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홍승표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가 70여억 원에 달하는 22개단지 1만426세대 아파트 단지 입주 지원 및 하자관리 용역을 편법으로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시의회 김종무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동2)은 지난 4년 간 SH공사의 종합입주관리 용역 발주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9일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 내놓았다.

김 의원에 분석 자료에 따르면, 입주관리 업무를 위탁으로 전환한 2015년 이후 발주된 9건의 용역을 2개 업체가 싹쓸이 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지난 2016년부터 2위 업체가 낙찰 받는 일이 3년 연속 발생했다. 이는 제안요청서 및 용역입찰공고에 담긴 통상적인 낙찰 방식과는 다른 기준이 적용됐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6년 용역 공고 전 본부장 방침으로 추가된 기준에 따르면, SH는 종합입주관리 용역을 2건으로 분리해 동시에 발주했다. 더불어, 심사결과 1개 업체가 2건 용역에서 모두 1위를 할 경우 낮은 금액의 용역은 2위 업체에 우선협상권을 부여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적된 2개 업체는 용역 실적, 경영상태 등의 객관적 정량평가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제안내용, 세부계획 등 주관적인 정성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매년 종합 1위, 2위에 이름을 올린 것도 추가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해당 업체들의 제안서를 살펴본 결과, 매년 아파트 단지명만 변경하는 등 월등한 점을 발견하기 어려웠다”며 “2개 업체를 위한 맞춤형 입찰이 반복되자 지난 2015년 첫 입찰에 10~11개 업체가 참여했으나 2018년에는 2~3곳으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위법 등에 근거 없는 본부장 방침에 따라 2위 업체가 낙찰 받게 하는 등 편법으로 종합입주관리 용역을 2곳에 몰아준 정황이 명백하다”고 덧붙여 꼬집었다.

김 의원은 내부직원과의 특수 관계 여부나 부정한 거래 등의 진상규명을 위해 자체 감사 실시를 촉구했다.

SH 김세용 사장은 “지적한 부분에 대한 철저한 자체감사를 실시해 위원회에 보고할 것”이라며 “본부장 방침으로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