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대책위, “특별법 제정에 국민들 힘을 모아 달라”

세월호 희생자 고(故) 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47)씨가 단식 중단을 선언했다. 단식을 시작한 지 46일, 단식 중 건강악화로 병원에 입원한 지 6일만이다.

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원회(가족대책위)는 2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서울동부시립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영오씨는 단식을 중단하고 복식을 하면서 장기적인 싸움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느 정도 회복이 되면 광화문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가 46일만에 단식을 중단하고 미음을 먹고 있다.
22일 입원 후 김씨는 병원이 제공하는 식사를 거부하고 수액 치료만 받아왔다. 하지만 가족들의 간곡한 요청으로 이날 단식을 중단했다. 둘째 딸 유나양이 단식 중단을 간청해온 데다 시골의 노모도 아들의 단식 사실을 알고 건강까지 악화되는 등 남은 가족들까지 힘들어하자 단식을 중단하기로 한 것.

또 김씨는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야당 국회의원 등 동조단식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단식을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김영오씨가 단식을 중단하며 ‘안전한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험난한 싸움에 제대로 된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했다”며 “다른 방식의 장외투쟁으로 힘을 모아 달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용우 상황실장 역시 “유민 아빠가 광화문으로 돌아갈 필요 없이 마음놓고 회복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속히 제대로 된 특별법을 제정할 수 있게 국민들께서 힘을 모아 달라”며 “대통령과 여당도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이러한 가운데 윤영석 원내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세월호 유가족 대표와 새누리당 지도부 간에 두 차례의 대화 속에서 오해와 불신이 상당 부분 회복된 것도 단식 중단에 영향을 미친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가 호된 뭇매를 맞았다.

이 발언과 관련, 가족대책위는 “김씨의 단식 중단 결정 이후 새누리당이 ‘2번 만남의 성과로 단식 중단이 이뤄졌다’라고 이야기 했다는 사실을 전해들었다”며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했던 만남을 마치 단식 중단에 큰 공헌을 한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은 세월호 가족들을 정략적으로 이용한 것”이라고 새누리당을 강하게 비난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어  “이런 입장을 철회하거나 사과하지 않는다면 우리 가족들과 대화하는 것이 진심어린 자세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당장 대화를 중단할 수 있음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논란이 번지자 새누리당은 급히 사과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의 진위는 두 차례 만남 속에서 서로 간 오해와 불신을 해소하고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됐다는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와 세월호 유가족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으며 앞으로도 그런 행위를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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