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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안납니다”… 도로 위의 잠재적 살인마 ‘음주운전’‘윤창호법’ 개정 방안 잠정 확정… 변화의 바람 불어오나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8.12.0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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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248호=김민수 기자) 대대적인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예고했음에도 연일 매스컴에 들려오는 음주운전 적발 소식은 끊이질 않는다. 최근 음주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은 ‘故 윤창호 사건’ 이후 국민들의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음에도 오히려 단속된 적발수는 늘어났다는 통계 자료가 나왔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10월부터 11월, 한달간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실시한 결과 단속에 걸린 음주운전의 수는 1151건(일일 37.1건)으로 이는 이전달에 비해 264건 늘어났으며, 하루 평균 기준 8.5건이 증가한 셈이다.

“한두 잔 정도는 마셔도 괜찮아”라는 안일한 생각에 운전대를 잡아 본인은 물론 타인의 삶까지도 망칠 수 있는 음주운전은 과거는 물론 현재에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손꼽히는 병폐이다.

2017년 경찰청 발표 기준 지난 해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1만9천517건으로 하루 평균 1.2명이 사망하였고, 하루 평균 91.4명이 다친 셈이다. 또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4~2017년 간 경찰이 적발한 음주운전자는 약 92만 6674명으로 지난해만 20만 5187명, 하루 평균 56.2명이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나타난다. 음주운전의 재범률은 44.7%로 이는 마약사범 재범률 36.3%를 훨씬 웃도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음주운전 첫 위반 후 재위반 하기까지의 기간도 점점 짧아지고 있는데, 음주운전 재위반까지 걸리는 시간은 ▲1회=649.8일 ▲2회=536.1일 ▲3회=419.5일 ▲4회 이상=129.1 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음주운전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재범률이 높은 이유로는 솜방망이 처벌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고 있는데, 음주운전 2회까지는 초범으로 간주를 하여 큰 처벌을 받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또한 음주운전 3회 이상 적발이 돼야 가중처벌이 인정되어 1년 이상 3년 이하 징역이거나 5백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 것이 현재 음주운전 형사 처벌기준이다. 

지난 9월 만취 상태로 BMW 승용차를 몰다가 윤창호(22)씨를 치어 숨지게 한 가해 운전자 박모(26)씨가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 출처_뉴시스]

“살인행위 엄벌하라” 음주운전 처벌강화에 높아지는 목소리 

최근 일어난 음주운전 차량으로부터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故 윤창호’씨 사건으로 인해 음주운전 처벌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25일, ‘故 윤창호’씨는 거리 횡단보도에 서있던 중 불쑥 달려든 승용차의 충돌 충격으로 인해 주유소 담벼락을 넘어 약 15m 가량 날아가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져 목숨을 잃은 참변이 일어났다. 사고 당시 가해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8%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이로 인해 음주운전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법’이 국회에 발의되었고, 100명이 넘는 의원들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윤창호법’의 정식 명칭은 ‘도로교통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 일부 개정안’이며, 사망한 ‘故 윤창호’씨의 친구들이 음주운전 처벌강화를 위해 제안을 내세우고,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이를 수용해서 ‘윤창호법’을 발의한 법안이다.

‘윤창호법’을 살펴보면 종전 음주운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1년 이상 유기징역’ 처벌을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으로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내용과, 벌금 등으로 처벌이 완화되는 음주운전 초범 기준을 2회에서 1회로 강화하고, 음주 수치 처벌 기준도 현행 ‘최저 0.05% ~ 최고 0.2%’에서 ‘최저 0.03% ~ 최고 0.13%’로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월 31일,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의 음주운전 적발사실이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용주 의원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더 큰 파문을 일으킨 것은 ‘윤창호법’ 발의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 중 한 명이 이용주 의원이었다는 점이다. ‘윤창호 법’ 발의에 공동 참여하고,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행위”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던 이 의원은 법안 발의 뒤 불과 9일 만에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는 아이러니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사건 뒤 이 의원은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다 사실이고 잘못한 것”이라며 당의 조처에 “절차에 따라서 다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후 입장문을 내고 “큰 실망을 안겨 드린 점,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죄드린다”며 “음주운전은 용서할 수 없는 행위이고, 저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다. 정말 죄송하고 고개 숙여 용서를 구한다. 깊은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이후 민주평화당은 이 의원에게 ‘당원자격정지 3개월’의 징계와 봉사활동 100시간을 권고하였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음주운전의 예방 및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안과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법안 심사소위원회에서 홍익표 소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출처_뉴시스]

“지난번에는 안 걸렸는데…” 상습 음주운전 

음주운전 적발건수는 2013년 기준 약 26만 9천건을 시작으로 매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음주운전 상습범은 예외이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위원실에 따르면 2011~2015년 음주운전 4회 위반자는 8천925 명에서 1만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5회 위반자는 1천154명, 6회 위반자는 627명 증가했다. 7회 이상 위반자는 이 기간 두 배 넘게 늘었으며 2016년에는 1천명을 넘었다. 이에 경찰은 상습 음주 운전자에게도 구속을 시키는 등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다.

창원지법은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신모(60)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신 씨는 지난 8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된지 불과 한 달만인 지난 9월 또 음주 운전을 하다 적발됐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166%∼0.194%의 만취 상태인 점을 고려하면 실형을 선고해 운전대를 아예 잡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법원은 결론을 내렸다.

또 서울 서초경찰서는 음주운전 3진 아웃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로 수차례 음주운전을 한 A씨(30)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A씨는 서울 서초동 인근 차도에서 신호를 대기하던 중 자신의 차량에서 잠이 든 상태로 경찰에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씨가 무면허 상태로 2017~2018년 각각 2차례 음주운전을 한 사실을 확인하고 A씨의 구속 영장 신청을 준비했다. 경찰 관계자는 “무면허·음주운전을 했어도 사고를 내지 않은 운전자에 구속영장이 발부된 사례는 이례적”이라며 “검찰과 법원에서도 상습적·반복적·악의적인 무면허·음주운전을 엄격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 표명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무면허 상태였던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77%였다. 

지난 20일 오전 1시 15분께 충남 홍성군 홍성읍 소향리 소향삼거리에서 술에 취한 A(23)씨가 몰던 티볼리 렌터카가 신호등을 들이 받아 차에 타고 있던 6명 중 3명이 숨지는 등 6명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 출처_뉴시스]

음주운전 처벌강화 개정 방안 어떻게 달라지나 

지난 20일 홍익표, 김민기, 김영호, 김한정, 이재정 의원 등 민주당 소속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위원 전원은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 방안을 잠정 확정했다.

야당의 불참 속에 진행된 회의는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윤창호법’ 등 도로교통법 개정안 10여 건을 단독심사하고 개정 방침을 결정했다. 개정안을 살펴보면 음주단속 2회 이상 적발시 가중처벌 조항을 신설했다는 점과 운전면허 정지 및 취소 기준도 강화했다.

면허정지 기준은 현행 혈중 알코올농도 0.05% ~ 0.1%에서 0.03%~0.08%이고, 면허취소는 현행 0.1% 이상에서 0.08% 이상으로 하향조정 했다. 또한 면허 재취득 기간도 강화되었는데, 현행 단순음주 1·2회 1년 → 1회 1년, 2회 이상 → 2년 으로 연장됐다. 음주사고 시 1·2회 1년, 3회 이상은 3년 → 1회 1년, 2회 이상 3년으로 강화됐다.

음주운전치사의 경우는 면허취득 자체를 불가능 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추후 재검토 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여당의 방안은 당초 예상보다 더욱 강화된 수준이라는 평가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숨진 ‘故 윤창호’씨 사건 등으로 음주운전 처벌 강화에 대한 여론이 확산되고,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의 음주운전 적발로 정치권에 처벌 강화에 대한 압박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중처벌 조항 신설은 경찰도 강조하는 부분인데 음주운전 재범률이 44%에 가까운 만큼 처벌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기존 3회 이상 적발시 징역 3년~5년, 벌금 1000만원~2000만 원 조항을 삭제하고 2회 이상시 가중처벌로 의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법 개정 이후 유예기간도 당초 행안위 전문위원이 제안한 1년을 6개월로 단축했다. 다만 법안심사소위원장인 홍 의원은 “법이 상당히 상향되고 0.03% 구간이 신설되기 때문에 국무조정실·행안부 등과 함께 범정부 차원의 홍보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임호선 경찰청 차장은 “서둘러 준비하면 시행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dikigirl200@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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