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여행장면소설>이라는 장르로 처음 소개되는 책 '아테네 1, 2권' (에노스, 2018)을 읽은 독자들이 눈을 반짝이며 공통으로 하는 말이다. 그들은 이 책의 어떤 부분이 기존의 소설과 다르다고 느꼈고 어떤 부분에 매료되어 눈을 반짝이는 걸까.

여행장면소설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여행에세이에 + 소설을 합친 형식이라 말할 수 있다. 소설 <아테네>는 아테네를 시작으로 하는 그리스 여행, 이스탄불을 시작으로 하는 터키 여행의 에세이면서, 동시에 여행지에서 만난 한 남자에게 사랑에 빠진 여자의 시점으로 기록 된 소설이다.

책의 제목인 '아테네'는 주인공 ‘세지’가 처음 여행을 시작하는 장소이자, 사랑에 빠진 대상을 처음 만난 장소이기도 하다.

 보통의 여행 에세이가 여행을 떠난 저자 한 명의 독백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두 사람, 또는 그 이상과의 ‘대화’로 묘사된다.

“무슨 놀이동산에 온 것 같지 않아?” “정말 딱 적절한 표현인 것 같아. 이스탄불은 테마파크 같아.”- <아테네 1권> 본문 중

독자들은 이런 방식으로 소개되는 여행 에세이 형식에서 첫 번째 새로움을 느낀다. 미지의 장소에 대한 머릿속 그림을 그리기에 훨씬 더 부드럽고 생동감 넘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여행장면소설 <아테네>는  '여행 첫날. 인천, 로마, 아테네'를 시작으로 ... '여행 스물 여덟째 날. 로마, 인천'으로 끝나는 ‘28일간의 여행’과 '여행 그 후', '에필로그'가 더해진 총 30개의 소제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행의 시작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까지의 기록이, 시간과 공간의 흐름에 따라 굉장히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이 부분에서 독자들은 기존의 소설과는 다른 두 번째 새로움을 느낀다.

 첫 작품으로 여행장면소설이라는 장르를 소개한 작가는, 실제로 읽는 이들이 그 장면에 완전히 빠져들 수 있도록 가장 고민한 것이 소설의 ‘시점’과 ‘시제’라고 말했다. 그 순간의 감정을 가장 선명하게 묘사하고, 글이 한 호흡으로 읽히게 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는 작가의 말대로 이 두 권의 장편 소설은 놀라울 정도로 순식간에 읽힌다. 작가의 의지와 고민이 담긴 그녀만의 문체가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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