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트론코리아 이준석 대표

[시사매거진=전진홍 기자] 수 만여 개에 달하는 식재료의 가짓수만큼이나 음식과 요리의 세계는 방대하다. 그 중에서도 튀김요리는 현대인의 음식문화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음식점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수많은 튀김요리 중 ‘정말 잘 튀겨진 튀김’을 만나보기는 쉽지 않다.

㈜에버트론코리아에서 출시한 Add-in 다기능 분자조리기 ‘Dr.Fry2’에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별도의 설비공사 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튀김기(프라이어) 내에 간단히 장착하는 것만으로도 튀김요리의 바삭함과 맛을 배가 시킬 뿐 아니라, 오랫동안 신선한 상태로 유지시켜주기 때문이다. 요리에 서툰 초보자 조차도 단숨에 튀김요리 장인으로 변모시켜주는 ‘Dr.Fry2’의 비밀은 이들이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독자적인 전파진동기술 ‘에버트론 웨이브’에 있다.

㈜에버트론코리아의 이준석 대표는 “튀김의 조리과정은 기본적으로 160~180℃의 높은 온도의 기름에 튀김옷을 입힌 식재료를 넣는 것으로 이뤄집니다. 여기에 ‘어떤 온도에서 얼마나 튀겨내느냐’, ‘튀김옷의 배합이나 두께는 어떠한가’에 따라 완성된 요리의 식감이나 맛, 수준이 결정된다는 것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튀김요리에 대한 상식입니다. 하지만, 이를 조금 더 깊이 연구해보면 결국 이 모든 과정이 식재료 내에 함유된 ‘수분’을 어떻게 컨트롤 하느냐에 대한 고민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흔히 프라이어에 튀김 재료를 넣었을 때 기포가 끓어오르는 듯한 현상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식재료 내에 포함된 수분이 뜨거운 기름을 만나 증발되는 ‘수증기 폭발’ 현상이라 불린다. 이 과정에서 수분이 증발된 외부의 튀김옷이 빠르게 굳고, 대신 내부의 식자재는 수분을 함유한 상태로 유지되는 것이 바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튀김’을 만드는 비법이다.

하지만 실제로 프라이어를 사용하다 보면 식재료 내부에 있던 수분들도 함께 수증기 폭발을 일으켜 튀김옷에 구멍이 생기고, 식재료에 기름이 듬뿍 흡수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사실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이렇게 식재료에 흡수된 기름은 튀김요리의 칼로리를 높이는 주된 요인이 될 뿐 아니라, 기름의 느끼한 맛과 시간이 지날수록 눅눅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식재료에서 빠져나온 성분들은 기름을 오염, 산화되도록 만들어 기름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Dr.Fry2’에 적용된 ‘에버트론 웨이브’는 50kHz라는 고유의 전파진동을 통해 식재료 내 수분자의 분자결합구조를 변화시킨다.

이 대표는 “식품 내의 수분자는 통상적으로 여러 개의 분자가 결합된 중합체, ‘클러스터(Cluster)’의 형태로 존재합니다. 에버트론 웨이브는 수분자의 표면장력을 저하시켜, 이 클러스터의 크기를 작은 단위로 쪼갭니다. 클러스터가 작아진 만큼 수증기 폭발의 규모도 작아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튀김옷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식재료의 수분을 그대로 보존하는 결과를 만들어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원리에 의해 ‘Dr.Fry2’를 사용하면 식재료나 기름, 조리방법에 상관없이 바삭하고 장시간 육즙이 유지되는 튀김이 만들어지며, 기름의 흡수량을 평균 50% 절감시켜 기름기가 덜하고, 건강한 요리를 완성시킬 수 있다. 또한, 수증기 폭발이 줄어든 만큼 기름이 튀는 현상이나 오일미스트의 발생이 최대 90%까지 격감해, 덕트나 조리대의 청소 부담도 덜 수 있다. 갑자기 튄 기름으로 인한 작업자의 화상 위험도 줄어든다.

이 대표는 “Dr.Fry2는 이미 2017년 일본에서 첫 모델이 출시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지상파 방송과 지면 등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현재 일본 내 소형점포부터 미슐랭 가이드 게재점포까지 약 3,500개에 달하는 매장에 도입되어 있으며, 확연한 맛의 차이 덕분에 Dr.Fry2 설치여부를 고객들에게 공지할 정도로 독보적인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에버트론코리아의 행보가 더욱 주목받는 까닭은 이들의 정체성이 단순히 ‘혁신적인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주방기기 제조업체가 아니라, 최근 설립 50주년을 맞이한 일본의 유서 깊은 연구·기술 중심 기업이라는 사실이다.
지난 11월 2일, 일본 현지에서 개최된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도 한 이준석 대표는 “전파진동에 의한 물 분자의 구조변화가 식품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던 연구소에서 출발한 ‘에버트론(evertron Inc./President, Hisao Tanaka)’은 수십 년간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Dr.Fry의 기술적 근간이 되는 ‘에버트론 웨이브’를 만들어냈습니다. 일본 내 특허를 획득한 뒤 2013년경부터 ‘동경 호텔 레스토랑쇼’ 등에 기술을 선보여 주목을 받아왔으며, 이를 더욱 개선·보완해 2017년 선보인 제품이 바로 Dr.Fry2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에버트론 웨이브의 활용이 이에 그치지 않고, 보다 다양한 식품들의 수분제어와 선도유지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모든 식자재에는 일정량의 수분이 함유되어 있다. 육류나 생선은 총 중량의 70% 이상, 야채나 과일은 80% 이상이 수분이다. 그리고 이 수분을 분자학적으로 살펴보면 크게 식품성분과 결합된 형태의 ‘결합수’와 자유롭게 이동하는 ‘자유수’로 구분된다. 식자재의 맛이 변질되거나, 부패하게 되는 주된 요인은 바로 이 ‘자유수’가 잡균이나 부패균과 같은 미생물과 결합하여 번식과 증식에 이용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식품의 부패를 막기 위해 흔히 사용되어 온 방법인 절임, 건조, 냉장, 냉동 등은 모두 식품 속의 수분을 컨트롤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방식이 보존을 장기화시킬 수는 있지만, 식자재 자체의 맛까지도 변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각각의 보존법과 어울리는 조리법이 개발되어 음식의 다양성이라는 면에서는 풍족해졌지만, 본연의 맛을 유지하는 데에는 실패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식품의 건조나 동결 등의 과정이 결합수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단백질의 변성 등 조직적인 품질의 저하를 피할 수 없다. ‘에버트론 웨이브’는 바로 이러한 문제에 해답을 제시한다.

일본 국립연구소 중 하나인 ‘국립 산업기술종합연구소’와 국립대학인 미에대학, 도우카이대학 등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들이 발견한 ‘연주구조(連珠構造)’라는 현상은 전파진동에 의해 발생되어 ‘자유수’를 사슬처럼 이어진 형태로 변화시킨다.

연주구조로 변화된 자유수는 이동이 억제되고, 부패균과의 결합도 어려워진다. 기존의 보존법들이 자유수를 제거하거나 타 물질(소금, 설탕)과 미리 결합시키는 방법이었던 반면, 에버트론 웨이브는 자유수를 그대로 보존한 채로 분자구조만을 변화시키기 때문에 맛의 변화 없이도 장기 보존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이미 Dr.Fry2에도 이러한 기술이 포함되어 있으며, ㈜에버트론코리아에서는 이를 더욱 특화시켜 냉장고의 선도유지 기간을 몇 배로 늘려주는 ‘프레쉬트론(Freshtron)’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일본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며 폭발적인 문의와 사전접수를 이끌어낸 프레쉬트론은 부패하거나 변질되기 쉬운 각종 식자재의 품질과 선도를 오랫동안 입고할 때의 상태 그대로 유지시켜 준다. 수분의 증발을 억제하기 때문에 식자재의 건조현상이나, 보관·해동시의 Drip 현상을 최소화시킨다. 오랫동안 변질될 우려 없이 신선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조리되기도 전에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역격차나 계절, 기온에 의한 격차를 없애고 안정적인 식자재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 대표는 “프레쉬트론은 식자재보관과 선도유지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저희는 이를 기반으로 한국의 식자재를 신선한 상태 그대로 일본에 납품하는 새로운 물류 시스템 구축을 현지 업체와 논의하고 있으며, 향후 주변국 신규시장 개척을 통해 전 세계 물류시장의 판도에도 혁신을 불러올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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