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대한항공 고위관계자 및 해당 승무원 조사 방침

   
 

검찰이 이른바 '땅콩 리턴'으로 물의를 일으킨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근수)는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오는 17일 오후 2시까지 출석하라고 통보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이 이날 오후 열렸던 기자간담회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한 소환 통보는 물론 아직 소환 일정도 정해진 바 없다"고 밝힌지 2시간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고발장 접수 하루만에 대한항공에 대한 압수수색 등 발빠른 행보를 보였던 검찰 수사가 정작 사건 당사자인 조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해선 지지부진하다는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의 명예가 달렸기 때문에 심사숙고해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1일 오후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와 인천공항 출장사무소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은 지난 10일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조 전 부사장을 항공법·항공보안법 위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강요죄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지 하루 만에 속전속결로 단행됐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라며 "증거조작 등의 우려도 있어 서둘러 압수수색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전부사장과 기장을 출국금지하고 기장과 사무장, 일등석 일등석 승객 등 핵심 관련자를 잇따라 소환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현재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의 폭언·폭행 사실 확인과 고발된 혐의 성립 여부, 대한항공의 증거인멸 시도 및 회유·협박 의혹 등을 조사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사무장과 승무원에게 폭언·폭행한 정황이 참고인 조사를 통해 드러난 만큼 기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참고인 조사를 통해 당시 조 전 부사장이 기내에서 땅콩을 제공하려 했던 여승무원을 어깨로 밀치고 질책했으며, 기내 서비스 책임자로서 대신 용서를 구하던 사무장에게 욕설과 함께 서비스 매뉴얼 케이스의 모서리로 손등을 수차례 찔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한 대한항공 측은 조 전 부사장의 '땅콩 리턴'과 관련해 당시 비행기에서 내린 박창진 사무장 집으로 찾아와 거짓진술을 강요했고, 일등석 승객에게 사과 차원으로 대한항공 모형비행기와 달력을 줄테니 언론 인터뷰시 잘 얘기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검찰은 당시 기내 상황을 지인과 실시간으로 주고받은 승객의 스마트폰 메신저 내용을 증거물로 확보했다. 이 증거물은 조 전 부사장의 폭언·폭행 등 혐의를 입증하는데 주요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검찰이 열심히 수사한다고 했으니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기내 난동만 조사하면 안 된다. 대한항공의 증거 인멸, 조직적 은폐, 허위 진술 강요, 압박 등에 대한 부분도 조사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사건 당시 기내에서 있던 다른 승무원을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으며, 향후 대한항공 측 고위 관계자와 조 전 부사장에게 질책당한 여승무원도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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