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행복 찾고자 하는 현대인 위한 삶의 지침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이 시대의 청춘들은 ‘아프면 환자지, 무슨 청춘이야’라는 말로 세상에 응수한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고, 무급이나 아주 적은 월급에 노동력을 착취당하면서 ‘열정 페이’라는 말로 자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음은 소중한 것. 소설가 김홍신은 “젊은이라면 근사하게 살아야할 의무가 있다”며 “권리는 포기할 수 있지만 의무는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지난해부터 땅콩회황, 백화점 모녀 등 이른바 ‘갑질’로 국민의 공분을 산 뉴스들이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사회고위층이나 기득권층의 갑질을 비난하면서도 일각에서는 ‘각자의 생활 속에서 갑질을 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보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누구나 상황에 따라 갑이 되기도 하고 을이 되기도 한다.
직장 상사에게는 을이 되고, 백화점이나 식당에서는 종업원들에게 무심코 갑질을 하기도 한다.
갑과 을을 나누는 기준이 대부분 지위나 돈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갑질이 만연한 사회에서 자신을 지키고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는 누구인가’, ‘인생의 주인은 누구인가’, ‘이 세상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김홍신 작가는 진정한 행복을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물질적인 욕구에 휘둘리거나, 인생의 주인이 자신이라고 주장하면서 남들처럼 살지 못해 괴로워하는 현대인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인생선배로서 삶의 지침을 전한다.
 
 
단 한 번뿐인 인생에서 항상 되짚어봐야 할 물음을 통해 인생의 참 의미를 깨닫게 하는 김홍신 작가는 우리나라 최초의 밀리언셀러 작가, 뛰어난 언변과 열정을 지닌 방송인으로 유명하다. 60여 년 동안 사회 곳곳에서 전방위적으로 활동해온 그는 헌정사상 유례없는 8년 연속 의정평가 1등 국회의원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논산에서 성장한 김홍신 작가는 1974년 월간 <새빛>으로 언론계에 발을 들여 놓았다. 이후 1975년 ‘물살’이라는 소설로 등단해 1980년대 <실천문학>을 통해 신경림, 이해철, 이문구, 송기원 등 문인들과 함께 사회 참여적 문학 활동을 전개했다. 이후 군사독재 정권 속에서 국민의 질곡된 삶을 소설 ‘인간소설’로 풀어내 일약 스타 작가가 됐고 한국 역사상 최초의 밀리언셀러 작가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1990년대 경실련에서 NGO 활동을 하다가 통합민주당 대변인을 맡게 되고 이후 전국구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15대, 16대 국회의원 생활 내내 의정평가 1등을 지키며 8년 동안의 정치인 생활을 마무리한 그는 2007년 잃어버린 민족의 역사와 정체성을 장편소설 ‘대발해’로 풀어냈다.
그는 ‘대발해’를 구상하고 집필하는데 8년 여를 쏟아 부었다.
하루 12시간 이상 책상에 앉아 만년필로 1만2,000 장을 쓰다 보니 오른손이 마비되어 목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실내에서만 일하다 보니 햇빛 알러지가 생겨 목에 스카프를 둘러야 했다. 이러한 고통과 아픔을 견뎌 냈기에 그는 역사에 길이 남을 대하소설을 얻었다.
 
김홍신 작가는 “기쁨을 얻으려면 정열이 있어야 한다.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온당하고 정당한 방법으로 남김없이 써라”라고 조언한다.
그는 자신의 소신대로 정열적으로 집필 활동에 몰입해왔고 ‘삼국지’, ‘수호지’ 등 중국 고전 평역서와 ‘인생을 맛있게 사는 지혜’, ‘발끝으로 오래 설 수 없고 큰 걸음으로 오래 걷지 못하네’ 등 에세이를 포함해 120여 권의 책을 출간했다.
그중 산문집 ‘인생사용설명서’를 통해 현대인의 삶이 행복으로 가득 차길 바라는 강연회를 진행해 오고 있다. 특히 지난 1월14일에는 서울인문포럼에 참여해 “인생은 한 번밖에 살 수 없으니 살아있는 동안 참으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생은 태어나 죽음으로 향해가는 여행이다.
죽음 때문에 인생은 본래 비극이지만 스스로 희극으로 바꿀 수 있다.
살아있는 것을 존귀하게 여기는 자기 긍정, 우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문학은 행복과 자유를 내면으로 끌어 들여와 정신적으로 노예가 되지 않는 방법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구의 중심은 내가 서 있는 지금 이 자리이고, 세상의 주인은 나 자신이라고 강조하는 김홍신 작가는 세상을 주인처럼 사는 것이 인생을 향기롭게 사는 것이라며 자신의 일화를 소개했다.
 
“10여 년 전 부인이 세상을 떠나고, 집에서 밥을 해주시는 분이 계셨다.
어느 날 외출하는 길에 꽃 배달이 온다기에 그분께 화병에 좀 꽂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며칠 지나면 쓰레기인데, 과일 한 상자 갖다 주면 얼마나 좋아’라고 하더라.
며칠 지나면 쓰레기가 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밝은 낮에 온종일 꽃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을 아름답게 느끼지 못하고 마르면 버릴 걱정부터 하는 것은 종살이, 머슴살이와 같다.
꽃을 보고 즐기고 말리면 버릴 수 있는 주인의식. 이것이 명품처럼 사는 방법이다.”
 
아울러 “인류가 이처럼 위대한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보잘 것 없고 힘없는 사람들을 끌어안고 왔기 때문이다”라며 “스스로 찬란한 꽃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찬란한 향과 꿀을 나눠주는 삶을 살길 바란다”고 전했다.
인생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오늘이 바로 지극한 행복을 누려야 하는 시간임을 깨닫고 희망을 찾을 것을 권하는 김홍신 작가.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세상을 갑과 을이 이분법적 구조로 바라보게 되는 오늘날, 그는 “모두가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며 이웃과 더불어 행복한 시간을 추구한다면 인생의 참 의미를 깨닫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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