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을 요동치게 하는 이유는

(시사매거진245호=최지연 기자) 지난 연말 암호화폐(가상화폐) 가격이 급속도로 치솟으며, 국내외 안팍으로 많은 관심과 눈길이 쏠렸다. 정부가 올해 초 급격하게 뛰는 가격들과 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까 우려해 규제를 발표한 이후로, 암호화폐(가상화폐)의 대명사인 비트코인의 가격은 급락한 이후 800~900만원 대에서 횡보하는 중이다. 다양한 업종과 블록체인이 결합하면서 암호화폐(가상화폐) 종류는 많아 졌지만, 세계적으로 암호화폐(가상화폐)에 대한 입장들이 정리가 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와 같은 가격면의 높은 상승은 없지만, 아직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고 있다. 암호화폐(가상화폐)가 자산으로 인정을 받아가는 시점에서 최근 ‘비트코인 ETF’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암호화폐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도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있는 파생상품에 대중의 관심이 크다. 지난 12월 세계 최대 선물 거래소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 ‘비트코인 ETF(Exchange Trade Fund)’ 라이선스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ETF‘ 승인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 여부에 기관 및 투자자들의 주목이 쏠렸다. ETF는 주가지수와 같은 기초자산을 추종하는 상품이다. 기초자산의 등락에 따라 가격이 변동되지만 주식처럼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이에 '비트코인 ETF'는 암호화폐 시장의 최대 호재로 보는 시각이 커졌으며, 이에 따른 기대감이 커져갔고 잠시동안 비트코인 및 알트코인들의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개인과 기관의 폭넓은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선물거래에 기초한 ETF가 막히면서 제도권 내 정착이 아직은 힘들다는 예측들이 들려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ETF’ 상장과 거래 승인 시기를 또 한번 미루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증폭되었다. SEC는 8월 22일(현지시간)는 자산운용사인 프로셰어즈(ProShares), 디렉션에셋매니지먼트(Direxion Asset Management), 그래나이트셰어즈(GraniteShares) 등이 거래소와 함께 신청한 9건의 ETF에 대한 승인을 거부했다.

과거 증권당국은 ‘비트코인 ETF’에 대해 기초자산을 비트코인이 아닌 규제를 직접 받는 파생상품으로 둘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비트코인 선물거래와 연동해 설계했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선물 시장 거래량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우려했다. 또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투자자 보호 조치가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암호화폐 거래가 여전히 시세 조작이나 사기에 대한 보호 장치가 여전히 마련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트코인 선물 시장이 대규모 시장이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 또 사기와 시장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지 거래소 규정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7월달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의 창업자 캐머런·타일러 윙클보스 형제가 신청한 ETF 승인을 거절했다. 또 이달 8월 초에는 투자관리회사 반에크와 암호화폐 스타트업 솔리스X가 함께 만든 비트코인 ETF에 대한 승인을 9월 30일까지로 연기했다.

 

제미니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윙클보스 형제, 사진출처: The New York Times, "how the winklevoss twins found vindication in a bitcoin fortune" 기사 사진 캡쳐

‘비트코인 ETF’ 의 출발은

2013년에 윙클보스 형제가 SEC에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ETF를 승인해달라고 신청하면서 시작되었다. 윙클보스 형제는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기 전부터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얻었는데, 이들 형제는 마크 저커버그와 페이스북의 아이디어를 두고 법적 분쟁을 벌인 결과로 얻은 합의금을 비트코인에 투자한 것으로 유명하다. 윙클보스 형제는 합의금 6500만 달러를 기반으로 투자를 시작해 '억만장자'의 반열에 올랐다. 투자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당시 100달러 정도로, 이들이 보유한 비트코인의 가치가 최대 13억 달러에 이르기도 했다. 윙클보스 형제는 이를 기반으로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를 설립했다. 이들은 거래소를 기반으로 비트코인이 주식처럼 거래될 수 있도록 ETF 상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최근 윙클보스 형제는 '암호화폐 전도사'를 자처하며 자신의 성공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이들이 추진하는 ‘비트코인 ETF’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졌다.

이처럼 '큰 손'들이 ETF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로는 암호화폐 시장을 더 확대하려는 목적을 꼽을 수 있다. ETF는 소액으로 다양한 종목에 투자할 수 있으며,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 금융상품이다. 또 ETF는 기초자산을 추종하는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안정성도 높다. 이에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에게 모두 매력적인 금융상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ETF를 통해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를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어 안전하다는 점도 상장 추진 배경이다. 투자가 간편해져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커진다는 것이다.

암호화폐(가상화폐) 업계에서는 ETF와 암호화폐의 만남이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도권 진입을 통해 그동안 지적받은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인식도 개선할 수 있으며, 식어버린 관심을 폭발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비트코인 ETF’에 대한 업계의 촉각이 서있는 상황에서, 아직 SEC는 단 한 건의 ETF 승인 결정을 내린 적이없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8월 22일(현지시간) 프로쉐어즈(ProShares), 디렉시온(Direxion), 그라나이트쉐어스(GraniteShares) 등이 거래소들과 함께 신청한 총 9건의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 승인 요청을 가격 조작 및 소비자 보호 우려를 들어 불허했다. 하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트코인 ETF’ 불허가 가격 조작 등 시장의 건전성을 고려한 판단일 뿐 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의 잠재력을 판단 기준으로 삼지 않았다는 점은 명확히 했다.

이어 2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 결정을 재검토할 의사가 있다며,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에 거부한 3개 회사의 비트코인 ETF 승인 결과를 재검토할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공개해 아직 ‘비트코인 ETF’에 대한 문을 열어놨다. 그렇지만 업계에서는 SEC의 재검토 소식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뒤집힐 수 없다고 보는 관측이 우세하며 당분간은 ‘비트코인 ETF’가 허용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비트코인 ETF’가 불발이 되면서, 암호화폐(가상화폐) 업계는 지난 8월 15일부터 미국 달러로 스웨덴에서 거래되고 있는 ‘비트코인 ETN(상장지수채권)’인 CXBTF를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양분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하였다.

 

‘ETF(상장지수펀드)’ vs ‘ETN(상장지수채권)’ 차이는

‘ETF(상장지수펀드)’의 경우 기준으로 삼는 지수(비트코인)에 포함된 상품과 같거나 유사하게 종목을 구성(10종목 이상)하여 해당 지수를 추종하게끔 설계되어있다. 이는 인덱스 펀드와 유사한 특성이지만,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실시간 매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만약 미국 증권위원회(SEC)가 ‘비트코인 ETF’를 허용하게 된다면, 인덱스 펀드에 모여진 돈으로 실질적으로 비트코인을 구입하는 행위는 하게 되지만,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은 소유하지 않고, 그냥 그 인덱스 펀드에 자신이 투자한 만큼의 '주식' 같은 것을 갖게 된다.

한편, ‘ETF’의 완화된 대안으로 여겨지는 ‘ETN(상장지수채권)’은 은행과 같은 발행자가 지원하는 채권이다. 즉, ‘ETF’가 자산에 직접 연동되어있는 것과 달리, ‘ETN’은 은행과 같은 발행자의 신용도를 기반으로 발행된다고 볼 수 있다.

‘ETF(상장지수펀드)’와 ‘ETN(상장지수채권)’는 추종하는 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는 측면에서 유사하다. 다만 ETF는 추종하는 지수가 담은 주식을 실제로 매입하지만 ETN은 증권사가 수익률을 보증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ETF(상장지수펀드)’와 ‘ETN(상장지수채권)’을 통틀어 ‘ETP(상장지수상품)’라고 부른다.

일각에서는 ETN을 ETF의 완화된 ‘대안’으로 여기기도 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ETN이 암호화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실정이다.

 

거부 발표 후 미 SEC 측이 NYSE 측에 보낸 편지. 편지에는 “법규 431(e)에 따라 지난 22일 내려진 결과는 집행위원회의 별도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유효하지만 (이 결과에 대한) 재검토에 나설 것”이라고 쓰여있다.

앞으로 ‘비트코인 ETF’는 어떻게 될까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기다리는 비트코인ETF 상품은 투자은행(IB) 반에크(VanEck)와 스타트업 솔리드X가 신청한 ‘반에크-솔리드X 비트코인 ETF’ 하나 뿐이다. SEC는 8월 초 해당 상품의 승인을 다음달 9월 30일로 연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SEC가 최종 결정일을 내년 2월로 늦출 수 있다고 한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는 비트코인ETF의 운명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크레센트 크립토 에셋 매니지먼트의 크리스 마타 공동설립자는 “가상화폐 시장은 규모가 작고 거래량이 적어 조작이 가능하다. SEC의 가장 큰 걱정거리도 이 부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독 당국이 제대로 된 규제안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시세조작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며 “비트코인ETF는 올해 안에 거래를 시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BK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켈리(Brian Kelly) 창업자는 "내년 2월에 SEC가 최초의 비트코인 ETF를 승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ETF 승인 여부와 상관없이 비트코인이 주목을 받고,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같이 암호화폐(가상화폐) 업계에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ETF’에 대한 촉각을 세우고 있다. 과연 내년 안에 ‘비트코인 ETF’의 운명이 가려질지, 이에 전과 같은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이 다시금 살아날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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