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션 개발 '사이버폭력 백신' 앱...자신이 직접 '사이버불링' 피해자 돼 피해 심각성 인지 가능

'사이버폭력 백신'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한 모습

[시사매거진=홍승표 기자]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사이버불링'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사이버불링' 피해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왕따 가해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인지시키고 있다.

'사이버불링'은 가상공간을 뜻하는 사이버(Cyber)와 괴롭힌다는 뜻의 불링(Bullying)의 합성어로 인터넷, SNS, 이메일 상에서의 따돌림을 가하는 행위를 뜻한다.

'사이버불링' 피해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사이버폭력 백신' 앱은 이노션 월드와이드와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가 지난 4월 합동 제작 후 내놓았다.

해당 앱을 다운받으면 자신이 '사이버 왕따' 피해자가 돼 학교 폭력의 실태와 두려움을 느끼는 피해 학생들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우선 앱을 실행하면 '민지'라는 가상의 따돌림 가해 학생에게 협박 전화가 걸려온다. 이후 자신의 이름을 입력하는 칸이 나오고 본격 '사이버왕따' 체험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 카카오톡 채팅방이 등장하고 '야 씨X XXX','병XX이 X나 나대고 지X이야 미친ㅋㅋㅋ' 등 학교폭력 가해자들의 폭언과 욕설 등이 나오며 괴롭힘이 시작된다. 카카오톡 채팅방을 나갈 경우 가해자들이 다시 초대 후 언어폭력을 가한다.

'카카오톡'이 끝난 이후에는 SNS와 문자메시지로 '사이버불링'이 진행된다.

SNS 상에서 가해 학생들은 자신의 계정에 피해 학생을 괴롭히는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며 다른 가해자들과 욕설 및 조롱을 주고받는다. 또한 피해 학생의 개인정보를 무단 공개한다.

'사이버폭력 백신'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한 모습

마찬가지로 문자메시지에서도 '병X왜사냐' '연락안하면 너네집 쳐들어간다 주소알아' '죽인다' 등의 괴롭힘과 조롱이 담긴 메시지가 연쇄적으로 등장하며 피해자에게 두려움과 공포를 준다.

체험을 마치면 실제로 사이버 학교폭력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한 13세 여학생의 유서에 담긴 메시지가 나온다. 메시지 내용은 "혼자 해결해보려 했지만 감당할 수 없었다" "엄마 아빠 미안하고 사랑해요. 먼저 가서 기다릴게요" 등이 적혀 있다.

이처럼 '사이버폭력 백신'앱은 자신이 '사이버 왕따'가 돼 실제 피해자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심각성을 인식해 볼 수 있도록 제작됐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상에는 다운로드 5만 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교육 우수성을 인정받아 경찰청 교육자료로 활용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 9월 제천과 인천에서 '사이버불링'으로 인해 피해학생이 연달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현 상황에 '왕따 체험' 앱은 많은 사람들에게 심각성을 확실히 인지 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앱을 체험해본 시민 김모(28, 남)씨는 "뉴스로만 접했을 때와 달리 직접 내 자신이 왕따가 돼 보니 문제가 심각하고 피해자들이 얼마나 괴로운 지 알 것 같다"며 "많은 사람들도 본 앱으로 사이버 폭력이 얼마나 심각한 지 인지했으면 싶다"고 밝혔다.   

앱을 개발한 이노션 측은 "본 앱을 통해 사이버 학교 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이 전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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