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치는 집계 숫자' 탁상공론 비난 피할 수 없어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정부는 아직까지 제대로 된 승선자 명단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불신을 사고 있다.

고명석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대변인은 22일 오후 전남 진도군청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승선자 명단은 명부의 정확성 문제, 차량탑승 미신고자 등 여러 예측할 수 없는 상황 발생이 가능하기 때문에 언제나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9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주재하는 실무자 회의에서 '정부 발표 숫자의 신뢰성 확보'를 강조한 것과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다.

정부는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는 탁상공론만 펼치고 있는 셈이다.

민관군 합동조사팀은 지난 21일 오후 선내 객실에서 수색 작업을 벌여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시신 3구를 발견해 수습했다.

같은 날 진도 실내체육관 상황게시판에는 이들의 신원을 '리다오난(38)씨'. '남학생으로 보이는 외국인', '리샹하오(46)씨'라고 공지하는 A4용지가 붙여졌다.

지난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외국인 승선자는 선원 가수인 필리핀 국적 카브라스(cabras·40·여)와 마니오(manio·45), 러시아와 이중 국적으로 추정되는 단원고 학생 세르코프(serkov·18), 조선족으로 추정되는 리다오난씨와 여성(37) 등 모두 5명이다.

이들 가운데 필리핀 국적의 선원 가수 2명은 17일 구조됐으며, 세르코프로 밝혀진 '남학생으로 보이는 외국인'과 리다오난씨는 21일 주검으로 발견됐다.

당초 외국인 승선자 명단에 포함된 조선족으로 추정되는 여성은 아직 구조되지 못하고 실종자로 남아있다.

그런데 문제는 외국인 승선자 명단에 없던 리샹하오씨가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점이다. 결국 외국인 승선자는 5명이 아닌 6명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를 두고 정부는 잘못된 집계로 전체 승선자 수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등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고 대변인은 "전체 승선자가 476명으로 발표됐지만 2명이 적을 수도 3명이 늘어날 수도 있다"며 추후 또 다시 변동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한편 정부는 그 동안 "집계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는 등 다양한 이유를 대며 전체 승선자 집계 숫자를 '476→477→459→462→475→476'로 수 차례 번복한 바 있다.

구조사 집계도 사고 발생 첫날 368명에서 164명, 다음날 174명→175명→176명→179명→174명으로 6차례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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