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울타리를 넘어 사회와 소통하는 불교가 되고자

전북 김제시 청하면의 고즈넉한 사찰의 풍경과 어우러진 청운사 하소백련지에서 성대한 연꽃잔치가 한창이다. ‘사랑, 이별, 고통, 정토’를 주제로 열린 이번 제13회 하소백련축제는, 세월호의 아픔과 치유라는 의미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 더 뜻 깊다. 오는 8월17일까지 각 종 체험행사와 전시행사, 연꽃과 관련된 특산물 및 음식판매행사 등 다채롭게 열릴 청운사 하소백련축제에 가족과 함께 ‘진정한 힐링’을 찾으러 다녀오는 건 어떨까.

사랑, 이별, 고통, 정토
세월호에 生과 死의 의미를 묻다

 
청운사 하소백련지는 현재 약 2만여 평의 아름다운 순백련지로 조성 돼 있어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백련을 활용하여 만들어진 백련정차와 백련잎차 등은 남북정상회담 시, 북측 선물용으로 지정될 만큼 널리 알려져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 하고 있다.
지난 7월1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8월17일까지 김제시 청하면 대청리 청운사 하소백련지 일원에서 열리는 제13회 하소백련축제의 주제는 ‘사랑, 이별, 고통, 정토’ 부제는 ‘세월호에 묻다’이다. 13년간 직접 축제를 기획해 오신 청운사 주지 도원 스님은, “사랑받으며 자라났을 아이들이 가족과 생이별해 고통 속에서 죽어 갔지만, 그 아픔 모두 ‘정토’로 승화되길, 그 곳에서 새로운 휴식과 희망, 순수한 아름다움으로 치유되길 바라는 의미로 주제를 정했다. 그런 뜻에서 부제는 잊는다는 ‘묻다’와 되뇌고 질문한다는 ‘묻다’의 이중적의미를 통해, 축제를 찾는 모든 이들이 삶과 죽음의 진정한 가치를 생각해보길 바란다”라고 술회한다.
“오래 전부터 지역민들이 먹고살 수 있는 ‘꺼리’를 마련해 주고픈 마음에,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백련을 통에 농촌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게 됐다”라고 말하는 도원 스님은 2년 후인, 15주년까지 부처님의 공덕을 사회에 회향하는 뜻으로 축제를 준비 할 예정이며, 이후 탱화 분야 무형문화재 제27호 탱화장으로서 후학 양성과 한국불교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불교개조론을 정립해 나갈 예정이다.

진정한 힐링이란
깨달음으로 완벽히 치유된 인간 되는 것

세월호를 비롯해 최근 어지러운 사회 문제와 정치적 갈등, 그 속에서 개인 간의 대립으로 지친 현대인을 위해 답을 구하자, “무엇이 잘못되고 무엇이 진정 자신을 힘들게 하는지도 모르면서, 타인에게 위로를 찾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일침을 가하는 도원 스님은 “누군가에게도, 그 무엇인가에게도 ‘본질’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가 깨닫고 이해하고 행동하지 않는 이상, 어떠한 치유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라고 설한다.
“사유를 통해 깨달음을 얻고, 치유를 반복해 궁극에는 완벽히 치유된 인간이 되는 것, 그것이 ‘부처’이자 ‘불교’다”라고 강조하는 도원 스님은 무엇보다 소통을 강조한다. 불필요한 권위와 형식에서 벗어나 진정한 공유와 소통이 이루어지면 우리는 ‘공감과 감동’, 깨달음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는 말이다.

▲ 지난 7월1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8월17일까지 김제시 청하면 대청리 청운사 하소백련지 일원에서 열리는 제13회 하소백련축제의 주제는 ‘사랑, 이별, 고통, 정토’ 부제는 ‘세월호에 묻다’이다.

자유방임적 해탈주의에서 탈피,
중생 속으로 나아가는 한국불교가 되야

최근 전북불교대학의 신임 학장으로 취임한 도원 스님은 호남 최초의 불교대학이자 지역 불교전문교육기관의 중추라 할 수 있는 ‘전북불교대학’이 제2의 도약을 이뤄 낼 수 있도록 고군분투하고 있다. “올해로 전북불교대학이 개교 26년을 맞았다. 개교 30주년을 앞두고 한국불교의 새로운 발전과 혁신을 위한 청사진을 그리는데 여념이 없다”라고 전하는 도원 스님은 전북불교대학의 법인화를 시작으로 불교대학의 발전과 저변확대를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반인을 위한 불교강좌를 운영함은 물론이고, 시민을 위한 공연과 전시 개최, 복지사업을 통한 나눔의 활성화 등 폭넓은 소통과 참여의 장을 마련해 종교인을 넘어 시민과 함께하는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한국불교의 조선시대적 권위의식이 문제다. 자유방임적 해탈주의에서 탈피해 속세에서 중생을 제도하고 그들의 삶 속에 불교의 가치가 녹아들 수 있도록 사회와 적극 소통해 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하는 도원 스님은 전북불교대학이 불교인들뿐만 아니라 시민과 함께하는 교육기관으로 성장하길 바라며, 또한 이를 발판으로 종교의 울타리를 넘어 사회와 소통하는 기관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인다.
힐링을 찾는 이라면 누구나, 자기 안의 진정한 ‘자아’를 마주하기 위해 최소한 ‘부처님의 생애’를 다양한 언어로 정독하길 권하는 도원 스님의 귀한 설법 말씀이 ‘내일’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지혜’로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오늘도 선지식을 찾아 부처님의 깨달음 ‘한 조각’ 얻어가는 시간이었다.  

▲ 도원스님은 오래 전부터 지역민들이 먹고살 수 있는 ‘꺼리’를 마련해 주고픈 마음에,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백련을 통에 농촌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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