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원전에 가장 가까운 탈무드'는 탈무드의 기원, 체제, 특징을 상세히 설명할 뿐 아니라 탈무드 원전에서 그 정수를 보여주는 90여 개의 절을 가려 뽑아 알기 쉽게 해설한다. 원문을 직접 옮긴 후 그 맥락과 배경을 설명함으로써 탈무드를 처음 접하는 초심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흥미롭고 공감 가는 예화들을 곁들여 랍비들의 가르침을 현대적인 맥락에서 재해석함으로써, 탈무드가 지금 우리가 살아가며 부딪히는 여러 문제들에도 해답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토라(구약성서)와 더불어 유대인이 전한 양대 문화유산으로 꼽히는 탈무드는 그 명성에 비해 방대한 분량과 특유의 난해함 때문에 많은 독자를 좌절케 했다. 낯선 용어와 인물, 무수한 인용과 축약, 모순된 의견 대립으로 가득한 탈무드 원문은 마치 수수께끼 선문답이나 해독 불가능한 암호문처럼 보인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탈무드는 이제까지 재미난 우화나 가벼운 처세훈을 담은 책처럼 소비되었다. 이 책은 그러한 오해를 불식하고, 탈무드 독서의 친절한 안내자가 되어줄 것이며, 고대 유대인의 삶을 인도했던 랍비들의 지혜를 새롭게 되새겨 오늘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해줄 것이다.

탈무드에는 문제에 대한 정답이란 없으며, 모든 페이지는 이의 제기의 연속이다. 제시된 모든 주장은 도전받고 비판받으며, 어떠한 것도 당연시되지 않는다. 심지어 신에게 맞서며 “왜?”라고 묻고 “아니요!”라고 반론하는 것이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로 간주된다. 저자들은 이 책의 독자에게도 마찬가지의 경건한 불경을 권한다. 탈무드 원문이 우리에게 어떤 삶의 교훈, 도덕적 의무를 권할 때 우리는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그 교훈이 원문에서 도출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결론인가? 그것을 지금 여기의 문제들에 적용할 수 있는가? 우리가 처한 특정한 상황에 대해 랍비들은 뭐라고 이야기할 것인가? 그렇게 행간의 의미를 곱씹으며 수면 아래로 침잠할 때 우리는 탈무드의 바다가 간직한 진정한 보물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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