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공방은 대한민국 문화유산 지킴이입니다

단군이 나라를 세운 기원전 2333년부터 지금까지 오천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는 경복궁, 불국사, 석굴암, 해인사 장경판전 등 찬란한 문화유산을 자랑하고 있다. 이에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을 계승과 더불어 널리 보급하기 위해 직접 모형 키트를 제작하고 있는 이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경남 거제에 위치한 (주)영공방의 박영종 대표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국내 모형제작 키트의 선구자

▲ 세계 최초로 발명한 ‘조선식 노 젓는 배’를 들고 있는 (주)영공방 박영종 대표이사.
20여 년간 조선소의 모형 제작실, 전산 개발실, 설계실에서 근무를 하던 시절, 남다른 손재주를 가지고 있었던 그는 취미 생활로 모형 배 만들기를 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모형 키트가 국내에 보급되지가 않아 외국에서 모형키트를 직접 공수해 범선 등의 모형 배를 만들었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모형 만들기를 워낙 좋아했었습니다. 그 영향으로 성인이 되어서도 취미활동으로 배, 비행기 등을 계속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회사에서 몇 년간 매진해야 할 일을 맡게 될 것 같아서, 그렇게 되면 집에서 취미활동을 원활히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죠. 그래서 창업을 결심하고 키트를 생산하는 모형 제작업체인 (주)영공방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당시로서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배 모형 제작에 선뜻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취미삼아 모형제작 홈페이지를 운영한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가 만든 모형들은 홈페이지에 올라가면서 마니아뿐만 아니라 일반 네티즌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제작에 관한 문의가 빗발쳤고, 고가에 매입하겠다는 사람까지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모형제작, 특히 범선 모형제작 마니아들은 그 수효도 적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수입재료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때의 경험으로 가능성을 엿본 그는 배 모형 중에서도 특히 한선(韓船) 개발에 모든 것을 걸기로 했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고증자료를 찾고, 영공방안에 우리배연구소를 차리고 전통 배 복원에 힘을 쏟았다. 그러나 결코 만만치 않은 현실 속에서 좌절을 맛본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마니아 등 많은 이들에게 호응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비싼 제작비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이에 캐드와 레이저 등 설비를 늘려 제품의 대량생산체계를 구축하고, 모형 제작의 유익성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움을 겪던 그에게 행운이 찾아든 것은 2004년 KBS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 방영되면서 부터였다. 영공방 제품이 드라마 소품으로 납품되며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와 함께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서 ‘이순신 붐’이 일어났고, 그가 개발한 판옥선 및 거북선 모형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2004년 통영수산과학관의 요청으로 한선 등 20여 점을 납품한 것을 필두로 대형제품에 대한 주문도 줄을 이었다. 충남 아산시의 요청으로 2.5m 크기의 정교한 거북선과 판옥선을 납품하기도 했으며, 2006년에는 경복궁 경회루 연못에 유선(遊船)을 만들어 띄우기도 했다.

대한민국 문화유산 지킴이, (주)영공방

▲ 앞마당에 있는 팽나무. 박 대표이사는 이 팽나무의 덕택으로 영공방의 발전과 번영뿐만 아니라 여직원들이 아기를 잘 가진다고 한다.
지난 2000년, (주)영공방을 설립한 박 대표이사는 모형제작업체 중 중소기업의 작은 규모이지만 기술력 하나만큼은 국내의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일반적으로 기존 모형업체에서 사용해온 플라스틱소재 대신 자연친화적인 목재를 이용해 우리의 전통 모형을 만드는 키트를 제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오천년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사라져가는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들을 자라나는 세대들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발굴·복원 할 것이며 이를 토대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접목시키기 위해 전 직원과 노력 할 것입니다.” 이런 그의 남다른 노력으로 영공방에서는 판옥선과 한옥, 배, 비행기, 자동차 등 삼백 여종이 넘는 모형 키트를 제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02년 미국 수출에 이어 무한한 가능성을 안고 있는 일본 모형시장에 제품을 수출하며 대한민국 관광 상품으로써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와 더불어 ‘2001∼2002년 공예품 개발 장려업체 선정’, ‘제5회 경남 우수문화관광상품전 대상과 아이디어상 수상’, ‘제32회 공예품대전 특선 수상’, ‘제5회 전국 문화관광기념품 대통령상(대상) 과 특선 수상’, ‘제7회 경남 전국관광기념품 공모전 동상 수상’ 등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2005년 KBS 불멸의 이순신에 거북선 모형 협찬’, ‘2006년 경복궁 경회지에 놀이배 납품’, ‘2007 광양컨테이너 부두 공단에 판옥선 납품’, ‘나주 고려거함추정 설계 납품’과 영화 ‘신기전’의 모형 협찬 등 전통조형물을 축소·복원하면서 기술력도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황룡사 9층 목탑, 숭례문, 경회루, 근정전, 부석사 무량수전, 화성장대, ㄷ자 기와집, 초가 등 한국전통 구조물을 축소·복원하는 작업은 물론 제품을 제작·수출 하면서 한국의 조형미를 세계에 홍보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조선식 노 젓는 기구 및 이를 이용한 조선식 노 젓는 배’로 발명특허를 취득, 제품 양산에 들어갔다.
“이번에 개발된 노 젓는 배는 조선식 노를 젓는 방식으로 서양식 노(ORE)와 달리 선박 뒤나 옆에서 여덟팔자(∞)로 저으면서 양력을 얻어서 나아가는 독특한 구조입니다. 특히 ‘조선식 노 젖는 방법’은 선조들의 지혜와 얼을 배울 수 있는 전통방식을 재연해 노엽이 좌우로 움직이면서 양력을 발생시켜 추진력을 얻게 하는 원리로 제작 되었습니다. 조선식 노엽의 단면은 비행기 날개를 뒤집어 놓은 형상을 하고 있으며, 실제 모형에서 노를 저었을 때 그 속도가 빠르지 않으나 이를 실제 배에 적용하면 4~6노트 정도의 속도가 나와 적당한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로 인해 노 젓는 배는 실제 노를 저어 앞으로 나아가는 정교한 조립키트로 우리선조의 자랑거리인 판옥선을 재조명하고 전통 노 젓는 기법을 체험할 수 있는 자료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현재 영공방에서는 아이들에게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을 직접 만들고 체험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기 위해 문을 연 체험학습관은 체험을 통해 즐겁게 놀면서 배우는 학습공간으로 실물크기의 모형을 경험할 수 있으며 여러 모형들을 직접 손으로 만들어 볼 수 있는 산교육 현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박 대표이사는 요즘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모형만으로 감상하는 제품보다 움직이는 모형제작에 힘쓰고 있다. “현재 전국에 세계 유명 건물을 본떠 만든 테마 파크는 많지만 우리나라의 전통 초가나 건물을 모티브로 한 ‘한국형 테마파크’는 없습니다. 앞으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 인정 할 수 있는 한국형 테마파크를 만들어 보이겠습니다”라고 전하는 그의 바람처럼 (주)영공방의 모형제품이 세계인으로부터 인정을 받는 우리나라 대표 모형 키트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아이들이 직접 이용할 수 있는 미니 하우스와 전통 초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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