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북부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 경위 오청수

벌써 겨울의 문턱이다. 참 좋은 계절이 왔다. 아침저녁엔 쌀쌀하여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날들로 며칠 전만 해도 더워 죽겠다던 친구들도 점퍼에 덮이는 민망함을 연출한다.

화창하고 맑은 하늘을 보며 행복 넘치는 가족들과 함께 지낸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행복을 창조하기 위해 우리들은 평소 아내를 사랑하고 자녀들을 사랑하고 친구를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광주북부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 경위 오청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으로는 사랑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사랑과 거리가 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가끔 볼 수가 있다.

제가 교통사고 조사계에서 근무하다 보니 안타까운 사고들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그중에도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어린아이가 교통사고로 심하게 다친 경우 한 가족의 슬픔을 지켜봐야만 한다는 것이다.

몇 달 전에도 신호등 없는 골목길 교차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4살 된 유아가 갈비뼈가 골절되고 장 파열로 인하여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평생의 장애를 얻게 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당시 차량의 충격이나 파손은 크지 않았으나 유아의 어머니가 아이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한시라도 떨어지기 싫어서 그랬는지 양손으로 핸들을 잡고 핸들과 자신 사이에 아이를 안고 운전하다가 골목길에서 다른 차량과 충격되어 핸들과 엄마 사이에 있던 아이의 복부가 핸들에 부딪힌 것이다.

이 얼마나 어리석고 우매한 행동인지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렇게 될 줄 몰랐다고 변명할지도 모른다.

어머니의 잘못된 사랑으로 한 아이의 삶이 평생 아프게 된 것이다.

우리들이 평소 운전을 하면서 위와 같이 엄마가 아이를 안고 운전하는 모습을 가끔 보게 된는데 이런 행동은 아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어린아이들이 차량의 지붕 뚫어진 곳으로 몸을 드러내놓은 상태로 차량이 운행하는 모습도 보게 된다.

이러한 모습들은 자신의 자녀들을 위험천만한 곳에 방치하는 어른들의 올바르지 않는 인식에서 나오는 방관자들의 행위이다.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어른들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금년 9월 28일부터 시행되는 법규 중에는 자전거 안전규제 강화, 경사지 미끄럼 방지 조치, 범칙금, 과태료 체납 시 국제운전면허증 발급 거부, 소방관련 시설 주변 주. 정차 금지와 모든 도로에서는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 되었다.

자전거 음주운전 시 처벌과 인명 보호장구 착용 그러니까 헬멧 착용의 의무화가 시행되며 경사진 곳에 차량을 주정차할 때 기어를 P에 두고 고임목을 설치하거나 핸들을 도로 가장자리로 돌려 미끄럼을 방지해야 한다.

또한 불법 주정차로 인하여 소방차 출동시간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소방시설 주변의 주정차를 금지한다.

마지막으로 안전벨트를 매는 것이 귀찮다고 생각한다면 가족이 귀찮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특히나 동승자 중에 안전띠 미착용자가 13세 미만일 경우에는 과태료가 배가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 달 전 빛 고을로 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운전자와 조수석에 탑승한 부모는 모두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으나 뒷좌석에 탑승한 대학생 아들은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상태로 운행하다 방어벽을 들이받고 360도 회전하면서 전복되었다.

사고 현장은 널 부러져 있었고 차량의 파손 상태로 보았을 때 운전자와 조수석 탑승자는 사망에 이르렀을 것이라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운전자는 이마가 찢어지고 갈비뼈가 골절되었을 뿐 생명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고 조수석 탑승자는 골절은 없고 단지 약간의 타박상만 입은 상태였다.

하지만 뒤 좌석에 탑승한 고등학생 아들은 충격 후 차량이 회전되면서 차에서 이탈되어 도로상에 머리를 찧어 지금도 의식 불명 상태이다.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것과 착용하지 않는 것의 차이는 평상시 알 수 없으나 사고 발생 시 현격한 차이를 볼 수 있다.

이렇듯 사소한 것이라 여기는 법규들이 우리 가족과 자녀들의 생명을 담보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가족과 자녀를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가족과 자녀를 위해 올바른 운전습관을 지녀보는 것은 어떨까요? 파란 가을 하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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