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 서정시 원문 최초 번역, 고대 그리스 서정시
영원불멸의 신에서, 태어나고 죽는 인간에게로 눈을 돌리다

 

김남우 옮김 | 황인숙 해설 | 출펀사 (주)민음사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국내 최초로 원문에서 번역한 고대 그리스 대표 서정시 선집 「고대 그리스 서정시」가 민음사 세계시인선으로 출간되었다. 아르킬로스, 사포, 세모니데스, 히포낙스, 솔론, 아나크레온, 시모니데스, 테오그니스, 핀다로스 등등 열다섯 명 고대 그리스 대표 시인들의 서정시를 한 권에 담았다.

고대 그리스 서정시는 폴리스의 발전과 함께 형성되기 시작했던 ‘개인’에 대한 의식과 그 개인의 감정과 생각을 운율에 맞추어 표현하며 시작되었다. 헤시오도스, 호메로스 등이 신 혹은 신과 같은 형상의 영웅, 제왕, 귀족들, 그리고 전쟁에서 승리한 전사를 칭송하던 신화와 서사시의 세계관에서, 개인의 일상적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서정시의 세계관으로 변화한 것이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인간 정서의 고갱이’

간간이 유실된 시행과 작게 조각난 시편의 모습은 약 2500년이라는 그 아스라한 세월을 가늠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대 그리스의 시인들이 들려주는 그들의 감정과 생각은 현대인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늘의 별처럼 막연하고 묘연하기만 했던 고대 그리스 시인들”의 명성과 비교하자면 순수해 보일 정도로 솔직하고 직접적인 문장들은, 생각보다 쉽게 시를 즐길 수 있도록 독자들을 안내할 것이다.

시인들은 각각 개성적 목소리로, 전쟁에 참여하고,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고, 운동 경기의 승리자를 예찬하고, 사랑하고, 질투하고, 실연에 슬퍼하고, 남을 욕하고, 조롱하고, 복수심에 이를 갈고, 가난을 탄식하고, 늙음을 애달파 하며, 죽음을 두려워하는 당시 그리스인들의 마음을 노래한다. 분노, 사랑, 슬픔, 욕망, 공포, 혐오, 모욕감, 복수심 등 날 것의 생생한 감정이 날뛰는 시행에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인간 정서의 고갱이’를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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