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트 칼럼니스트 박창희

“어떤 음식을 먹으면 살이 빠지나요?”
다이어트 프로그래머인 내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이다. 살을 빼고 싶은 욕망은 이해가 되지만 이처럼 어리석은 질문도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생존하기 위해 인간이 먹는 음식은 반드시 열량, 즉 칼로리를 보태어 영양을 충족시킨다는 의미이지, 인체의 주 구성 성분인 지방이나 근육을 없앤다는 의미는 될 수 없다. 먹는다는 것은 추가하거나 보탠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무엇인가를 먹어서 살이 빠지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다. ‘피가 되고 살이 되니 먹어두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이유다. 무엇을 먹으면 살이 빠질 것인가 기대하던 청강자들의 표정에 일순 먹구름이 드리운다. 정말 살이 빠지는 음식은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열량이 없는 순수한 물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 하여 2리터짜리 물통을 입에 달고 사는가 하면 물만 먹으면 살이 찐다는 소리도 주위에 흔하니 말이다. 감량에 생존을 거는 다이어터들에게 무엇을 먹는가의 문제는 그 중요성이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렇다면 식사를 제한하여 몸무게를 줄이는 것은 어떨까? 음식을 먹는 것이 플러스적 요인이라면 금식이나 기초대사량 이하의 절식은 분명히 마이너스적 요인이므로 체중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가장 손쉽게 생각할 수 있는 식사 제한 위주의 다이어트는 결국 ‘살이 잘 빠지지 않거나 쉽게 살찌는 체질’을 만들 뿐이다.
다시 물 이야기로 돌아가기 전에 기초대사량에 대해 알아보자. 건강을 위한 몸을 만들거나 체중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있어 기초대사량의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인간이 소모하는 에너지 중에서 총 소비열량의 60~75%에 달하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기초대사량이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를 의미하는 것으로써 살아 있으면 누구나 소비하는 에너지의 양이다. 우리가 섭취한 열량의 70% 가 숨을 쉬거나 심장의 박동을 소모하는일에 쓰였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30%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 중 20%는 운동 등의 활동에너지로 소비되었으며 나머지 10%는 우리가 음식을 먹고 소화시킬 때 쓰는 대사에너지로 소모된 것이다. 운동이나 산책등을 통하여 인위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에너지가 20%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결국 기름지거나 입에 달콤한 식사를 넘치게 하면서 ‘오늘 저녁 에어로빅이나 낼 아침 수영’을 통해 에너지 제로나 마이너스를 만들겠다면 그것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이다.
물을 먹고 살을 뺐다는 소리는 일견 맞는 듯 보인다. 극소량의 미네랄만 있을 뿐 열량이 없는 물이 대견(?)하게도 우리 몸에서 대사되는 과정에서 소화 에너지의 일부를 사용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소화에너지를 체중감량의 수단으로 사용하려 한다면 얼마나 많은 양의 물을 마셔야 할까? 몸 밖으로 배출될 때 신장에 줄 부담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이것은 결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식사 전 다량의 물 섭취가 포만감, 소위 물배를 채워줌으로 본 식사의 양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위액을 희석시켜 소화력의 저하를 가져온다. 칼로리 제로인 물의 특성상 물만 먹고도 살이 찐다는 의견 또한 설득력이 떨어진다. 신장기능의 저하로 수분 배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염분의 과다섭취로 인한 일시적인 부종 현상을 체중 증가로 오인하기도 한다. 짠 음식이 혈액속의 나트륨 농도를 높이면 우리 몸은 항상성의 유지를 위하여 수분을 끌어들여 혈중 염분의 농도를 낮추려 하기 때문이다. 부종으로 인한 비만은 저염식사를 함으로써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물은 우리 몸을 필요 이상으로 살찌우거나 마르게 하는 물질이 아니다. 잘못된 상식으로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변이 딱딱해져 배설이 어렵게 되고 체내에 독소가 쌓여 결국은 신진대사를 저해하는 원인이 된다. 혈액의 80% 이상이 물이며 인체의 생리작용을 유지하는 체내효소 또한 물의 도움으로 작용한다.
인간은 좋은 물을 적당히 음용하여 생명을 유지한다 하여도 과장이 아니다. 물은 의도적으로 양을 줄이거나 늘려서 우리의 체중을 가감하는 수단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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