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이 마음 돌리기 전에, 합리적 가격 강구해야

얼마 전, 아내와 함께 잠시 더위를 피하고자 팥빙수 한 그릇을 먹기 위해 커피전문점으로 들어갔다. 학교 앞이라 그런지 많은 대학생들이 노트북을 펼쳐 놓고 공부를 하고 있었다.
우리 때만 해도 도서관에 자리를 잡고자 새벽부터 가서 줄을 서곤 했는데, 요즘 학생들은 이런데서 공부를 하는구나 생각했다. 음악소리가 시끄러움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학생들을 보고 있는데 옆에서 아내가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보, 팥빙수가 1만 5,000원이라는데요.”
“…….”
나는 그저 아무 말없이 아내를 쳐다보았다.
아무리 돈의 가치가 없어졌다지만 너무한다 싶었다.

직장인 밥 한 끼보다 비싼 빙수값
최근 빙수는 망고부터 콩가루, 인절미까지 종류가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대충 갈아 만든 얼음 위에 한두 스푼 팥과 젤리를 뿌린 동네빵집 팥빙수가 대세였다면,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입맛에 맞춰 선택의 폭을 넓혀준 것이다. 하지만 그에 따라 가격도 만만치가 않다.
호텔업계의 빙수가격은 1만 원부터 3만 원 정도. 이미 오래전부터 가격을 두고 여론의 질타를 받은 호텔은 타깃 층이 외국인이나 상류층이라는 점에서 가격 논란이 지속됐음에도 섭섭하게 느껴질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일반인들이 종종 방문하는 사랑방, 일반 커피전문점까지 빙수 가격이 1만 원을 훌쩍 넘긴 1만 5,000원에 판매되니 직장인들에게는 밥 한 끼보다 비싸다. 카페베네 커피빙수는 9,600원, 커피스미스 커피 빙수는 1만 2,000원이고, 빈스빈스의 망고빙수와 블루베리빙수는 1만 3,900원에 팔리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 평균 빙수가격은 9,341원으로 직장인 평균 점심값인 6,488원보다 1.4배 비쌌다. 그러나 빙수 원재료비는 2,397원으로 판매가의 25%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2,500원 정도인 빙수를 그동안 원자재 가격 상승을 핑계 삼아 5배나 높은 가격에 팔아치우며 소비자들의 등골을 휘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커피는 어떤가. 식사 후에 소화도 시킬 겸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고자 하니 이도 5,000원을 호가한다.
업계 1위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가 이미 가격을 인상시킨 만큼 후발주자들도 인상시점을 두고 눈치싸움을 벌이는 분위기다. 이처럼 서민에게 사랑받는 대중적 제품까지 가격인상에 열을 올리니 소비자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한 끼 식사보다 비싼 커피와 빙수가격. 프랜차이즈라는 업종이 대중을 타깃 삼는다면 '천정부지'로 올린 디저트 가격을 내리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성이 있다. 한 번 등 돌린 고객은 다시 잡기 힘들다는 것을 다시 상기할 시점이다.
대중을 대상으로 기업의 존속을 기대한다면 대중의 사랑을 최우선해 기업 영업 마인드에 적용해야 할 것이다. 머지않은 날, 디저트 대신 식사를 두 번하는 배고픈 소비자들이 나타나기 전에 발 빠른 움직임에 나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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