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언어의 연금술사인 천재 셰익스피어의 내면을 입체적이고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는 이 평전은 그의 생애, 성장과정, 문학 수업, 공연 예술가로서의 모습 등 다채롭고 삶의 면목들을 하나하나 파헤치고 있다.

영문학의 실질적인 시조로 추앙 받는 셰익스피어는 영국이 꾸며낸 신화적 인물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갈 정도로 전설적인 인물이다. 이 책은 셰익스피어에게 덧대어져 있는 이와 같은 신화적 언술을 실증적 사료를 통해 해체하면서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평전이다.

저자 파크 호넌은 셰익스피어가 남긴 작품과 가족관계, 교유하였던 인물, 시대적 배경, 그리고 경력에 관한 자료들을 꼼꼼하게 따지고 대조하는 한편 자신의 비평적 견해를 사실 속에 섞으면서 평전 서술의 전범을 시도하고 있다. 이 평전이 가지고 있는 관점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셰익스피어라는 한 작가의 복합적인 진화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이 담고 있는 새로운 내용 중 가장 중점적인 것은 셰익스피어의 생각과 존재의 복합적인 진화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셰익스피어 문서 연구들 역시 다른 광범위한 작업에 할애하였으나 그만큼의 결과에 도달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파크 호넌에 의해 발굴된 스트랫퍼드 탄생지 기록 보관소, 공공 기록 보관소, 주 기록 보관소, 폴저 셰익스피어 도서관에 있는 방대한 르네상스 서적사의 발견, 그리고 새로운 작품집 간행과 고증을 거친 작품 공연을 통해 짜 맞춰진 사실의 조각들은 어떤 공상들보다 흥미롭고, 암시적이다.

이 책에서는 그의 동료와 경쟁자들, 그의 극단, 그의 여러 시편들과 희곡들, 그리고 스트랫퍼드 곡물 중개상까지… 셰익스피어에 대한 다양한 인상을 제공받을 수 있다. 게다가 사우샘프턴의 동료간 동성애, 당시 희곡 유행 양상에 보였던 반응 자료 등은 이 평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주고 있다.

셰익스피어를 신격화하거나 미화시키기보다 역사적, 사실적 자료를 통해 장막에 가려진 그의 생애를 되짚어 봄으로써 작품 하나하나를 새롭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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