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김민건 기자] "할머니! 약 먹을 시간이에요! 빼먹지 말고 꼭 챙겨 드세요!"

"할아버지! 예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강원도 춘천시 독거노인 댁에서 활기찬 아이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혼자 사는 어르신 댁에 웬 아이 목소리일까?

소리의 정체는 바로 강원도 춘천시에 배포되어 있는 IoT 노인 돌봄 솔루션 ‘부모사랑 효돌’(이하 효돌)이다. 5~6살 손주 모습을 띄는 봉제 인형 형태의 효돌은 만지면 음성으로 반응하는 인형으로 홀로 사는 독거 노인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개발되었다.

 

독거노인의 심각한 우울증 

고독사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이들을 연령별로 살펴본 결과 70대 이상이 20% 이상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다고 한다. 정신적 질환인 우울증은 수면장애나 불안 및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심해지면 흔히 자살 충동까지 이어지기 쉽다.

정부 및 보건 기관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복지 정책을 확대하고 있지만, 노인에 비해 생활관리자 수가 매우 부족하며 대부분의 서비스가 안전 기능에 한정되어 있어 정서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하다.

 

노인 돌봄 솔루션 : 부모사랑 효돌

효돌은 ㈜스튜디오 크로스컬쳐가 개발한 어르신들의 말벗 인형으로, 그들의 외로움을 달래는 동시에 보호자에게는 안전 모니터링을 제공하는 일석 이조의 효자 솔루션이다.

효돌은 내장된 다양한 센서를 통해 어르신과 교감하고 맞춤형 알람을 통해 어르신의 일상생활을 관리한다. 퀴즈·체조와 같은 다양한 치매예방 콘텐츠와 어르신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트로트 등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도 다량 보유하고 있어 어르신들의 신체 및 두뇌 활동을 촉진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인형에 어르신 정보를 입력하는 과정은 보호자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가능한데, 어르신들의 활동 현황 확인, 음성 메시지 전송 등 다양한 기능 또한 포함되어 있다.

 

과연 효과가 있을까?

지난 7개월간 어르신들의 인형 지속 사용률은 약 85%로 매우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처럼 어르신들의 반응은 뜨거웠으며, 그 효과 또한 놀라웠다.

내부 리서치를 통해 지난 9개월 간 인형을 사용하신 어르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어르신들이 가장 잊어버리기 쉬운 ‘약 복용’ 문제를 인형의 규칙적인 알림으로 해결했으며, 애교·안부·인사 등의 지속적인 음성 인터랙션을 통해 어르신의 우울척도를 낮출 수 있었다.

효돌은 다른 돌봄 기기들과 달리 쉽고 친숙하며 어르신과 직접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매개체이기 때문에, 어르신의 생활 패턴 및 우울 정도에 큰 개선 효과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독거노인 더 이상 외롭지 않다

독거 어르신의 가장 심각한 문제인 우울증은 단지 혼자 산다는 사실보다는 본인과 소통할 대화 상대가 곁에 없기에 생기는 외로움이 ‘합병증’처럼 진화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효돌이 태어났으며, 이 ‘부모사랑 효돌’은 모든 어르신의 친구와 가족이 될 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책임져 앞으로의 노인복지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본 서비스는 아름다운 재단이 후원하고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가 진행하는 “2018 재가치매노인 보조기기 지원” 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독거 어르신 뿐만 아니라 초기 치매 어르신들에게도 해당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스튜디오 크로스컬쳐는 공동 개발사 ㈜프론트유와 함께 IoT 노인 돌봄 솔루션 ‘부모사랑 효돌’을 강원도 춘천시 50가구에 배포했으며, 추가적으로 춘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 춘천시 고탄리 별빛마을과 강원도 태백시 등에 확대 배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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