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에서 축구까지, 유럽 문명의 숲으로 떠나는 열두 차례의 지적 여행

[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유럽’ 하면 역시 낭만의 여행지와 경제적 중요성이 먼저 떠오른다. 아는 만큼 보이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유럽을 알아야 하는 진정한 이유는 오늘날의 세계와 우리 시대의 근간을 형성한 것이 유럽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유럽에서 긴 역사 과정을 거쳐 형성된 모델이다.

또한 유럽 문명권 속에서 지속된 경쟁과 협력의 경험은 곧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의 현실을 비추어 볼 수 있는 거울이다. 즉 유럽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곧 유럽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현대 지구 문명의 현실과 움직임을 통찰한다는 의미다. 

최근 유럽에 부는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2017년 프랑스에서 30대 대통령의 당선과 혁명적 정계개편, 2018년 이탈리아에서 극우 민족주의와 포퓰리즘의 집권 등 뉴스의 롤러코스터에 정신이 없다. 그럼에도 유럽을 바라보는 안정된 잣대가 있을까.

10대부터 유럽에서 살며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에서 유럽 통합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 조홍식 교수는 그가 온 삶으로 겪고 연구해온 유럽의 고갱이를 한 권에 담았다. 이 책 《문명의 그물》은 현실의 바람에 휘날리는 이파리와 가지를 넘어, 역사의 두꺼운 줄기와 깊은 뿌리를 향해 분석의 눈길을 돌리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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