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의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블루오션 바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높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어감에 따라 50~60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인생의 2막을 설계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크게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대부분 회사원으로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던 은퇴자들은 편의점이나 음식점을 창업하거나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재취업을 하는 형태로 새로운 삶을 준비해 나가고 있다. 다양한 노후대책 중에서도 특히나 주목받고 있는 것이 ‘귀촌’, ‘귀어’ 현상이다. 이에 잘 나가던 대기업 직장을 박차고 고향으로 돌아와 귀어에 성공한 이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김태형 블루씨푸드 대표/통영시 농구협회 회장이 바로 그다.

잘 나가던 대기업 직원에서 연 매출 10억의 대표이사

▲ 김태형 블루씨푸드 대표/통영시 농구협회 회장

경남 거제에서 태어나 통영에서 자란 그는 경상대학교 금속재료공학과에 진학 해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S기업의 영업지원 기술팀에서 엔지니어로 10년 넘게 안정된 직장생활을 했다. 그러다 그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 것은 어느 날 걸려온 아버지의 전화 한통으로 시작됐다. 평생 굴 양식을 한 아버지가 은퇴할 나이가 되자 3대 독자인 김 대표가 가업을 이어받아야 할 처지였다. 승진을 앞둔 입사 6년차이었지만 2001년에 그는 안정된 직장을 그만뒀다. 반대가 심했던 아내를 3개월 동안 설득한 끝에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고향인 통영으로 내려와 부친이 하던 굴과 멍게 양식에 뛰어들게 되었다고 한다. 막상 고향으로 내려왔지만 기계를 만지던 그에게 굴과 멍게 양식은 결코 만만하지가 않았다. “당시 체중이 10kg 줄어드는 것은 기본이었고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쌍코피를 흘려야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손에는 물집이 떠날 줄을 몰라 심할 때는 하루에 10번 넘게 피부가 벗겨지고는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여기서 왜 이 고생을 하고 있는가’하고 후회를 하기도 여러 번이었다고. 하지만 그런 그를 잡아주었던 것은 바로 아내와 두 딸이었다고 했다. 그는 “양식업을 배울 때 작업장에서 친아버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야단을 호되게 치셨습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일을 빨리 배울 수 있게 되었고 오늘날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고 설명했다. 굴과 멍게는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의 상황에 맞게 어장을 옮기거나 채묘하는 요령 등 오랜 경험이 필요한 양식업이다. 김 대표는 아버지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 하며 일을 익혔다. 특히 멍게 폐사를 줄이려고 강원도 양양에서 멍게 종묘를 키우는 등 자신만의 노하우를 키워 나갔다. 그렇게 남다른 피나는 노력을 한 끝에 양식업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아버지 없이 자력으로 굴과 멍게 양식 성공을 하게 되었다. 이는 그의 남다른 노력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지만 현장 작업을 총괄하는 김 대표의 꼼꼼한 작업일지 작성, 원만한 대인관계, 부단한 노력과 새로운 시도 등이 성공 비결로 꼽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년간 작성한 작업일지를 토대로 한 자신만의 빅 데이터는 양식 기술의 기반이 됐다. 또 한때 엔지니어로서 생활하며 몸에 익혔던 치밀함도 한몫을 더했다. 그 결과 현재 김태형 대표는 연간 400t의 굴과 멍게를 양식해 1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생산부터 유통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도입해
소비자에게 최고의 품질을 제공할 터

▲ 연 매출 10억원 규모로 성장시킨 김태형 대표의 멍게 선별 작업장.

올해는 멍게 집단 폐사를 불렀던 물렁증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수확도 좋았다고 한다. 이아 더불어 그는 앞으로 영어조합법인을 설립해 굴과 멍게 가공공장을 만들어 자체브랜드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는 생산부터 유통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도입해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를 위해 그는 자신이 직접 생산한 멍게를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며 유통구조를 배우고 있다. 지금은 시작단계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용이 크지 않지만 영어조합법인을 설립해 자체 브랜드로 시장에 내다 팔 경우 성공 가능성은 충분이 보인다고 자신했다.
“통영은 다른 지역에 비해 수산업의 역사가 깊어 가업을 잇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오는 20, 30대 젊은 귀어인들이 유독 많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든든한 선배이자 멘토로 조언을 해주며 정기적으로 2세 양식업 종사자들과 모여 양식업의 노하우를 비롯해 실패에 좌절하지 방법 등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귀촌, 미래산업의 블루오션인 기회의 바다로 나아가야
최근 도시에 살다가 여러 가지 이유 등에서 귀촌을 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농촌에 정착해 부농을 꿈꾸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지만 농사일보다 고되기는 하지만 고소득을 올리기 쉬운 어촌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 수산업과 어촌에 대한 선진화 방안을 논의하는 국제심포지엄이 열린 적이 있다. 당시 우리나라 수산업과 학계에서 내로라하는 저명 인사의 초청특강이 있었다. 그날 강연 중 “우리나라의 수산업은 3D가 아니라 4D산업인 듯하다”고 했다. 더럽고(Dirty) 위험하고(Dangerous) 어려운(Difficult)데 더해 꿈도 없는(Dream-less) 산업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는 정말로 수산업의 절망을 말하고자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역사 속에서 세계를 이끌어온 해양수산인의 혼을 일깨우고 미래를 주도하기 위한 수산정책들을 제안하면서 수산인들에게 희망을 갖자는 격려의 메시지를 반어적으로 표현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바다는 지금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미래산업의 원동력이자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김 대표는 농사일보다는 다소 고되지만 고소득을 얻고 싶다면 귀어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귀촌에 성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성공요인은 철저한 준비, 몸소 뛰는 열정, 지역민들과의 유대관계가 중요합니다. 귀촌을 하려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철저한 준비를 하고 몸소 뛰는 열정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감안하게 되지만 지역민들과의 유대 관계도 귀촌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항입니다”고 강조했다.
가업을 이으며 수산업의 지역경제 발전뿐만 아니라 통영청년회의소 회장, 멍게수하식수협 감사, 굴 수하식수협 비상임이사, 통영시 농구협회 회장 등의 활동을 하며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서도 아낌없이 지원을 하고 있는 김태형 대표. “항상 처음 시작 당시의 마음 그대로 한 치의 부끄러움 없도록 철저한 원칙과 성실함으로 최고의 수산인이 되기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연구하며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히는 그는 “앞으로도 수산업에 온 열정을 쏟아 붓듯이 지역사회의 어두운 곳에도 봉사활동을 펼쳐 지금보다 좀 더 밝은 세상이 올 수 있도록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며 살고 싶다”는 그를 통해 우리나라 수산업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