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원 VS 요아킴 한센, 후쿠다 리키 VS 손혜석 등 풍부한 볼거리

올해 들어 매월 경기를 펼치고 있는 토종 종합격투기 ROAD FC(이하 로드FC)가 오는 5월10일 또 다시 팬들을 찾아온다. ‘ROAD FC 015’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로드FC의 본향이자, 대한민국 종합격투기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원주에서 열린다. 대회는 회를 거듭할수록 형식은 물론 내용면에서 크게 진화하는 모습이다. 매 대회마다 TV생중계가 진행되고 있는데, 시청률이 비약적인 상승추세를 보이는 한편 현장을 찾는 관객들도 꾸준히 늘고 있어 로드FC의 인지도는 물론 국내 종합격투기의 저변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망의 ‘ROAD FC 015’는 오는 5월10일 오후 6시부터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펼쳐진다. 대회는 당일 8시부터 케이블TV 채널인 슈퍼액션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로드FC는 올해 들어 매월 개최 체제로 전환하면서 ‘ROAD FC KOREA’ 시리즈를 선보여 애국심을 자극하는 흥미진진한 경기를 펼쳐 보인 바 있다. 이번 대회는 올스타를 대거 케이지 위로 올려 경기력과 대중성이 정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경기는 끝나 봐야 아는 것”

 
로드FC는 대진표를 발표하며 “열다섯 번째 넘버시리즈 대진은 그야말로 별들의 잔치”라고 단언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종합격투기의 전설적 선수들을 총집결시켰으며, 국내 종합격투기의 미래를 짊어진 차세대 대표선수들도 대거 등용했다. 이와 함께 현장 관객은 물론 TV생중계를 통해 지켜볼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스페셜 이벤트에 이르기까지 꼼꼼하면서도 규모 있게 준비됐다. 이를 두고 대회를 준비하고 관계자는 “팬들에게 종합선물세트를 드리는 심정으로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이번 넘버시리즈에서는 시작부터 단단히 긴장해야 할 것 같다. 첫 경기부터 엄청난 무게가 실리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활동할 때부터 동일한 체급의 강자들을 모두 제압하고, 이후 UFC에 진출해 동양선수도 중량급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낸 일본 미들급 최강자 후쿠다 리키 선수가 첫 번째 경기를 장식한다.
이에 맞서는 선수는 대한민국 미들급의 젊은 피, 손혜석 선수이다. 단순 비교로 따져보면 손 선수가 불리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도 하는데, 당사자인 손 선수는 흔들림 없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경기라는 건 끝나기 전까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며 주먹을 쥐어 보였다.
종목과 체급을 막론하고 국내 팬들의 높은 관심을 끌어내는 ‘한일전’이라는 점과 양국 미들급 강자들의 정면승부라는 점에서 당일 현장 분위기는 매우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강자들의 중원(中原), 밴텀급의 승자는?
로드FC가 운영하는 체급 중 가장 많은 강자들이 포진돼 있어 매 경기마다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는 61.5kg 밴텀급 경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체급에는 챔피언 이길우 선수를 비롯해 송민종, 이윤준, 문제훈, 김민우 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대거 몰려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김수철 선수가 주목 받고 있다.
별다른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최강자 0순위 후보’라는 소문이 은근히 돌고 있다. 김 선수는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8살 때 일본단체 ‘라이징온’의 타이틀을 거머쥔 후 로드FC에서 꾸준히 성장해온 국내 종합격투기의 차세대 기대주로 꼽힌다.
김 선수는 싱가포르 단체인 ‘ONE FC’에 진출해 초고속으로 밴텀급 타이틀을 차지한 바 있다. 이어 동급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비비아노 페르난데스 선수와 명경기를 펼치며 명실상부 아시아 최고의 밴텀급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김 선수에게 기대감이 집중되는 결정적인 이유는 지난 1월에 펼쳤던 경기 때문이다. 그는 로드FC 복귀전에서 모토노부 데즈카 선수를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제압해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킨 바 있다. 이후 잠잠하던 밴텀급 경쟁구도는 격랑 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였다.
이번에 김 선수와 맞서는 타무라 이세이 선수는 이전에 ‘런닝맨’ 송민종 선수와 대결을 펼친 적이 있는 실력자다. 하지만 종합격투기계 안팎에서는 김 선수의 낙승을 점치는 분위기다. 그러나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그가 로드FC의 경량급을 이끌고 있는 대표선수이기 때문이다. 이번 경기는 로드FC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종합격투기 실력의 위상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전사 파이터 박정교 선수, 살아 있는 전설과 맞선다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미노와맨 선수가 다시 한 번 로드FC 케이지에 오른다. 누구든 그를 상대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전설’에 맞서는 일이라 선뜻 나서기 꺼려지는 면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승부를 제안한 선수는 특전사 파이터, 박정교 선수이다. 박 선수는 최근 한 케이블TV에서 방송한 ‘국가가 부른다’에 출연해 얼굴과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이 경기의 관전포인트는 미노와맨 선수의 노련함과 박정교 선수의 거친 타격으로 집약된다.
지난해 로드FC에서 자신의 공식 전적 100전을 가졌던 미노와맨 선수는 “로드FC 팬들을 만나는 것은 나에게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라며 “열심히 준비해서 다시 한 번 승리의 세레모니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나의 영웅과 다시 한 번 승부를 펼친다”
로드FC가 오늘날의 명성과 위상을 얻기까지 많은 선수들과 관계자들의 노력이 있었다. 앞선 기사들에서 수차례 언급했다시피, 이는 상업적 접근과 마케팅의 힘이 아니라 정문홍 대표와 관계자들 그리고 수많은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종합격투기에 대한 사랑과 열정 덕분이었다. 바야흐로 로드FC는 종합격투기를 범대중적 스포츠 반열에 올려놓았으며, 우리는 ‘메이드 인 코리아 종합격투기 대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사람이 있다. 어느새 로드FC의 마스코트로 등극한 서두원 선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케이지와 브라운관을 누비며 종합격투기와 로드FC를 알리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했다. 지난해 서 선수는 자신을 종합격투기 선수로 이끌어준 롤모델 요아킴 한센 선수와 명승부를 펼쳐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이끈 바 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그는 다시 한 번 요아킴 한센 선수와 케이지에서 만난다.
서두원 선수가 가지게 될 이번 경기는 서 선수 본인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한동안 근거 없이 불거졌던 ‘경기력 논란’의 완전한 종지부를 찍는다는 게 서 선수의 다짐이다. 그는 “지난 경기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였던 게 사실이다”며 “다시 한 번 나의 영웅과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주선해 준 로드FC 측에 감사인사를 드리고, 자신이 승자임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수락해 준 요아킴 한센 선수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서 선수는 “이번에는 반드시 내가 승리할 것”이라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감추지 않았다. 이는 짤막하지만 서 선수의 겸손함과 자신감이 조화롭게 섞여 나온 다짐이라는 점에서 큰 울림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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