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산 유자의 해외 진출 초석을 놓는 거제시 유자연구회

겨울을 날 때 가장 좋은 약으로 꼽히는 유자는 술, 차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음용된다. 신라시대 장보고가 들여온 것으로 전해지는 유자. 거제는 장보고의 주 거점 중 하나였다. 거제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유자 생산에 심혈을 기울이는 거제시 유자연구회 신양기 회장은 유자를 포함한 여러 특산물을 전국적 명물로 부상시키고 있다.

▲ 거제시유자연구회 신양기 회장

‘진한 향과 쓴 맛’이라는 상극의 매력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유자.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한국 유자의 원산지는 중국 양쯔강 상류로, 신라 문성왕대인 840년경 장보고가 들여와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청유자, 황유자, 실유자 등으로 나뉘는 유자는 음료, 소금이나 설탕에 절인 청, 잼, 젤리, 양갱 등 다양한 용도로 현대까지 애용되고 있다. 신양기 회장은 거제의 해풍과 특유의 기후가 길러낸 거제 유자를 생산·판매해 거제산 유자의 우수성을 전국적으로 알리고 있다.
“유자는 쓰임새가 많은 과일입니다. 차나 술 등의 음료는 물론 양갱, 젤리 등의 간식거리로도 활용되고, 즙은 식초, 드링크 등 여러 식품으로 가공됩니다. 또 씨앗은 기름을 짜서 식용유, 화장품용 향료, 신경통이나 관절염 약 등으로 쓰입니다. 유자는 풍토와 기후에 따라 열매의 맛과 질에 큰 영향을 받는데, 거제산 유자는 특유의 기후 덕분에 타 지역에 비해 과피가 두껍고 향이 좋습니다. 전국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죠.”

유자, 거제 풍토에 완벽히 적응하다
유자에는 주요 성분인 비타민C가 레몬의 3배나 함유돼 있어 감기, 천식, 기관지 등 호흡기 질환에 좋고, 피로와 노화를 방지하는 유기산이 많아 피부미용에도 유익하다. 다른 감귤류에 비해 단백질, 비타민 B, 당질의 함량이 높고, 모세혈관을 보호하는 헤스페리딘 성분이 뇌혈관 장애와 중풍 방지에 도움을 준다. 또 몸 안에 쌓여 있는 노폐물을 배출하는 효과까지 있어 오랜 시간 애용되고 있다. 특히 국내산 유자는 수입산에 비해 껍질이 두껍고 향이 진해, 세계적으로도 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신석기 농업혁명 이후로 인간이 작물이나 가축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생산성’과 ‘기후적응성’이다. 반세기 전부터 거제에 들어와 여러 농가에서 재배 중인 거제 유자는 우선 생산성을 만족시켰다. 또 수십 년 간 거제의 청정 토양에서 해풍과 함께 자라며, 거제의 기후가 만든 특유의 풍미를 갖게 되면서 기후적응성도 증명해 보였다.
근래에는 수입산 과일들이 밀려들어 가격대가 하락하는 추세이지만, 거제 유자는 친환경 농법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가는 중이다. 신 회장은 유자의 생산량은 늘고 있지만 오히려 국내 소비는 하락세인 현실을 감안해 수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30여 년 전에는 유자를 키워 자식들을 대학까지 보낸다고 해서 대학나무라고 했었지요. 최근에는 가격이 kg당 가격이 예전에 비해 많이 하락했지만, 친환경으로 재배한 거제 유자는 좀 더 나은 값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유자생산은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타 지역 생산자들도 거제 유자가 우수하다고 말합니다. 국내에서의 높은 인지도를 발판삼아 해외수출 길을 넓혀나갈 생각입니다.”
신 회장은 생산농가 회원들과 함께 좋은 유자 생산이 소득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또 장차 거제 유자가 해외시장에도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친환경 제품으로 재배될 수 있도록 생산방법을 개선할 예정이다.
신 회장과 거제시 유자연구회는 다품종화 된 수입과일과 경쟁해야하는 글로벌 시대인 만큼 시장의 현실에 맞게 농사를 짓는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또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과 향을 지닌 유자를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돕고, 특유의 해풍과 토양이 키워낸 거제만의 유자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점에 강점을 더해 세계로 향하는 거제 유자

▲ 거제의 자연이 길러내 특유의 풍미를 가진 거제 유자.
거제시 유자연구회 회장직을 맡은 지 3년째에 접어든 신 회장은 죽염, 장류를 생산하는 거산종합식품의 공동대표와 거제시 산림조합 감사를 겸하고 있다. 회장으로서 가장 시급하게 느끼는 문제는 농촌의 고령화로 인한 인건비와 행정적 지원이다.
“유자 생산을 확장하기 위해 매년 거제시로부터 농자재를 지원받고 있습니다. 유자는 과피를 먹는 과일이기 때문에 친환경 재배가 중요하죠. 친환경 농업은 겉보기와는 다르게 쉽지가 않습니다. 자연 상태에도 신경을 써야하고, 화학비료를 대체할 수 있는 자연비료도 생산해야 합니다. 비용이나 인력 면에서 생각할게 많죠. 관계기관에서 이런 점들을 연구·분석하고, 농민들은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거제시는 타 지역에 비해 인건비가 높아 일손 구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또 농민들이 유통이나 판매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인지라 친환경 재배에만 치중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죠. 생산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홍보와 마케팅에 대한 행정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신 회장은 거제시 유자연구회 회장직을 맡기 전, 숯이나 죽순 등 대나무 제품을 생산하는 ‘맹종죽사랑’을 운영하며 경영 노하우를 쌓은바 있다. 또 1년에 2번 총회를 갖고, 매년 가을에는 전국의 유자 생산지를 견학하면서 우수한 품질의 유자생산을 위해 노력해 왔다.
“유자는 과피를 먹는 과일로 음료, 약용 등 다양한 용도로 쓰입니다. 소비자가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친환경 농법을 통해 거제산 유자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합니다. 친환경 영농으로 자리매김해 가면서 정부의 지원도 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바다에 인접한 청정 지역과 오랜 재배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의 결합. 염분을 머금은 해풍과 우수한 토양이 어우러져 특유의 풍미를 간직한 거제 유자. 친환경 농법으로 청정을 머금은 거제 유자가, 국내를 넘어 세계로 진출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 거제유자는 음료, 소금이나 설탕에 절인 청, 잼, 젤리, 양갱 등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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