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우리는 왜 일할수록 가난해지는가?

2016년 말~2017년 초, 촛불시위에 모인 사람들이 소리 높여 외친 구호 중 하나가 ‘재벌 개혁’이다. 그만큼 사람들은 소수가 부(富)를 독점하는 지금의 경제상황이 부조리하다고 느끼고 있다. 노동은 생산에 기여한 만큼 보상받지 못하고, 자원은 낭비되고, 경제학은 사람을 배제하고 숫자에만 매달린다. 전체 인구의 1퍼센트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나머지 사람의 부를 합친 것보다 많은 부를 소유하고 있다. 슈퍼리치 61명의 재산은 하위 50퍼센트의 재산과 같다.

경제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Adam Smith)는 부의 원천이 노동(勞動, labour)이라고 밝혔다. 그 말대로라면 일을 하면 부유해지고, 일을 안 하면 가난해진다. 그런데 현실은 그와 다르다. 안타깝게도 두 사람이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도 임금이 다른 경우를 많이 본다.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의 노동 성과를 훔치는 것이다. 오늘날 동일노동에 대한 임금격차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고 있다. 이러한 부조리를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보이지 않는 경제학』에서는 국가의 부가 국민의 행복으로 이어지려면 성장 지향의 경제에서 나눔의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국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공유경제’나 ‘사회적 경제’와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상위 1퍼센트가 아닌 나머지 99퍼센트를 위한 경제로 전환하면 내수시장이 살아나고 중소기업이 튼튼해진다. 중소기업이 살면 자영업이 살고, 자영업이 살면 중산층이 복원된다. 한국 경제는 커질 만큼 커졌으니, 이제는 양(量)이 아니라 질(質)을 따져야 한다.

달러를 세계 유일의 금본위제 화폐로 만든 브레턴우즈 체제는 왜 무너졌나? 어떻게 달러는 그 후에도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나? 금본위제 시대가 일찌감치 끝났음에도 세계의 중앙은행들이 다량의 금을 비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는 어떻게 일어난 것일까?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왜 나는 세계적 수준에서 지금보다 더 가난해질까? 이 세상은 어떤 구조로 짜여 있고, 어떤 힘으로 움직이는가? 왜 이런 세상이 만들어졌는가?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세상사의 많은 부분이 경제적 기초 위에서 결정된다. 경제는 세상을 보는 창이다. ‘나와 세상의 관계’를 이해하려면 경제를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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