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착오적인 국어사전 속 뜻풀이와 예문들

어학사전(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매거진=김성민 기자)국어사전 단어 뜻풀이와 예문에서 성별고정관념을 조장하거나 여성을 대상화하는 표현을 다수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원장 나윤경, 이하 양평원)이 ‘2018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의 하나로 서울YWCA, 네이버와 함께 ‘국어사전의 성차별성’에 대한 이슈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모니터링은 네이버와 함께 인터넷 어학사전에 등록된 성별어 데이터를 바탕으로, 뜻풀이와 예문에 ‘여자’ 또는 ‘남자’가 포함된 단어, 단어의 한자어에 ‘女(여)’ 또는 ‘男(남)’이 포함되어있는 단어들을 추출·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성별어에 대한 뜻풀이를 분석한 결과, 770개의 단어 중 92개의 단어가 성차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여성성·남성성을 강조하거나(35건, 38.1%) 여성과 남성을 구분지으며 성별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단어(20건, 21.7%)가 많았다. 

‘댄서’의 경우 손님을 상대로 사교춤을 추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자로 뜻풀이하고 있으며 ‘작업’이란 단어는 남자가 여자를 꾀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규정하고 있었다. 또한 ‘셔츠 블라우스(깃이나 소매의 단춧구멍을 남자의 셔츠처럼 만든 블라우스로 정의)’나 ‘왈가닥(남자처럼 덜렁거리며 수선스러운 여자)’ 등 사회·문화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여성성, 남성성 이미지를 그대로 적용하여 정의한 단어들도 있었다. 

한편 성과 관련된 내용에서 남성은 성을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주체로서 자리매김 되어 있는 반면, 여성은 출산과 양육을 담당해야 하는 모성을 지닌 존재로 표현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일례로 ‘사내구실’의 경우, 주로 성생활과 관련한 남자로서의 구실로 풀이되고 있는 반면 ‘여자구실’의 뜻은 주로 여자는 아기를 낳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과 관련된 여자로서의 구실로 규정하였다. 

성별어에 대한 예문을 분석한 결과 4121개의 예문 중 성차별적 예문은 총 204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차별적 예문은 성차별성, 비하의 의미가 담긴 단어가 포함된 예문이 70건(34.3%)으로 가장 많았다. 성차별적, 비하 예문의 주 내용은 여성을 대상화하거나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내용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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