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티벳 목동·불상·불화 등 불교관련용품 볼거리 다양
우표수집, 성냥곽수집… 수집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것을 ‘전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 모으는 사람은 많지 않다. 더구나 여러 분야에 걸쳐서 ‘전시물수준’의 수집을 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한 분야에 집중하다보면 시야가 좁아지고, 더구나 특별한 분야를 다루는 사람의 경우 ‘매니아적 기질’이 강해지기에 수집물의 영역이 편중되기 때문이다.
티벳은 달라이라마로 대표되는 특별한 종교 이외에는 한국사람에게 알려지지 않은 곳이며 그곳에 대한 관심 역시 특별한 종교에 치우친 경우가 많다.
하지만 ‘티벳뮤지엄’ 신영수 관장은 ‘숭배의 대상’인 달라이라마보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티벳인들의 소박한 생활과 생활 속의 신앙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수집했다고 한다. 그 결과 불상이나 불화 등의 불교관련용품뿐 아니라 복식, 모자, 생활용품 등의 수집품들이 다양하다.
티벳인들의 삶 자체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면 이런 방대한 수집품은 ‘잡동사니의 산’이 되어 버렸을 테지만, 그의 소장품들은 티벳인들의 생활과 신앙심을 그대로 투영한 콜렉션이 되었다.
예를 들어 야크(고산들소)털과 비단으로 화려하게 만들어진 여성복, 제작에 3년이 걸린다는 남성복은 불교와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티벳인들이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우(휴대용 불상집)’나 ‘마니차(문맹자를 위한 경전집으로 회전하는 바퀴를 돌리면 경전을 1번 읽는 효과가 있다고 함)’등의 ‘휴대하는 불교용품’과 함께 전시될 때 티벳인들의 일상에 숨쉬는 불교의 모습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박물관전시품’으로서의 가치를 더하게 된다.
“글을 읽지는 못해도 경전을 가까이 하고 싶은 소박한 티벳목동의 모습은 ‘마니차’와 ‘가우’라는 불교용품과 복식이 함께 만날 때 비로소 구체적인 모습으로 관람객들에게 다가설 수 있게 되는 거죠.”
티벳뮤지엄’관장 신영수씨는 다양한 방면에 걸쳐 ‘특별한 분야’를 수집하면서도 수집물의 ‘균형’을 잘 맞춘 베테랑수집가이자 골동품전문가다.
도자기, 차도구(茶器), 티벳민속품, 불상, 불화, 골동사냥도구, 골동스키 등의 전시물은 그 하나 하나가 콜렉션의 가치를 가지면서도 다른 콜렉션과 연계되는 아이템들이다.
도자기는 차도구와 연계되며, 티벳 민속품은 불상 등과 연계되는 식으로 각각의 아이템은 그 자체로도 소규모의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는 규모와 질을 가지고 있지만, 서로 연계되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유리벽 등의 방해물 없이 실물 감상할 수 있어
이러한 연계효과는 신영수콜렉션의 메인테마인 티벳유물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신영수 관장이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기존 박물관의 고정관념을 탈피, 관람객과 전시물의 거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일부 소품을 제외하고는 유리등의 ‘방해물’이 없이 실물을 전시했다는 것이다. 유리를 통해서 왜곡되는 질감이나 색감 등의 영향이 적지 않기에 ‘매니아관람객’을 배려했다. 물론, 전시물의 보존 등에 어려운 점은 있지만 ‘소유’보다는 ‘공유’라는 개념을 가진 그에게는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언제나 볼거리가 다양하고 즐길수 있는 박물관
‘티벳뮤지엄’이 문을 연지 2개월.
정독도서관 근처 아트선재센터를 마주보는 골목에 자리잡은 이 ‘티벳뮤지엄’은 티벳 건축물의 외관에 자주 나타나는 ‘제3의 눈’을 모티브로 하여 이국적인 외양을 하고 있다.
전시실은 40평 공간의 1층에 아기자기하게 배치된 소 전시실 3곳과 20평 공간의 2층에 마련된 전시실 3곳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직 미흡한 점이 있지만 곳곳에 무엇인가 숨겨놓은 듯 작은 공간을 내실있게 꾸며놓았다.
전시물도 3∼4개월에 한번씩 30%정도가 순회전시 됨으로써 언제와도 볼거리가 있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박물관을 추구하고 있다.
주된 테마는 ‘티벳유물’이지만 한해에 6차례이상의 ‘특별전시’를 통해서 다른 콜렉션도 공개할 계획이다. 그 첫번째로 중국의 ‘도자기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 속에는 미술품에 관한 정보교류 등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도편대여’등의 이벤트를 마련하여 ‘미술품과의 거리 좁히기’를 위한 노력을 함께 할 예정이다. 정체된 곳이라는 인상을 주는 박물관의 기존이미지를 뒤집고 관람객에게 다가가는 역동적인 박물관 운영이 신영수 관장의 운영방침이다.
이곳은 티벳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물론 도예나 미술계 등 예술가들이 많이 찾고 있다. 요즘은 대학원생들도 많이 찾는다. 여기저기 여행을 많이 다닌다는 임순자씨는 오랜만에 신선한 전시관을 찾아 왔다며 친구들과 다시 오고 싶다고 했다. 임씨는 특별한 곳이나 전시장을 자주 찾는데 요즘은 그런 곳이 별로 없어 지루했다는 것. ‘티벳뮤지엄’이 매니아와 일반인 모두에게 ‘특별한 장소’로 자리매김 할 것을 기대해 본다.
문의02-735-8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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