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 나나미 『그리스인 이야기』 전 3권 완간!

[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이 시대 가장 뛰어난 역사 저술가 가운데 한 사람인 시오노 나나미. 그가 민주주의의 원류이자 세계화의 선구자 그리스인의 역사 탐색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모두 3권으로 출간하는 시리즈 『그리스인 이야기』에서 저자는 『로마인 이야기』로부터 거슬러 올라가 고대 그리스인의 사상·인생·정치·문화·사회·외교의 전모를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문장으로 펼쳐낸다.

그중 첫째 권인 『그리스인 이야기 I: 민주주의가 태동하는 순간의 산고』에서는 태초 신화와 고대올림픽에서 시작해 활발한 해외 식민도시 건설과 민주주의 실험, 도시국가들 간 경쟁・갈등・협력과 국운을 건 두 차례의 페르시아전쟁에 이르기까지, 그리스의 역사 속에서 부침하는 여러 리더와 시민들의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휘몰아치는 전쟁의 격랑과 그 저변에서 꿈틀거리는 민주정치의 태동과 발전, 이 두 가지 축을 씨줄과 날줄로 절묘하게 교차시킴으로써, 그리스인이 꿈꾸고 실현해나간 세상을 손에 잡히듯 생생히 그려낸다.

둘째 권인 『그리스인 이야기 Ⅱ: 민주주의의 빛과 그림자』는 정치·사회·경제·군사·문화·외교 등 모든 분야에서 절정기를 이룬 아테네의 황금시대를 조망한다. 또한 아테네의 국운을 결정지은 펠로폰네소스전쟁과 아테네의 쇠퇴 등 그리스 세계가 이른바 내전으로 급변하는 모습도 그린다. 저자는 그리스 세계를 양분한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각축전을 배경으로 민주정치의 발전과 한계, 그리스인의 이상과 현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마지막 셋째 권인 『그리스인 이야기 Ⅲ: 동서융합의 세계제국을 향한 웅비』에서는 그리스 변방에서 새롭게 웅비한 마케도니아의 대왕 알렉산드로스가 그리스와 이집트를 제압하고 거대한 페르시아제국을 정복해나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써내려간다. 그리스인이면서도 그리스의 인습, 즉 ‘배타적 민족주의’를 뛰어넘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최초로 동서융합을 이룬 세계화의 선구자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그가 단숨에 세계제국을 건설한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온 것일까? 저자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관점으로 위대한 영웅 알렉산드로스의 혁신적인 리더십과 인간적 면모를 면밀하게 파헤친다.

인류 역사상 누구보다 먼저 세계화를 지향하면서 지정학적 결점을 강점으로 승화시킨 사람들. 지중해 패권을 장악하고 해양 대국을 건설하는 한편 끊임없는 정치 실험과 개혁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나간 그리스인. 2,500여 년 전 이들의 고뇌와 노력은 오늘날 우리의 고민, 우리의 지향과 무척이나 닮았다. 그런 점에서 『그리스인 이야기』(전 3권)는 시대를 초월하여 우리에게 깊은 공감과 교훈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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