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철학자 이진경, 선불교를 말하다!

철학자 이진경이 선불교에 대해 치열하게 사유한 기록이다. 지은이는 철학자의 눈으로 본 불법 세상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의문을 던진다.

“내가 선사들의 언행을 들어 하고 싶은 것은 선이 갖는 매혹의 힘을 보여주는 일이다. 그 매혹의 이유를 살짝이나마 드러내어 다른 이들로 하여금 그 매혹의 힘에 좀 더 쉽게 말려들게 하고 싶다. 이를 통해 선승들이, 아니 부처가 가르치고자 한 삶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도록 촉발하고 싶다.”

지은이는 그저 짖기만 하는 개는 부처가 아니라 로봇이라고 표현하며 변화된 조건에 맞추어 자신을 바꿀 수 있어야 불성이 있을 거라고 말한다. 하물며 인간은 어떠할까.

“자려고 누워서 낮에 싸운 친구 생각을 한다면 아직 불성이 작용한 게 아니다. 무엇을 하다가든 잠잘 때는 잠자고 밥 먹을 땐 밥 먹는 것, 그게 바로 제대로된 불성의 작용이다. 내가 만났다고 믿는 부처는 대부분 부처가 아니다. 그러니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가야 한다. 그래도 부처는 끊임없이 되돌아온다. 끊임없이 죽여야 한다. 죽일 때마다 가능해지는 ‘넘어섬’이, 그 ‘넘어섬’의 경험 자체가 바로 부처와의 만남이다. 그렇게 끝없이 넘어서며 가는 길(道) 자체가 부처이다.”

부처가 말하는 삶이란 어떤 모습인가

당신이 원하는 삶은 어떤 모습인가

철학자 이진경이 깨달은 것은 선禪의 언행이 당송 시대의 케케묵은 화석이 아니라 지금 21세기 연기적 조건에서 다시 힘을 얻고 작동하게 되는 위대한 경험이다.

각자 처해 있는 조건에서 각자의 언어와 섞여 새로운 언행을 만들며 재탄생하는 엄청난 경험이다. 그러한 경험으로 우리의 세상이 좀 더 평온하고 즐거운 것이 되었으면 하는 지식인의 원願이다.

누구에게나 통하는 정답 같은 행복을 찾기보다는 자신을 바로 보고 세상을 바로 보자는 따뜻한 손길이다.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