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위협 위한 한미 공동 전략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핵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대북 억제 능력과 억제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축하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특히 한미는 2015년 말로 예정되어 있던 전시작전 통제권 전환을 2020년대 이후로 연기하고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는 북한의 핵위협과 북한체제의 불안정이 증대하고 있는 시점에 전작권 전환이 야기할 수 있는 예기치 않은 다양한 안보적 불안정 상황을 방지하고 확고한 대북 억제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이다. 
 

 
한미 동맹을 통해 미국 측이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능력을 확고히 보장함에 따라 북한이 핵능력을 활용하여 한국을 위협하거나 강압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주력한다. 아직까지 한국의 독자적 대북 억제능력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북 억제력을 유지할 수 있는 동맹의 핵심 기반이다.


따라서 미국은 지난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보장을 반복적으로 천명하였다. 또한 2009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정상 미래공동비전’에서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를 공개적으로 보장한다고 발표했다. 핵우산, 재래식 타격능력,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활용하여 보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주한미군뿐만 아니라 유사시 한반도에 전개할 수 있는 각종 전략 자산과 재래식 자산을 모두 포함한 발표다. 


현재 주한미군은 PAC-3를 보유하여 운용하고 있으며 유사시 전개할 미사일 방어자산에 의해 미사일 방어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압도적인 군사적 능력과 안보에 대한 신뢰성은 그들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신뢰성을 확고히 한다. 더불어 한국인의 안보적 불안감을 해소시켜 주고 있다.


한국 역시 독자적 억제능력을 점진적으로 확충하여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방부가 밝힌 것처럼 한국은 킬체인과 한국적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2012년 한미 간 미사일 지침 개정을 통해 한국은 탄두중량 300kg, 사정거리 80km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하여 배치하도록 했다. 더불어 순항미사일 능력도 강화하고 있다. 또한 PAC-3 개량형 미사일을 구매하여 배치하고, 중장기적으로 중장거리 미사일 요격체계(M-SAM, L-SAM)를 개발해 배치한다는 전략이다.


조기 경보자산으로 한국은 이미 이스라엘의 그린파인 조기경보 레이더를 도입하고 공중미사일 방어기전을 운용하고 있다. 또한 감시능력 증강을 위해 미국의 글로벌 호크 고고도 무인기를 도입하고 조기경보용 군사위성을 발사하기 위한 계획을 진행 중이다. 한국의 대북 억제전력은 재래식 자산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조기경보 능력, 지휘통제 능력, 타격능력, 미사일 방어능력 모두 점진적으로 강화하여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한미는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억제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또한 효과적으로 이행하여 북한의 오판과 오인을 방지하고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한미 국방장관은 2013년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맞춤형 억제전략을 합의했다. 맞춤형 억제전략은 북한의 핵위협, 핵사용 임박 시, 그리고 실제로 핵사용 시에 한미가 북한의 핵사용을 억제하기 위한 전략이다. 2013년 3월 북한이 서울과 워싱턴에 대한 핵 타격을 위협하였을 때, 미국은 B-2 전략폭격기에 의한 무력시위를 실시하였다.


이러한 맞춤형 억제전략을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한미는 2010년 확장억제정책위원회(EDPC)를 제도화하여 운용하고 있다. 또한 북한의 다양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억제전략을 협의하고 이를 발전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미는 공동 국지도발 대응계획을 마련하여 북한이 국지도발 상황에서 핵을 사용함으로 한국에 대한 공갈을 실현하고 안보적 불안정을 조성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다. 더불어 한국 역시 능동적 억제전략을 마련하여 북한의 핵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매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한미연합연습과 훈련을 통해 대북 억제력을 강화하고 이를 북한에 가시적으로 내보이고 있다.

 
한미 대북 핵억제전략은

첫째, 한미는 북한 핵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한미연합억제체제를 효과적이고 포괄적으로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노력은 전작권 전환 연기, 미국의 확장억제 보장체제 강화, 한국의 독자적 억제능력 발전, 다양한 핵위협에 대한 맞춤형 억제전략 구축, 북한 핵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적 협력체제 구축, 북한 핵위협을 상정한 연합연습의 강화 등을 포함한다. 또한 한미 대북 핵억제전략은 북한이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여 취약점을 제거할 수 있도록 고려했다. 북한이 한미의 억제능력을 오판, 오인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없앤다. 특히 한미동맹과 미국의 대한(對韓)방위공약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는 데도 관심을 기울여 국민의 호응을 이끌어낸다. 


둘째, 한국의 안보는 미국의 확장억제보장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전략적 한계를 안고 있다. 한국의 킬체인과 더불어 한국적 미사일방어체계를 발전시키고 있지만 이를 완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이 요구된다. 한국의 독자적 억제능력의 강화에 비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매우 빠르게 발전되고 있다. 또한 재래식 전력에 의한 핵억제체제는 본질적으로 상당한 취약점을 안고 있다. 북한은 핵능력을 통해 미국이 한국에 확장억제보장을 펼치고 있는 정책을 약화시키고자 한다. 또한 한국사회에 안보적 공포심을 조성하기 위해 ‘벼랑끝 전술’도 구사한다. 북한이 장사정포를 통해 한국의 수도권을 지속적으로 위협하였던 것과 같이 핵위협을 통해 한국을 인질로 삼아 새로운 핵 공갈전략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한국의 전략적 선택은 매우 제한되기에 한미의 확장억제보장이 확실하게 가동돼야 한다는 당위성이 있다.


셋째, 대북 억제력 확보를 위한 군사적 요구는 억제력의 신뢰성과 전력증강의 효용성, 대북 억제전략에 대한 검토와 논쟁을 야기할 수 있다. 한국은 2020년대 중반 쯤 킬체인과 한국적 미사일 방어체계를 기반으로 한 한국적 대북억제체제를 상당 수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북한 핵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억제전략 건설비용도 커진다는 계산이다. 북한은 한국의 억제능력에 관계없이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적 취약점을 활용하여 ‘벼랑끝 전술’을 사용할 수 있기에 억제력의 효과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특히 한국의 협소한 지전략적 공간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전략적 선택을 어렵게 한다. 다양한 핵능력과 한국의 전략적 취약점을 활용하는 북한의 핵 운용 전략은 한국에 많은 도전을 야기한다. 

북한 비핵화는 그들의 핵위협과 핵문제를 근원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개발 의지와 핵능력 강화 정책, 그리고 국제사회의 비핵화 협상 레버리지를 고려할 때 북한 비핵화를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관련 국가들이 강력히 추진하고 있지만 서로 관점 차이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북한은 이러한 비핵화 협상 중단기를 활용하여 자신의 핵능력을 한층 강화하여 새로운 핵 레버리지를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북한 비핵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북한 핵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대북 억제전략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된다.  


 
박창권 한국국방연구원은 ‘북한 핵위협에 대한 억제전략’을 4가지로 제시한다.

첫째, 북한 핵위협과 핵사용 전략의 변화와 발전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능력과 전략의 지속적인 유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한의 군사전력과 전술은 한국이 대응하기 어려운 전략적, 군사적 취약점을 인질로 하는 방식을 추진해왔다. 북한의 비대칭 능력인 잠수함 전력, 수도권을 겨냥한 장사정포, 특수전 능력, WMD전력은 이러한 북한의 전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북한은 대규모 지대지 탄도미사일 공격능력, SLBM 능력, 특수전 능력, 새로운 핵무기 능력 등을 활용하여 한국이 대응이 어려운 핵능력 체제를 구축하고자 시도한다. 핵능력을 사용하여 한미의 압도적인 군사전력에 대해 자신의 전략적 우위를 유지하고 한국안보를 인질로 한 게임을 전개한다는 태도다. 한미의 대북 억제전략은 이러한 북한의 핵능력 발전과 핵사용 전략을 없애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 또한 핵억제능력뿐만 아니라 현재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비핵무기를 활용한 적극적 억제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둘째, 북한의 핵위협에 대해 군사적 억제수단뿐만 아니라 정치, 외교,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억제할 수 있도록 준비하여 북한의 도발을 효과적으로 처벌하고 응징해야 한다. 북한은 한반도 적화를 위한 전면적 도발뿐 아니라 핵 공갈, 핵 무력시위, 국지전 도발에서 핵을 사용하는 등의 다양한 형태로 핵능력을 과시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은 한미연합에 의한 군사적 응징전략을 잘 알고 있기에 이를 회피하고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계속해 강구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북한의 다양한 핵위협과 핵 도발 유형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억제력을 보유하고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관련 국가들과 공동으로 대응하며 국제적 억제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북한 핵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억제전략 외에도 한미협력체제 그리고 위기관리체제의 발전과 강화가 중요하다. 북한 핵문제는 다양한 안보적 도전과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 한미는 현재 여러 모로 대응체제를 운용하고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하게 정립된 것이 없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핵위협과 관련한 제도적 대응체제는 북한의 핵능력 변화에 따라 대응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핵문제와 관련한 위기관리 체제, 한미 협력체제의 발전을 추진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특히 핵문제는 국가 지도부의 신속한 결심과 협력을 요구된다. 이에 따라 핵심적 정책결정자들이 관련 요소들을 훈련하고 연습하며 숙달할 수 있는 체제를 조속히 발전시켜야 한다.


넷째,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한 ‘의지의 게임’을 준비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북한은 한국의 행동을 압박하고 강압하며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기 위해 ‘벼랑끝 전술’을 습관적으로 사용한다. 북한이 핵능력을 실제로 확보할 경우 이러한 북한의 벼랑끝 전술은 보다 빈번하게 다양한 형태로 전개될 수 있다. 억제의 기본은 능력뿐 아니라 의지의 게임이기도 하다. 따라서 한국의 정책결정권자들이 북한과 겨루는 의지 게임을 이행할 수 있도록 단련돼야 한다. 북한은 폐쇄적 경제체제와 독재정권의 특성상 이러한 벼랑끝 전술은 언제든 도발된다. 따라서 한국은 북한과의 핵 상황에서 가급적 의지의 게임이 될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하고, 이러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과 체제를 구축해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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