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비대위, 오는 18일 출범 예정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정세균·박지원 비상대책위원이 17일 비대위원직을 사퇴했다. 이로써 이들 '빅3'는 내년 2·8전당대회에 출마 채비를 마치고 사실상 당권행보에 본격 뛰어들 전망이다.

이날 사퇴는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당초 공언했던대로 이날 오전 비공개 비대위 회의에서 사퇴를 권고하면서 이뤄졌다. 2기 비대위는 오는 18일 출범할 예정이다.

문희상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에서 "만감이 교차한다.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을 선언하면서 모두발언을 시작하겠다"고 운을 뗀 뒤 "오늘 사임하시는 비대위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당원을 대표해 깊이 감사드리면서 앞으로 당 변화와 국민의 신뢰 회복에 노력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사퇴한 '빅3'는 마지막 모두발언에서 소회를 밝히는 한편 전당대회 출마선언을 방불케 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계파를 뛰어 넘어 혁신과 통합의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정세균 비대위원은 "사심없이 선당후사(先黨後私) 마음으로 일했다. 이번 비대위 성과에 대해 여러 평가가 있을 수 있지만 명백한 것은 당이 전진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부족한 부분도 많이 있겠지만 그건 남은 비대위에서, 2·8전당대회에서 새롭게 구성되는 당 지도부에 의해 채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비대위원은 국정위기, 국민경제 위기, 정당정치의 위기 등 우리나라의 3대 위기를 지적하고 "문고리 권력이나 비선라인이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국정난맥은 대통령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하고 지시하는 제왕적 대통령제가 존속하는 한 해소될 수 없다"며 "당장 국회에 개헌특위를 구성하고 대통령은 개헌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셔야 된다"고 촉구했다.

그는 "직면하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가칭 비상경제대책기구 발족을 제안한다"며 "대통령이 직접 책임을 맡아 실행한다면 성과가 있을 수 있고 야당도 적극 협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야당의 위기는 정당정치 위기이고 우리 자체의 위기이기도 하다"며 "2·8전당대회가 새정치연합이 국민신뢰를 회복하고 국가비전과 정당혁신을 놓고 경쟁하는 전당대회가 될 수 있도록 당과 구성원 모두 함께 노력해주실 것을 제안드린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비대위원은 "오늘 불과 20~30분 전에 문희상 위원장으로부터 (비대위 사퇴를) 통보받았다. 따라서 오늘로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을 내려놓게 됐다"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은 "제 스스로 비상한 각오로 임한 3개월이었다"며 "정부여당의 실정을 비판했고 민생과 서민을 위한 제안도 적극적으로 했다. 모두 우리 당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불러 모으자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정한 당 운영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노심초사했다. 다행히 10% 지지대에 머물던 우리 당 지지도가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리더십으로 20% 중반 선으로 상승한 것은 우리 새정치연합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승세가 지속돼서 반드시 새누리당보다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도록 노력하겠다"며 "비대위 본연의 임무는 당무를 관리하면서 전당대회를 잘 치르는 것이다. 문희상 비대위원장과 후임 비대위원이 잘 해주실 것으로 믿고 저는 짐을 잠시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비대위원은 "그동안 비대위가 부족하나마 무너진 당을 재건하고 안정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성원해주신 국민들과 당원들께 감사드린다"며 "비대위 첫 회의에서 저는 정당혁신과 정치혁신이 제가 정치하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 마음으로 비대위에 참여했고 비대위를 그만두는 마음도 똑같다"고 말했다.

문 비대위원은 "지금 박근혜 정권의 위기가 심각하다. 편 가르기 정치로 나라를 갈라놓더니 겨우 집권 2년차에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으로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며 "박근혜 정권의 이런 위기는 대한민국의 불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국민들은 우리 당에 묻고 있다. 우리 당이 과연 야당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이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을 엎고 정권교체에 성공해서 나라를 살릴 각오와 능력이 있는지 묻고 있다"며 "이번 전대에서 우리는 이 물음에 분명히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전당대회를 계파와 개인 이익을 초월해 변화와 혁신 의지를 모으는 단합의 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 당을 수리하는 게 아니라 신제품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지는 정당이 아니라 이기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서 나라를 살리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박 대통령을 향해 "청와대와 내각의 판을 다시 짜서 국정을 전면 쇄신하십시오.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을 바꾸십시오"라며 "비선에 의존하는 인사와 국정운영 끝내십시오. 수석비서관회의도 자주하시고 수석과 비서관들 대면보고도 자주 받으십시오. 무엇보다 국민들을 편 가르기 하지 마시고 국민들과 소통하십시오. 그것만이 대통령을 위기에서 구해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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