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서울국제음악제, "스페인·일신문화재단과 함께하는 빅터 & 루이스 델 발레 피아노 듀오"

[시사매거진=강창호 기자] 휘날리는 머리칼과 격정 그리고 부드러움의 피아니즘으로 가득찬 공연장, 어느 애니메이션의 미소년 주인공으로 연상되는 남성 듀오로 공연장은 이내 뜨거운 반응으로 가득했다. 스페인에서 날아온 이 남성듀오는 ARD 국제 음악 경연대회에서 우승과 특별청중상을 수상하며 유럽의 가장 저명한 실내악 앙상블로 활동 중인 ‘빅터 & 루이스 델 발레’이다.

내한공연이 처음인 이 듀오는 형제이자 데칼코마니 같은 일란성 쌍둥이다. 서로가 거울을 보듯 그 둘은 너무나 닮았다. 피아노를 연주하기에 가장 좋은 신체적인 조건이 잘 갖춰진 2m가량의 큰 키와 큰 손 그리고 위에서부터 내리누르는 강력한 힘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연주 내내 힘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골고루 안배된 각자의 손가락으로부터 힘은 균형을 이루어 마치 손가락에 건반이 붙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부드러운 릴랙스는 아름다운 여성의 긴 머릿결을 연상시키며 강력한 타건은 러시아의 불곰 보리스 베레조프스키를 연상시켰다. 넘치는 힘과 부드러움의 조화속에서 듀오는 멜로디를 읊조리며 서로를 연애하듯 눈맞춤과 교차되는 피아니즘 속에서 '빅터 & 루이스 델 발레'는 듀오의 절정을 보여주었다.

피아노 듀오, 빅터 & 루이스 델 발레 (사진=서울국제음악제 제공)

한남동 일신홀에서 펼쳐진 ‘2018 서울국제음악제’의 전야제는 이렇게 피아니스트와 관객의 교감 넘치는 무대로 페스티벌의 첫 단추를 잘 꿰었다.

2009년부터 ‘음악을 통한 화합’이라는 주제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서울국제음악제는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과 차별화된 프로그램, 그리고 새롭게 세계로 진출하는 역량 있는 한국의 음악가들을 한데 묶어 클래식 음악의 대향연을 펼친다.

‘2018 서울국제음악제’는 이달 11일까지 10개국의 개성 뚜렷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그들의 색다른 연주가 예술의전당, 롯데콘서트홀, 영산아트홀, 세종체임버홀에서 각각 펼쳐진다.

<문화 칼럼니스트 Alex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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