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과의 접촉 피하고 손씻기 등 개인위생관리가 감염예방에 효과적

여름철 감염병이 비상이다. 최근 가수 god의 멤버 윤계상과 배우 고경표가 뇌수막염으로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질병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 야생진드기에 물려 감염된 환자가 사망했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여름철 감염병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5세 이하 영유아가 많이 걸리는 수족구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질병당국이 비상이다.

 

최근 수족구병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월1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국 100개소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수족구병을 표본감시한 결과, 제 26주(6.22~6.28)에 외래환자 1,000명당 수족구병 의사환자수가 33.7명으로 유행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2013년 동기간 수족구병의사환자 분율 17.4명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수족구병은 엔테로바이러스에 의해 여름과 가을철에 주로 영유아가 많이 걸리는 질환으로 혀, 잇몸, 뺨의 안쪽 점막과 손, 발등에 수포성 발진이 생기는 감염병이다. 주로 5세 이하 영유아가 많이 걸리며 주로 5~8월에 유행한다.
대개는 가벼운 질환으로 미열이 있거나 열이 없는 경우도 있다. 발진은 발보다 손에 더 흔하며 3~7㎜ 크기의 수포성으로 손바닥과 발바닥보다는 손등과 발등에 더 많다. 엉덩이와 사타구니에도 발진이 나타날 수 있고, 엉덩이에 생긴 발진은 대개는 수포를 형성하지 않는다. 수포는 1주일 정도가 지나면 호전된다.
대부분의 경우 증상 발생 후 7~10일 이후 자연적으로 회복하나 고열이나 구토, 호흡곤란, 경련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뇌간뇌염, 무균성 뇌수막염 등 신경계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신속히 종합병원을 방문해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수족구병이 감염된 영·유아가 수일 내에 팔·다리가 가늘어지고 늘어지면서 힘이 없는 증상 등 급성 이완성 마비증상을 보이면 조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해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야 한다.
수족구병은 호흡기 분비물(침, 가래, 코) 또는 대변 등을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므로 전염기간(발병 후 1주일)에는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며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또한 배변 후, 식사 전·후, 기저귀 교체 전·후 등에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아이들의 장난감과 놀이기구 등을 청결하게 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현재 수족구병 백신은 개발돼 있지 않다”며 “집단생활을 하는 영유아는 개인과 환경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고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6월 최대발생 이후 점차 감소하기 시작해 8월말께 유행이 종료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집단생활을 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지켜 달라”고 말했다.

뇌수막이란 뇌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을 의미하는 것으로 뇌수막염은 뇌의 가장 깊은 곳에서 뇌를 감싸고 있는 거미막과 연질막 사이의 공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뇌수막은 척수로 연장되므로 보다 정확하게는 뇌척수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뇌수막염에 걸리면 두통, 고열, 오한 등이 나타나며 대게 증상은 갑작스럽게 시작된다. 또 일반적인 감기나 독감과 비교할 때 두통의 강도가 상당히 심한 편이다.
뇌수막염은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수막염은 발생 원인에 따라 크게 바이러스성 뇌수막염과 세균성 뇌수막염으로 나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엔테로바이러스, 콕사키바이러스’가 주요 원인으로 인구 10만 명당 11~27명 정도에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질병으로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후유증 없이 회복된다. 에코바이러스, 콕사키바이러스 등이며, 그 외에 홍역 바이러스 등도 무균성수막염을 일으킨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수막구균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Hib)’, ‘폐렴구균’ 등과 같은 세균에 감염되어 발생한다. 세균성 수막염의 발생 빈도는 10만 명당 5~10명으로 추산된다. 인플루엔자간균에 의한 수막염은 최근 백신의 개발로 많이 감소했고, 과거에는 2개월~7세의 소아에게서 주로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50세 이상의 성인에게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수막구균 감염에 의한 수막염은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서 발생하며, 50대 이후에는 급격히 감소한다. 폐렴연쇄구균에 의한 수막염은 젊은 연령과 40대 이후에서 많이 발생한다. 증상은 바이러스성 뇌수막염과 비슷하지만, 방치하게 되면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즉시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바이러스 침입에 의한 수막염은 특별한 치료가 없어도 자연적으로 호전되며, 열, 두통, 탈수증세 등에 대한 증상 완화 요법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세균성수막염이 의심되면 즉시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 원인균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10~14일 정도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다. 적절한 항생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세균성 수막염의 치사율은 평균 10~15% 정도로 첫 증상이 나타난 후 24~48시간 이내에 사망할 수 있어 치료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 또한 생존하더라도 약 15% 정도의 환자는 다양한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노인이나 어린이, 건강 위험 요인과 질환을 가진 취약한 사람에서 치사율이 더 높다.
수막구균은 전염성이 높으므로 환자를 격리 치료해야 하며, 환자와 접촉한 가족, 의료인에 대한 예방적 치료도 필요하다.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백신은 생후 2개월부터 접종 가능하며 현재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은 필수 접종하고 있다.
서울의료원 신경과 허재혁 전문의는 “몸이 피곤함을 느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뇌수막염을 예방하려면 평소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며 “특히 세균성 뇌수막염의 경우 세균의 침범으로 질병이 발생하기 때문에 손 씻기, 위생 관리 등 청결에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특히 뇌수막염 중 하나인 크립토콕쿠스증은 비둘기 배설물이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이나 노인분들은 배설물 주변에 머무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여름철 야생진드기도 비상이다. 야생진드기 감염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야생 진드기로 인한 중증 열성혈소판 감소증후군(SFTS) 발생 현황과 역학적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SFTS 의심 사례로 신고된 420명 가운데 36명이 바이러스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SFTS는 우리나라에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작은소참진드기에 의해 감염되고 있으며 지난해 36명의 환자가 발생해 이 중 17명이 사망해 무려 46%의 치사율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7월9일 강원 삼척에 이어 인제군 산림작업현장에서 제초작업을 했던 70대 남성이 야생진드기로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사망했다. 올 들어 야생진드기로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이로 인한 감염으로 인해 4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예방백신 및 치료제가 없어 야외작업·활동 시 피부노출을 최소화하는 등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야외 활동 시에는 ▲풀밭 위에 옷을 벗어두지 않기, 눕지 않기 ▲돗자리를 펴서 앉고 사용한 돗자리는 세척해 햇볕에 말리기 ▲풀밭에서 용변 보지 않기 ▲등산로를 벗어난 산길 다니지 않기 ▲진드기 기피제 사용하기▲작업시 일상복이 아닌 작업복을 구분하여 입고, 소매와 바지 끝을 단단히 여며야 한다. 또 야외 활동 후에는 ▲옷을 털고, 반드시 세탁하기 ▲샤워나 목욕하기 ▲머리카락, 귀 주변, 팔 아래, 허리, 무릎 뒤, 다리 사이 등에 진드기가 붙어 있지 않은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작은소참진드기는 주로 5~8월에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지나가는 동물에 붙어서 흡혈을 한다”며 “이 기간에 국립공원 등을 탐방할 때는 소책자 내용을 반드시 숙지하고 정해진 탐방로만 이용하는 등 안전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운백 첨단의료산업국장은 “야외 활동 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야외 활동 후 진드기에 물린 흔적이 있거나 원인 미상의 고열, 두통, 설사, 구토, 근육통 등 증상이 있을 때에는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이 외에도 집단설사와 세균성 이질, 장티푸스 등도 여름철 대표적인 감염병이다.
세균성 이질은 시겔라(Shigella) 균에 감염된 상태를 의미하며, 대장과 소장을 침범하는 급성 감염성 질환으로 제1군 법정 전염병이다. 환자 또는 보균자가 배출한 대변을 통해 구강으로 감염되며, 매우 적은 양(10〜100개)의 세균도 감염을 일으킨다. 2000년에 2,462명의 환자가 발생한 이후 발병률이 꾸준히 줄어 2007년에는 13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증상은 발열, 구역, 복통, 그리고 후증(잔변감)을 동반하는 소량의 점성, 혈성 설사가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변에 혈액, 점액, 고름이 섞이는 경우가 많고 약 1/3은 수양성 설사를 한다. 소아는 경련을 보이기도 하며 균혈증은 대개 발생하지 않는다.
손의 위생이 가장 중요하며 특히 아이들의 대변을 치운 후나, 음식 조리 전에 물과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아직 적절한 예방백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질이 발생한 경우 감염자의 접촉격리 및 위생관리로 전파예방이 가능하다. 직접 또는 간접 감염 질환에서 균의 전파는 배변 후 손이나 손톱을 충분히 씻지 않기 때문에 생긴다. 직접적, 물리적 접촉, 혹은 간접적으로 음식물에 균이 오염되어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비누와 물로 손을 철저하게 씻으면 예방이 가능하다.
장티푸스는 살모넬라 타이피균(Salmonella typhi)에 감염되어 발생하며 발열과 복통 등의 신체 전반에 걸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살모넬라 타이피균에 감염된 환자나 보균자의 소변이나 대변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했을 때 감염된다. 보균자가 부주의하게 다룬 우유나 유제품도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때문에 환자의 대소변에서 더 이상 균이 배출되지 않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 환자를 격리시켜야 한다. 환자가 만진 물품도 따로 관리하고 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손 닦기를 포함한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주로 복통, 구토, 설사 또는 변비 등 위장관계 증상이 나타나지만 위장관염의 한 종류라기보다는 발열 등의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발열은 환자의 75% 이상에서 나타나지만 복통은 30~40%에서만 나타난다. 병이 경과되면서 나타나는 증상이 달라지는데, 발병 첫 주에는 발열로 인해 체온이 서서히 상승하는 증상이 특징이고 둘째 주에는 복통과 피부 발진이 나타난다.
예방하기 위해서는 상하수도 정비 등의 공중위생 정책과 더불어 개인적 차원의 위생관리가 필요하며 반드시 물을 끓여 먹고 음식물의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한다. 보균자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통해 세균이 몸속에서 모두 제거되었음이 확인되기 전까지 식품을 다루는 업무나 환자를 간호하는 업무 등에 종사하는 것을 금해야 한다.
특히 장티푸스 발생 빈도가 높은 지역에 다녀온 이후에 발열 증상이 있을 경우,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다른 질환과 구별하여 감별 진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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