을 양산한다. 북한 핵위협이 날로 증가되고 있는 현실에서 실질적인 대응방안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전략은 북한이 스스로 핵능력에 대한 손익계산을 재고하고 비핵화 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촉진하는 유인 요소가 될 수 있다. 한국은 북한의 핵능력 증강 동향과 핵사용 전략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고 분석하여 이에 맞는 대응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체제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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