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 "검찰 조사에서 다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이 15일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10시간 넘게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현직 대통령 집권 2년차에 대통령의 친인척이 검찰에 출석한 것은 참고인 신분이라 해도 이례적이다. 이날은 박 회장의 56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이 담긴 청와대 문건의 진위와 유출 경로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오후 2시27분께 출석한 박 회장을 자정을 넘긴 시각인 다음날 오전 1시5분께까지 조사한 뒤 귀가시켰다.

박 회장은 조사를 마치고 나온 직후 심경을 묻는 질문에 "검찰 조사에서 다 말했다"고 짧게 대답했다. '미행설 관련 오토바이 운전자의 자술서를 제출했는지', '세계일보 기자에게 청와대 문건을 받았는지', '정윤회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등 구체적인 질문에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검찰은 이날 박 회장을 상대로 '정윤회 동향 문건'을 포함한 청와대 문건 유출과 관련한 막바지 의혹 규명에 주력했다.

우선 검찰은 박 회장이 지난 5월 세계일보 조모 기자를 만나 부인 서향희 변호사 등 박 회장 주변 인사들에 대한 동향 문건 등 청와대에서 유출된 문건 100여장을 입수하게 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박 회장은 당시 해당 문건의 유출 경위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며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과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문건을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 비서관 등은 이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박 회장을 상대로 100여장의 문건 중 이번 사건을 촉발시킨 '정윤회 동향 문건'이 포함됐는지, 실제 문건을 정 비서관 등에게 넘겼는지, 문건을 청와대에 넘겼다면 원본 문건이 어디에 있는지 등을 확인했다. 박 회장은 "문건이 유통된 경로나 과정 등을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비서관 등 박 회장을 배경으로 하는 이른바 '7인 모임'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7인 모임이 실제 존재하는 모임인지, 박 회장과 7인 모임 멤버들이 얼마나 자주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이들 모임에서 이재만 총무비서관·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 문고리 권력 3인방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실제로 있었는지, 그 과정에서 작성된 문건이 있는지 여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이와 관련해 "7인 모임으로 거론된 일부 인사와 친분이 있을 뿐 모임이 따로 있지 않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검찰은 '정윤회씨가 사람을 시켜 박 회장을 미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시사저널의 지난 3월 보도 내용과 관련한 조사도 함께 진행했다. 정씨는 시사저널 기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정씨는 지난 10일 검찰 조사에서 시사저널 보도의 진위와 관련해 박 회장과의 대질조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박 회장과 정씨의 대질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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