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집단 연구·왕성한 연구 성과 잇따라…이귀재 교수 활발한 활동에 학부 위상도 쑥쑥

21세기 농업은 화학 비료 및 농약의 과용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지구 온난화로 인한 잦은 기상 이변으로부터 작물의 생산성을 유지 혹은 증대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한 최근 참살이(well-being)와 로하스(LOHAS: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를 추구하는 문화적인 변화 속에서 인체에 무해하며 건강에 유익한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다양한 환경 문제들과 먹거리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부응하기 위하여 현대 농업은 환경에 친화적이며 생태계를 파괴시키지 않으면서 고효율의 비료 및 농약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뿌리 생태계 미생물을 활용한 식물 생장개선 연구 선도

▲ 전북대학교 생명공학부 식물의학연구실 이귀재 교수는 대한민국 생명공학 기술을 이끌어가는 핵심 리더다.

전북대 식물의학연구실(이귀재 책임교수/이하 연구실)은 친환경적이며 고효율 농법의 해답을 작물 뿌리와 인접해 있는‘근권 (rhizosphere)’생태계에서 찾고 있다. 근권은 식물 뿌리의 분비물과 토양 내 미생물들에 의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토양의 협소한 공간을 지칭한다.
이 공간에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미생물의 수는 우주에 존재하는 별들의 수와 유사할 것으로 사료되고 그 종류 및 특성에 대해 극히 제한적인 수준에서만 연구되어 있어 흔히 토양 내 우주로 비유된다.
이귀재 교수는 근권에 존재하는 미생물들과 식물들 간의 긴밀한 소통이 결국 식물의 발달, 생장, 그리고 주변 환경에 대한 적응력에 다양한 방법으로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식물의 생장 및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을 증진시키는 미생물들을 선별해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2011년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소규모 집단 연구 지원 사업인‘기초연구실(BRL: Basic Research Lab)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과제 총 책임자로서 총 5년간 25억 원의 국가 연구비를 지원받아 ‘근권미생물 활용을 통한 식물 생장 개선 연구실’을 운영해오고 있다. 연구실에서는 동일 학부 내 5명의 교수급 연구진들이 세부과제를 할당하여 해당 분야의 전문성 높은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 교수는 연구실 구성인력간의 긴밀한 소통을 유도하면서 전체 과제를 조율하고 있다.
연구 내용 측면에서 보면, 우선적으로 간척지, 염해지 및 중금속 오염토양의 근권에서 서식하고 있는 다양한 토양 미생물들을 분리한 후, 동정하여 식물 생장 및 병 저항성을 증대시키는 기능을 수행하는 미생물들을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여 선별하고 있다. 또한 식물과 토양 유용 미생물들 간의 소통을 분자 수준에서 구명(究明)함으로써 세계 수준의 학술 저널 등에 연구 내용을 보고하였다. 연구 개시 후 3년만에 이 연구실에서는 논문 24편을 SCI급을 포함한 국내외 저명 저널에 게재하였으며, 특허도 2건을 출원하였다.
이 교수는 “향후 2년 동안의 연구를 통해서 근권 생태계에서 이루어지는 식물과 미생물들 간의 교감에 대한 세밀한 분자 지도를 구축하고, 관련 분야의 연구를 선도하는 연구실로서 지속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면서, 또한“기초연구실과 같이 학과 내 다양한 전공의 연구진들이 동일 주제에 대해 융복합 집단 연구를 수행하면서 연구의 특성화를 지향하는 것이, 소규모 지방 거점대들이 연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친환경적인 식물병 방제
이 교수는 또 미생물을 활용한 친환경 농약 제조기술 연구에서도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식물은 동물과 달리 한 번 뿌리를 내린 곳에 정착하여 생존하기 때문에, 환경으로부터 각종 스트레스 및 질병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녹색 혁명이라고 일컬어지는 농작물의 대량생산은 생산성 증대를 위한 합성비료의 시비와 다양한 식물병으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한 화학 농약 사용으로 인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결국 화학 농약은 다양한 환경오염 문제를 야기했으며, 현재는 인류에 심각한 위해 요소로 인식되어 전 세계적으로 사용량에 제한을 받고 있다. 이 교수는 이러한 화학 농약을 대신해서 환경에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식물병들을 방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토양에 존재하는 길항 미생물들을 분리 및 선별하여 활성기작 및 물질을 구명해낸 후, 생물학적 방제제(Biocontrol Agent)를 개발하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친환경 미생물제제 및 미생물 농약 핵심 제조기술’을 개발하여 2011년 관련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였으며, 2013년에는 농촌진흥청이 농업분야의 핵심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하는‘농진청 어젠다 사업’에 선정되어 우리나라 핵심문제 해결을 위해서 지원하는 뽕나무 생산량의 30%를 감소시키는 균핵병에 대한 친환경 방제제 개발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현재 균핵병 균에 대한 다수의 길항 미생물을 확보하였으며, 이들에 대한 지적재산권 확보 및 학술 논문 발표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다양한 대외활동과 학과 경쟁력 상승 이끌어
전북대 생명공학부 설립을 주도한 이 교수는 대한민국 생명공학 기술Biotechnology)을 이끌어가는 핵심 리더다. 그는 올해 식물자원에 대한 신기술 축적과 생태공간의 친환경적 개발을 통해 인류의 삶 개선에 기여하고 있는 한국자원식물학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자원식물의 산업화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자원식물학회가 주안점을 두었던 약초나 기능성 식물들의 분류학적, 약리적, 생리적 특성 구명(究明) 등의 기초적 연구들에 최첨단 생명공학 기술접목을 유도함으로써 국내 자생 식물 자원 연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또한 전북대 내에서도 세계적인 연구를 많이 하는 교수로 정평이 나있다. 지금까지 세계 수준의 SCI논문을 비롯하여 국내외 학술지에 75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145차례의 학술발표 실적을 가지고 있다.
그가 수주한 연구비만 30억 원이 넘고,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연구비 수주액만 해도 100억 원이 넘는다. ‘친환경 미생물제제 및 미생물 농약 핵심 제조기술’등 5건의 특허 기술도 가지고 있으며, 이를 기업 등에 이전하여 친환경 농업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2008년 설립된 전북대 생명공학부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전북대 내 최고 학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와 교육, 취업 성과 등을 두루 평가하는 대학자체 학과평가에서 이공계 전체 학과 중 1~2위를 다투고 있다.
이 교수는 연구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진로지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2006년 12월부터 6년간 학생 취업지원 분야 보직을 맡아 학생들에게 열정을 쏟았다. 전북대에서 진로개발지원센터장, 종합인력개발원장과 취업지원본부장을 역임한 이 교수는 제자들의 앞날을 열어주는데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국립대 최초로 평생지도교수제를 도입하여 학생들이 입학하자마자 대학생활에서부터 진로 및 취업준비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지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정부로부터 취업지원 우수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은 ‘큰사람프로젝트’는 이 교수가 학생 진로 및 취업 지원을 위해 도입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전북대가 학생들의 취업지원을 가장 잘하는 대학 전국 1위에 오르는 기반을 닦았다.
그 결과 2006년 40%대에 머물던 대학 전체 취업률을 2012년 60%대로 높여 거점 국립대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지난 취업관련 보직 경험과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 느껴왔던 학생 취업 문제를 분석하여 학생들이 자신감을 갖고 취업에 성공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전북대학교 식물의학교실 이귀재 교수
1986~1997 전북대학교 대학원 농학 석·박사 학위 취득
1994∼1996 동경대학교 농생물학과 연구원
1997∼1998 일본 농업연구센터 연구원
1999∼2007 전북대학교 생물자원과학부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2008∼현재 전북대학교 생명공학부 교수
2002~2004 전북대학교 교수협의회 사무총장
2006~2006 전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생물자원과학부 학부장
2006~2007 전북대학교 진로개발지원센터 센터장
2007~2008 전북대학교 학생처 부처장
2008~2009 전북대학교 종합인력개발원 원장
2008~2010 전북대학교 생명공학부 학부장
2010~2011 전북대학교 종합인력개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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