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락 총리 불명예 퇴진에 태국 정국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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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락 총리 불명예 퇴진에 태국 정국 대혼란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4.06.1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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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부·반정부 시위대 집회·충돌…유혈사태까지 치닫아

지난 5월7일 태국 잉락 친나왓(46) 총리가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태국 헌법재판소는 잉락 총리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고 만장일치로 총리직을 해임한다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 같은 태국 헌재의 결정에 태국 정국은 다시 혼돈 속으로 접어들었다. 반정부 시위대는 총리 해임을 계기로 대규모 시위에 돌입 했고 그간 조용하던 친정부 시위대도 헌재 결정에 반발하며 뭉치고 있다.

잉락 총리 “나는 헌법을 위반하지 않았다”
헌재는 잉락 총리가 지난 2011년 총리 취임 후 국가 안보위원회 타윈 플리안스리 위원장을 정치적인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인사이동시킨 것은 자신의 친인척을 요직에 앉히기 위한, 권력 남용에 해당되며 공정하지 못한 인사권 행사였다는 이유를 들었다.
잉락 총리는 전날 헌재에 출두해 “해당 인사 조치는 총리로서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헌재는 이 같은 잉락 총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잉락은 상원에서 탄핵 투표를 받게 됐다. 상원에서 탄핵 재판에 회부되고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그녀는 5년 동안 정치 활동이 금지된다.
잉락 총리는 앞서 지난 2011년 야권으로 분류되는 플리안스리 전 NSC 위원장을 전보 조치했고, 이와 관련해 야당 의원들이 권력 남용 혐의로 헌재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헌재는 이 인사 조치는 잉락이 자신의 가족 이익을 위한 ‘숨겨진 의도’에 따라 이뤄졌다고 판결을 내린 것이다.
잉락 총리는 “나는 나를 신뢰하고 뽑아 준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의지와 헌신감을 갖고 국정을 운영해 왔다는 점을 재차 밝히고 싶다”면서 “절대 부패행위를 하지 않았으며 정직의 원칙을 지키며 국가를 통치했고 헌법을 위반하지도 않았다”라며 권력을 남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전날 잉락을 해임시킨 헌재는 야당 민주당이 반정부 세력을 대표해 제기한 비선출 정부 구성안에 대해서는 헌재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고 일단 반대했다. 이에 따라 잉락 전 총리는 7월20일 다시 실시하기로 선거위원회와 합의한 총선에서 정식 정부 구성을 꾀할 수 있었으나 상원 탄핵 재판이란 새 장애물과 마주하게 됐다.
한편, 잉락 친나왓 임시 총리 후임으로 니와탐롱 보온송파이산 과도정부 부총리 겸 상무장관을 새 임시 총리로 임명했다.

탁신 9명 장관 경질에 대해 불만 표시
헌재의 이번 유죄 판결로 잉락 총리는 총리직에서 즉시 해임됐으며 해당 인사권 승인에 참여했던 잉락정부 제1기 국무장관진 9명도 장관직을 박탈당했다. 이에 따라 나머지 25명의 장관들 중 임시총리대행을 선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지언론은 “프어타이당은 헌법재판소가 지난 7일 잉락 친나왓 총리 해임 및 장관 9명을 경질한 판결은 부당하며 경질된 장관들을 계락에 빠뜨리기 위한 처사였다고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법률고문인 노파돈 의원을 비롯한 당의 임원들과 핵심 회원들은 헌재의 판결이 불공정하다고 입을 모았다. 노파돈 의원은 “잘못된 행위에 대한 법적 처분에 대해서는 잉락 총리에게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한 탁신 전 총리의 발언을 언급하며 “헌법재판소가 확대 해석해 사건과 무관한 장관들까지 경질하는 것은 지극히 잘못된 처사이며 경질된 장관들에게도 자기방어 및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시 혼란에 빠진 태국 정국
친정부·반정부 시위대 집회…충돌

이날 헌법재판소가 잉락 총리의 권력 남용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림에 따라 잉락 총리를 축출하기 위해 6개월 간 계속돼 온 반정부 시위대가 일단 승리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잉락 총리의 지지자들은 태국 법원이 잉락 총리를 축출하려는 6개월에 걸친 반정부 시위대의 노력에 사법체계의 힘을 부당하게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대규모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고, 실제로 잉락 총리가 해임되자 잉락 정권을 옹호하는 친정부 시위대와 새 과도정부를 주장하는 반정부 시위대 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득권 세력들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총리를 낙마시킨 ‘사법 쿠데타’에 맞서 싸우겠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태국 친정부 진영 ‘레드셔츠’ 시위대가 지난 5월10일 방콕 서부 외곽에서 잉락 친나왓 전 태국 총리 축출과 비선출 총리를 세우려는 반정부 진영 ‘엘로우 셔츠’ 시위대의 압박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반정부 진영이 전날부터 정부청사와 TV 방송국 주변에서 의회에 5월12일까지 비선출 총리를 세우는 것을 지지하라고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자 친정부 진영도 이날 세력 과시에 나섰다.
이번 집회를 준비한 친정부 진영의 지도자 짜뚜뽄 뽐빤은 “태국 민주주의가 안정될 때까지 여기서 계속 항의할 것”이라며 “쿠데타가 발생하거나 비선출 총리가 세워지면 레드 셔츠는 즉시 투쟁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정부 진영은 어떤 행동을 취할지 밝히지 않았지만 짜뚜뽄은 이번 집회를 평화롭게 진행하겠지만, 사람들이 숨지거나 다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태국 헌법재판소가 지난 5월7일 권력 남용 혐의로 잉락 총리의 해임을 결정하면서 반정부 진영에 힘이 실렸다.
반정부 진영은 지지자들에게 각료 9명 전원의 사퇴와 비선출 국민의회 구성을 위한 최종 압박을 촉구했다. 반정부 진영은 이 국민의회가 부패 척결과 돈으로 하는 정치에 대한 투쟁을 위한 개혁을 시행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현재 여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있는 오는 7월 총선을 반대하고 있다.

잉락 실각 후 첫 사상자…유혈사태까지 치닫나
지난 5월 헌법재판소가 잉락 친나왓 총리의 해임과 9명의 각료 해임을 명령한 뒤 폭력시위와 강경 진압 등 위기는 오히려 더 심해지고 있다.
잉락 친나왓 전 총리의 실각 이후 시위사태로 인해 첫 인명 사망 피해가 발생한 것. 5월15일(현지시간) 태국 경찰은 수도 방콕에서 15일 새벽 실시된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진압 작전에서 2명이 총격으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방콕 시내의 병원 응급센터는 이 공격으로 부상자도 21명이나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지난해 11월 이후 태국의 정치 소요로 인한 사망자는 27명, 부상자는 800명이 넘었다.
이날 공격은 두 차례에 걸쳐 일어났다. 새벽 2시 45분쯤 흰색 소형트럭이 반정부 시위대가 몰려 있던 바리케이드 인근에서 총격을 가하면서 2명이 숨졌고, 새벽 3시께 태국 민주화 성지인 민주주의기념탑에서 반정부 시위대에 무장한 괴한들이 총격을 가하고 수류탄을 던졌다.
피해 시민 오이짜이씨는 “누가 수류탄을 던져 폭발이 일어났다. 나는 두번째 수류탄에 다쳤다. 폭발 후 바로 총성이 들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친정부·반정부 시위대 중 어느 누구도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후 지난 5월20일(현지시간) 태국 군부가 계엄령을 선포했다. 태국 군부는 이날 군 TV 방송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현재 군 관계자들은 반정부 시위대에 우호적인 민영 방송국에 진입한 상태다. 이번 계엄령 선포가 쿠데타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여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쿠데타는 아니라는 것이 군 당국의 입장이다.
군대는 그동안 18차례 쿠데타를 감행한 적이 있어 이번 사태도 악화되거나 장기화되면 쿠데타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위대 사망으로 태국 정치 위기가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혼란에 빠진 정국이 다시 물리적인 충돌로 치닫고 있다.
태국 군 프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은 “폭력 사태가 악화되면 군이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잉락 총리는 탁신 전 총리의 대리인
2011년 취임한 잉락 친나왓(47) 총리는 5년 전 쿠데타로 실각하며 해외로 도피한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이다. 그녀는 태국 사상 최초의 여성총리로 정계 입문 두달만에 총리직에 올라 화제가 됐다. 잉락 총리는 당시 갓 정계에 입문에 정치 경험이 거의 없었으나 탁신 전 총리의 후광으로 전체 500석 중 265석을 획득해 푸어타이당의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프어타이당은 탁신 전 총리의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해 여동생인 잉락을 총리 후보로 내세웠고 이 같은 이유로 국제사회에선 탁신 전 총리의 대리인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이에 대해 잉락 총리는 결코 오빠 탁신 전 총리와 상관없이 자신의 소신에 따라 정부를 이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에는 오빠를 사면하려다 반 탁신 진영의 반발에 부딪혀 퇴진 압력을 받아왔다.
잉락 총리는 2011년 8월 취임 후 약 2년 반 동안 태국을 무난히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쌀 보조금 정책은 수백만 태국 농민들이 잉락 전 총리의 집권당을 지지하게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수출 부진 등으로 최소한 44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부패 의혹이 잇따라 제기돼 왔다.
한편, 태국 뇌물소탕위원회는 5월8일 쌀 보조금 정부 정책에 대한 감독 태만 혐의로 전날 해임된 잉락 친나왓 총리를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뇌물소탕전국위원회의 위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잉락 전 총리를 기소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데 찬성했다고 판텝 크라나롱란 위원장이 말했다. 이 같은 결정은 헌법재판소가 잉락 총리와 9명의 과도정부 각료들을 권력남용 혐의로 해임 결정한 지 하루 만에 내려졌다. 이에 따라 잉락은 상원에서 탄핵 투표를 받게 됐다. 상원에서 탄핵 재판에 회부되고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그녀는 5년 동안 정치 활동이 금지된다.
현재 태국 국민 대다수가 잉락 총리를 축출된 탁신의 꼭두각시로 여기고 있다. 비리와 부패 혐의로 처벌되는 걸 피하기 위해 스스로 망명을 택한 탁신에 대한 불신 때문에 정치적 안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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