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이 실질적인 투자도 없는 펀드에 엄청난 돈을 모았다. ‘통일은 대박’에 이어 ‘드레스덴 선언’을 통해 통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박 대통령의 의중을 읽었는지 통일 수혜주에 투자하는 ‘통일펀드’가 탄생했다.
올 1월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통일은 대박”이라고 밝힌바 있고,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는 “통일이 된다면 북한에 전 재산을 투자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통일펀드’의 초기 양호한 성과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연초 이러한 국내외 명사들이 통일을 언급하면서 통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펀드가 출시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이산가족 등 남·북 주민들의 인도적 문제 해결 △남·북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 구축 △남·북 주민 간 동질성 회복 등을 골자로 하는 한반도 평화통일 구상, 이른바 ‘드레스덴 선언’을 발표해 통일펀드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통일펀드는 자본시장에서 통일을 지원하고 투자자에게는 미래를 준비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견에서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중 가장 먼저 통일펀드를 선보인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마라톤 통일코리아펀드’ 수탁고는 벌써 300억 원을 상회한다. 이 펀드가 나오게 된 건 회사 오너인 원국희(81)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밝히자, 원 회장이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통일 이후를 내다보는 상품 기획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 펀드는 통일 이후 북한이 단계적 개발되는 과정에서 초과 수익을 달성할 수 있는 관련주 50여 종목에 투자하는 국내주식형 펀드로 환매기간은 3년이다.
신영자산운용 관계자는 “통일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매력도가 가장 좋은 자산은 주식”이라며 “통일 전후 저소득 지역의 소득지원, 인프라 투자, 소비개선의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는 점에서 서비스소비, 인프라, 철도 등 내수섹터가 가장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한국금융연구원도 이상제 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을 센터장으로 한 통일금융연구센터를 개소했다. 통일 시대에 필요한 금융연구, 특히 남북의 화폐, 통일에 필요한 개발금융과 우리나라 금융기관의 역할 모색, 통일에 따른 금융시장 파급 효과 등을 연구해 관련 결과물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한다.
북한 관련 연구를 꾸준히 해온 정책금융공사도 이같은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1년에 한 번씩 개최해온 북한포럼을 올해는 예년보다 큰 규모로 개최한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김정은 정권에 대한 연구 평가는 물론이고,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경제 전략도 고안해서 발표할 생각”이라면서 “관광이나 산업, 교육 협력 등과 관련해 우리 정부와 북한정부에 제안하는 전향적인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했다.
기회는 준비하는 사람에게 오는 것이 확실하다.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통일 이후의 시대를 준비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통일을 위한 노력보다 훗날의 이윤을 위한 펀드 투자가 선행된다는 사실이 조금은 씁쓸한 현실이다.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