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6색 기획전, ‘레몬향기를 맡고 싶소展’ (김도영, 신제현, 윤여선, 전은숙, 최선, 홍부용)

레몬향기를 맡고 싶소 (전은숙 작가) (사진제공=큐레이터 엄용선)

[시사매거진=강창호 기자] ‘죽음’에 관한 전시가 열린다. 서울 금천예술공장 PS-333 갤러리에서는 오는 10월 17일부터 29일, 13일간 ‘죽음’을 주제로 한 전시, ‘레몬향기를 맡고 싶소展(기획 엄용선)‘이 펼쳐진다. 참여 작가는 김도영, 신제현, 윤여선, 전은숙, 최선, 홍부용. 6인6색 기획전으로 본 전시에서 작가들은 저마다의 시선으로 바라본 ‘죽음’에 대한 담론을 선보일 예정이다.

DEAD (신제현 작가) (사진제공=큐레이터 엄용선)

먼저 개막행사로는 오픈 당일(17일) ‘죽음만찬’과 신제현 작가의 퍼포먼스 ‘평범한 식사’와 ‘D.E.A.D 소리의 시‘가 예정된다. 금천예술공장 창고동에서 행해지는 본 행사는 저녁 6시, 전시의 시작과 함께 한다. 테이블 위 정성스럽게 차려진 ‘죽음만찬’을 즐기는 사람들, 그와 동시 20m 하늘 위에서는 특별한 식탁 위, 아슬아슬한 식사가 거행되는데 이 두 장면의 괴리감에서 관객들은 죽음의 일상성과 특별함(극적임)을 느끼게 된다. ‘죽음’이라는 단어를 음계화한 사운드퍼포먼스, ‘D.E.A.D 소리의 시’ 또한 이 상반된 양극의 상황을 오가며 즉흥적으로 연주된다.

메인 전시는 금천예술공장 PS-333 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6명의 작가가 참여한 ‘레몬향기를 맡고 싶소’는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죽음’에 대한 담론을 설치, 영상, 평면회화, 글 작업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부동성 속의 고통 (김도영), 윤여선 작가의 ‘죽음의 바다(Dead Zone)’, 홍부용(글로쓰는 영정화) (사진제공=큐레이터 엄용선)

◆김도영 작가의 ‘부동성 속의 고통’은 혼합재료로 제작된 설치작품으로 파괴되고 분열되는 현대의 죽음과 몸에 대한 상관성을 표현하고 있다. ◆신제현 작가의 ‘D.E.A.D 소리의 시’는 버려진 18대의 기타를 원형으로 배치해 설치한다. 거대한 악기는 끝임 없이 죽음을 이야기 하지만 이를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윤여선 작가의 ‘죽음의 바다(Dead Zone)’는 신작 페인팅 5점과 설치 6점으로 구성된다. 이제까지 작가 본인이 작업해 온 ‘모호성-유목 공간-노마드’의 연장선상에서 내면의 시선으로 바라본 죽음을 통해 죽음을 사유한다. 껍질 깎기로서의 회화를 선보이는 ◆전은숙 작가는 전시 제목과 같은 동명의 작품 외 총 3점의 신작 회화작품을 선보인다. ◆최선 작가의 ‘동아시아의 식탁’은 동물의 뼈를 활용해 전시하는 설치작품이다. 음식의 중요한 국물을 만들고 찌꺼기로 버려지는 뼈를 통해 ‘죽음’의 의미를 되짚어 본다. 마지막으로 거리에서 만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의 짧은 인터뷰를 통해 내면의 초상화를 써주는 작업을 해 온 ◆홍부용 작가는 본 전시에서 관람객을 상대로 한 참여형 프로젝트인 ‘글로 쓰는 영정화(세부일정 미정)’를 진행한다.

동아시아의 식탁 (최선 작가) (사진제공=큐레이터 엄용선)

‘레몬향기를 맡고 싶소展‘, 전시의 제목은 소설가 이상(김해경, 1910-1937)의 죽기 전 마지막 남긴 말(‘레몬’이 아니라 ‘멜론’이라는 설도 있음)에서 따왔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엄용선 기획자는 ‘죽음’에 대한 자유로운 담론을 통해 그것이 가지는 막연한 두려움을 떨치고자 본 전시를 기획했다고 한다. 죽음의 불확실성을 공유하고 공감하며, 결과적으로 ‘인간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실재하는 ‘자기 문제’로 인식하게 됨으로써 삶의 에너지를 좀 더 긍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시 관람은 무료로 평일은 11시에서 18시, 주말에는 14시부터 18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시민큐레이터 지원을 받아 기획되었다. (전시공간 지원: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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