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유통·소비자 3농 혁신’으로 식량안보 구축

지난해 12월8일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지 50여일 만에 또 다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 그곳 자치단체와 교류협력은 물론 인적 네트워크 확대 등을 위해 28∼31일까지 헤이룽장성을 방문한다. 27일 충남도에서는 안 지사의 이번 방문에 대해 자매결연 협정을 체결하기 위함임을 밝혔다. 이곳 헤이룽장성은 김좌진 장군과 안중근 의사 등 일제강점기 때 국권회복을 위해 독립운동가가 활동하던 주무대다. 그리고 1996년부터 교류 협력을 진행해 왔다. 특히 충남도는 이번 협정을 통해 중국 내륙과 러시아 진출의 발판 삼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 동북 3성과 교류협력을 확대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남도에서 밝힌 안희정(51) 충남도지사는 28일 헤이룽장성 자매결연 협정체결에 앞서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찾아 100여 년 전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안 의사의 뜻을 되새길 예정이다. 그리고 29일에는 하얼빈시 도시계획관과 일제강점기 때 현장인 제731부대 죄증진열관을 차례로 살필 예정이다. 또 이날 오후에는 헤이룽장성 당서기와 면담을 가진 뒤 제31회 하얼빈 국제빙설축제 현장을 찾아 세계적인 축제의 운영 노하우를 살필 계획이다.


그리고 30일에는 하얼빈에서 베이징으로 이동해 중국 정부는 물론 주중한국대사관 관계자를 만나 대화를 나눈 후 ‘빙설 한중연 문화축제’ 개막식에 참가할 예정임을 밝혔다. 무엇보다 방중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중국 해외투자기업 CEO를 만나 충남의 투자여건을 설명하며 중국 자본에 대한 투자유치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안 지사는 지난해 12월8일부터 12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옌볜주 정치·행정 최고 지도자들을 만나 상생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그리고 베이징에서는 중국 기업 제조분야 투자를 최초 유치한 바 있다. 또한 세계적 부동산 개발 기업 대표 등 경제계 유력인사들을 잇따라 만나 세일즈 외교를 펼치며 미래 중국 자본유치를 위한 교두보를 놓기도 했다.


이에 앞서 그는 26일 오전에 열린 공무원교육원 성과관리를 점검하는 자리에서 공정한 인사관리를 위해 직원들의 교육과 업무기록을 데이터화 할 것을 주문했다. 이는 지난 20일 충남도공무원노조 상반기 정기인사 이후 불거진 직원들의 불만을 의식한 대응으로 분석된다. 안 지사는 “프로야구단, 축구단은 효율적인 운영과 승리를 위해 선수들의 기록을 자료화해서 훈련방법을 개선하고 베스트 멤버를 선발한다. 따라서 도청에는 그런 자료가 없어서 직원들의 자료를 프로 선수들처럼 데이터화 해 관리할 것을 인사부서에 주문했다”고 설명한다.

그런 그가 민선6기에 대한 걱정과 우려를 불식시키고 ‘충청남도를 부강한 일류 최광역 지방자치단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2015년 새 출발을 한다. 그 첫 걸음이 중국 헤이룽장성이다. 2010년 7월, 제36대 충청남도 도지사로 당선에 이어 2014년 7월 제37대에 재임한 안희정 도지사는 민선6기를 맞아 도정 살림을 다시 재점검하고 있다. 그동안 꾸준한 노력과 발 빠른 행보를 통해 도정 운영의 ‘통 큰 인물’로 자리매김 되고 있는 그는 새해 기업 유치와 기업투자에 대한 낙관적인 경제성장을 예견하고 있다.
 

 
과거 민선 4기에 이어 외국기업 투자 유치에 연속성을 살려 2010년 639개 기업투자 유치 실적을 얻은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이제 충남도민은 ‘공장 굴뚝만 원하는 게 아니라 지역산업 투자와 경제발전이 지역수입과 지역의 새로운 도시 건설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는 점에서 내발적 경제발전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충남도정은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농어업, 농어촌, 농어민을 살리기 위한 ‘3농 혁신’ 전략을 추진해 왔다. 이미 도내 ‘농정 브랜드’로 자리 잡은 이번 전략은 임기 4년을 넘어 민선6기에까지 주요 테마로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 또한 지난 2012년 이후 진행된 3농 혁신 외에도 행정혁신과 지방분권에 중점을 두고 각종 사업을 연계할 계획이다. 안 지사는 “농협, 농어촌 기반공사, 도내 각급 유관단체들과 함께 발전된 농어업과 농어촌 미래를 만들기 위해 유기적으로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을 다짐한다.


그리고 충청남도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인 ‘알아유 농사랑(www.nongsarang.co.kr)’ 인터넷쇼핑몰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충청남도의 친환경 농산물과 로컬 푸드를 판매하는 곳으로 천안시를 비롯해 공주시, 보령시, 아산시, 서산시, 계룡시, 금산군, 연기군, 부여군, 서천군, 청양군, 홍성군, 예산군, 태안군, 당진군 16개 시군이 참여해 신토불이 우리 농산물의 판매증대를 도모한다. 이곳에는 충청남도지사품질인증과 충남으뜸Q마크 등이 부착된 각종 제품이 직거래로 판매되고 있으며 일찍이 명성을 높인 당진군 품질보증 브랜드 ‘해나루’가 소비자의 신뢰감을 높인다. 야콘즙과 당진 황토감자, 냉동양식 대하, 금산인삼 등이 보기 좋고 먹기 좋게 전시돼 있고, 보령 머드마을 방울토마토와 천년초열매, 황토 호박고구마, 우리밀 핫도그, 햇배, 유황돼지 등이 소비자의 손길을 분주하게 만든다. 


안 지사는 “처음 도청에 들어온 후 민선5기 때 제일 먼저 수립한 정책이 바로 ‘3농 혁신’ 전략이다. 농어업, 농어촌, 농어민을 위해서는 과거 구태의연한 정책에 안주해서는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 충청남도 자연 생태와 맞는, 품질 좋은 농·특산물을 생산해 전국 판매를 주도하면 농가 수익도 높일 수 있고 생활도 윤택해져 도농 간 격차를 줄일 수 있다. 농촌마을을 친환경적으로 깨끗하게 조성하고, 또한 먼 도시민의 착한 소비를 유도하면서 전국이 고르게 균형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현재 충청남도는 시군별로 ‘친환경 작목반’ 16개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농업기술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귀농귀촌대학’에 이러한 작목반을 개설해 농촌 지도자를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귀농귀촌시대를 맞이해 인재도 양성하고 1인 기업의 농산물 생산자도 배출한다는 전략이 들어 있다. 4H, 영농귀농인회, 전농회, 농민 지도자를 중심으로 작목반을 운영해 지역 특산품도 개발하고 동종업계가 연대해 선순환 구조를 이루자는 취지다.


특히 안 도지사는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날마다 소비하는 식·부자재가 어디서 오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호소한다. 친환경 농업식품 구매전략을 세우면 개개인의 행복과 건강이 식단에서부터 얻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도시의 깨어있는 ‘착한 소비자’가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어민과 만나면 최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덧붙이며 이를 위해 안 도지사는 농수산물의 품질 혁신을 강조한다.
“3농 혁신은 수출산업으로써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그러나 수출 농업을 육성시키는 것이 이번 사업의 목표는 아니다. 한 국가 안에서 자국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만큼은 기본적인 신뢰감을 확보해야 한다. 이대로 방치하면 식량안보에 위협을 받게 된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농어업 생산품을 혁신해 좋은 품질과 유통구조를 이룩하도록 해야 한다. 품질 혁신을 통해 우리 것이 제일 좋은 것이라는 인지도를 구축하고 신토불이 정신으로 국산 농수산물을 애용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도 조성해야 한다. 그러한 출발점으로 생산자가 품질 혁신을 잘 해보자는 것이다. 품질 혁신, 유통 혁신, 착한 소비자 혁신으로 과거 농사를 천형(天刑)과 같이 여기던 시대에서 벗어나야 한다.”

 
“저는 대한민국 정치인 중 진보주의적 진영에 속한 사람이다. 진보주의라는 것은 사회적 약자에 대해 배려하고 연대하는 것을 가장 큰 가치 중 하나로 여긴다. 또한 도지사라는 책임에 앞서 본래 농촌 출신의 촌놈이다. 그래서 부모와 형제가 사는 고향의 당면한 현안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도 태생적 과제로 받아들인다. 농어민과 농업 그리고 농촌의 문제는 앞으로도 전 국민이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본다.”


1964년 충청남도 논산시 연무읍 마산리에서 2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난 안희정 도지사는 구자곡초등학교를 거쳐 연무중학교에서 수학했다. 이후 남대전고등학교를 거쳐 고려대 철학과를 졸업한 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창기 변호사 사무실에서 비서로 일하며 ‘3권분립과 지방분권’을 주장해 왔다. 그런 그가 현재는 자신의 고향을 아우르는 충청남도 16개 시군의 최고 수장인 도지사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비정규직, 청년실업, 장애인정책, 다문화가정, 노인복지 등 도정에 산재한 많은 문제 중 농촌 현안에 유독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그와 같은 태생적 바탕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2010년 7월 2일에 취임하고 나서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지 고민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농촌의 농민, 산촌의 임어민, 어촌의 어민은 모두 우리가 두고 떠나온 고향의 혈육이고 실체다. 현실적으로 대한민국은 향후 식량안보상 위협을 받을 수 있고, 또한 아직도 많은 국민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긴 직업 행렬로 보면, 가장 후미에 속하는 농업인은 대한민국의 구조적 기반이기에 관심을 가지고 국민적 역량을 모아서 함께 돕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러한 3농 혁신을 위해 지역민의 절대 참여를 유도한다. 농협이나 유관단체 그리고 지역별 농촌 지도자들이 농민과 합심해 단결해 주기를 독려하는 안희정 지사는 “일단 도시의 소비자들은 품질과 가격에 있어서 끊임없이 좀더 낮은 가격을 원하고, 또 다른 한 편으로는 가격이 높더라도 좀더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원한다. 이것 역시 소비의 양극화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일거양득의 기회로 삼아 원활하게 풀어나가려면 관민이 서로 신뢰하며 믿고 살 수 있는 생산물 혁신과 풍토로 도시민과 연관된 유통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피력한다. 


그는 그동안 진행된 ‘3농 혁신’ 정책에 대해 단기적 성과를 거두려 연연해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그리고 ‘4년 내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면 누가 이런 일을 추진하지 못 했겠는가’ 반문한다. 그러기에 안 도지사는 단기적 안목으로 일을 추진하다보면 사업을 위해 연관된 단체와 농어민이 서로 원망하는 결과를 낳게 될 수 있기에 차세대 중·장기적 안목으로 성공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지속적이면서도 신중한, 꾸준하면서도 품질 좋은 농산물 생산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관심을 기울일 것을 천명한다. 


다만 재배되는 농산물은 자연 재해와 기후 변화에 따라 지대한 영향을 받기에 이를 위한 농업 대응력을 마련하는데 골몰한다. 폭우와 폭설, 이상기후와 일조량 감소 등에 따른 농산물의 수효 급감은 농어민의 생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에 특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를 대비해 ‘식물공장’ 개념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려운 문제다.


“식물공장의 경우 자연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하나의 공장형 농업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 방도를 연구하고 각종 자료를 참고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보편화시키기는 아직 어렵다. 그래서 일단 농축산, 농산물의 전염병을 위해 방역 시스템을 철저히 준비하고, 각종 기후 변화와 기상이변에 따른 폭설과 폭우 등을 대비해 농업 대응력을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 농업 기반 조성을 전제로 해서 반드시 풀어가야 할 또 다른 과제기도 하다.”

충청남도와 같은 광역단체는 특정한 하나의 도시를 롤모델로 삼지 않는다. 일반 도시 경영은 세계 유수도시를 표방하며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충청남도는 충청북도와 더불어 대전시 전역을 포함해 ‘충청경제광역시화(化)’로 연계하는 것을 비전으로 제시한다. 프랑스나 영국과 같이 ‘초경제광역권’ 단위의 롤모델이 되어서 대한민국의 도 단위 초경제 역할을 자원해 추진해나갈 것을 구상한다. 


그를 위해 안희정 지사는 자신의 기본 마인드를 내보인다. “첫째는 단기간 결과를 내기 위해 조급하지 말자. 둘째는 농민을 믿고 그들과 대화하며 오랫동안 축적한 그들의 농업 경험을 존중해 주자. 셋째는 지방 자치단체가 단결하는 데 마음을 모으자. 공직자들이 조직적으로 대응해 ‘3농 혁신’과 기타의 과제를 절박하게 인식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야 한 마음 한 뜻으로 농어민을 도울 수 있다. 이것 역시 행정혁신 중 하나다.”


그는 과거 보릿고개조차 넘기 힘들던 대한민국이 불과 40년 만에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역량을 자랑하며 앞으로는 ‘먹고 사는 식량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가치 획득을 위한 민주주의’ 문제에 더욱 천착하기를 기대한다.  


“우리 아버지 세대에는 정말로 세끼 밥 먹는 것도 힘들었다. 하지만 40년 만에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당당히 새 시대를 열며 여기까지 왔다. 그럼, 앞으로 대한민국은 어디로 갈 것인가. 당연 인간의 기본권인 의식주 문제에서 진일보해 인간의 질적 삶을 높이는 민주주의로 나가야 한다. 세계 평화와 민주주의를 이끌어가는 21세기 최고 역량의 지도국인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란다.”


앞으로 안희정 지사는 2015년 새해를 맞아 충청남도뿐 아니라 중국 헤이룽장성과 하얼빈, 베이징, 예벤주 등을 이은 중국 동북 3성과 돈독한 유대관계를 맺고 물적,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해 두 나라가 모두 잘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보인다. 더욱 중국과의 협정을 통해 중국 내륙과 러시아 진출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도정의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륙을 오가는 그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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