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테러, 요구 관철시키기 위한 반정부 시위는 여전

70억 명이 숨 쉬고 있는 지구는 매시간 사건사고가 발생한다. 아주 먼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아주 먼 미래에도 다사다난(多事多難)은 인간이 지구에서 숨 쉬고 있는 한 당연한 일일 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많은 사건들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났다. 굵직굵직한 사건들로 2013년을 돌아본다.

1월-이슬람 무장세력, 인질극 벌여
1월16일 이슬람 무장 세력이 알제리 인아메나스 천연사막 가스시설을 공격, 수십 명의 외국인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여 알제리군이 이를 공격, 37명이 숨졌다. 인질로 잡힌 외국인들은 미국인과 영국인, 프랑스인, 일본인, 노르웨이인, 필리핀인, 루마니아인 노동자들이었다.
사건 당일 무장 세력이 가스전 근로자들의 출근 버스를 처음 공격한 데 이어 천연가스 생산시설과 근로자 거주공간을 점거해 수백 명을 인질로 삼았다. 이들은 다음날 차량 5대에 인질 35명을 나눠 태우고 탈출을 시도했으나 알제리군의 헬기 공격으로 실패했다. 이후 알제리군의 3일 동안의 인질 구출작전 끝에 인질극은 마무리됐다.
이슬람 무장단체는 이번 인질극이 시작에 불과하다며 프랑스 등을 대상으로 또 다른 테러를 감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크타르 벨모크타르의 대변인은 “인아메나스 유전시설 사태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프랑스와 유대인들, 그 밖의 관련 국가들이 말리 북부 이슬람인들에 대한 공격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질극의 무리한 구출작전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1990년대 이슬람 반군과 내전을 겪은 알제리는 이번 인질사태 처음부터 테러리스트들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며 특수부대와 헬기 등을 투입해 진압작전을 폈다.

2월-598년 만에 교황 자진사임
2월11일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성명을 통해 “28일 오후 8시에 퇴위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고령으로 더는 교황직을 적절히 수행하는데 적합하지 않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이유를 밝힌 교황은 “이 일의 심각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 교황직에서 퇴위한다는 것을 완전한 자유의지로 선언한다”며 자신의 의지에 따른 퇴위라고 강조했다.
독일 남부에서 태어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951년 사제 서품을 받고 1977년 뮌헨 대주교로 발탁된 뒤 4개월 후에 50세의 나이로 추기경에 올랐고 지난 2005년 4월에 265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자진사임 이후 한 달 여 만에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미사에서 콘클라베 공식 일정이 시작, 이틀 동안 다섯 차례의 투표 끝에 아르헨티나 출신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새로운 교황으로 선출됐다. 제266대 교황의 즉위명은 프란치스코. 세계에서 가톨릭 신자가 가장 많은 라틴아메리카 중에서도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아르헨티나 가톨릭교회의 현대화를 이끈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는 프란치스코는 첫 비유럽권 출신 교황 탄생이었다.
청빈의 대명사로도 불리는 그는 평생 기도와 고행을 통해 봉사하는 생활을 실천, 대주교 직에 오른 뒤에도 운전기사를 따로 두지 않았으며, 대주교 관저 대신 작은 아파트에서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가 어려운 이들을 도우며 ‘빈자의 아버지’라고 불리기도 했다.

3월-‘풍운아’ 차베스 대통령 끝내 사망
암투병 중이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월5일 끝내 별세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은 “암투병 중이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5일 오후 4시25분(현지시간)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7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14년 동안 장기집권한 차베스 대통령은 최근 2년 동안 암 치료를 받아 왔다. 지난해 12월 암 수술을 받은 이후 취임식도 연기한 채 사람들 앞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동안 쿠바에 머물며 암 치료를 받아온 차베스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건 2월15일. 베네수엘라 정부가 딸과 함께 쿠바의 한 병원 침상에서 찍은 차베스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리고 사흘 후 전격 귀국했고, 이를 두고 각종 추축과 관측들이 난무했지만 결국 보름 만에 사망했다.
1998년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차베스는 1999년 베네수엘라 최연소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당시 그의 나이 44세. 헌법 개정을 통해 2000년 재선된 차베스는 2002년 쿠데타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가 살아남은 뒤 한층 더 강력한 권력을 휘둘렀다. 이러한 차베스에 대한 평가는 양분됐다. 외교적 측면에서는 자주와 고립으로 엇갈렸고, 자국 정치에서는 빈민 구제자와 독재자라는 평가로 나뉘었다.

4월-피로 얼룩진 보스턴 마라톤 대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는 10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세계 최고 권위의 마라톤 대회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 보스턴 마라톤 대회가 피와 비명으로 얼룩지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4월15일 개최된 ‘2013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코플리 광장 근처 결승선 직전에서 두개의 폭탄이 터져 3명이 사망하고 26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 특히 이번 사건이 압력솥을 이용한 테러로 밝혀지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건은 우승자가 결승선을 통과한 지 3시간 가까이 오후 2시50분경 발생했다. 1차 폭발이 일어나고 약 20초 후에 두 번째 폭발이 발생했다. 대회에 참가했던 이들은 “많은 사람이 쓰러졌다”, “피를 흘리는 사람들이 많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폭발물의 정체는 이튿날 밝혀졌다. FBI는 폭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압력솥으로 보이는 잔해를 발견해 수사했다. FBI는 기자회견을 통해 “폭발물을 넣은 압력솥들이 검은색 가방에 담겨 보스턴 마라톤 결승선 주변 도로에 놓여 있었다”면서 “이 가방 안에는 압력솥뿐만 아니라 못, 금속, 쇠구슬 등도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체첸 출신 이슬람 교도인 차르나예프 형제였다. 수사 당국은 이날 메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 워터타운으로 도주한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용의자 조하르 차르나예프를 생포했다. 차르나예프는 한 주택 뒷마당에 놓인 보트 안에 숨어 있다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형 타메를란은 경찰과의 추격 도중 숨졌다. 조하르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폭탄을 터뜨려 사상자 250여 명을 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5월-나이지리아에서 ‘아기 생산 공장’ 적발
5월15일 해외언론은 “나이지리아 경찰이 어린 소녀들을 임신시켜 이들이 낳은 아기들을 매매하려 했던 여성을 추적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경찰은 동남부의 한 주택을 급습해 임신한 소녀 6명을 구출하고 이번 범죄조직에 가담한 남성 2명과 여성 용의자 1명도 검거했다. 나이지리아 경찰에 따르면 구출된 소녀들은 모두 23세의 한 남성에 의해 임신했다고 진술했다.
에베레 아마라이주 경찰 대변인은 “여성들이 출산 후 돈을 주겠다는 범인들의 꾐에 빠져 가옥으로 유인됐다”며 “조사가 진행되면 여성들이 어느 지역 출신이며 어떻게 임신하게 됐는지 등 상세한 내용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 앞서 동남부 이모주에서도 범죄조직을 적발하고 14∼17세의 소녀 11명과 17명의 신생아를 구출하기도 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지난 2011년에 처음으로 아기 생산 공장이 적발돼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린바 있다. 나이지리아 경찰은 당시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2명과 17명의 어린 소녀와 범죄조직을 적발했다. 당시 경찰 조사에 따르면 소녀들은 출산하면 200달러(한화 약 22만 원)를 약속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네스코는 나이지리아에서 부패와 마약거래에 이어 인신매매가 세 번째로 만연해 있다고 분류하고 있다. 또한 중국과 함께 EU로의 인신매매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나라 중 하나라며 이러한 인신매매 희생자 중 상당수는 성매매를 강요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인신매매방지기구(Naptip)은 지난 2011년 나이지리아 아기들이 한 명당 6,400달러(약 710만 원)에 팔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6월-브라질, 월드컵 반대 시위로 몸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의 나라 브라질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월드컵 개최를 취소하라”는 반정부 시위에 몸살을 앓고 있다.
6월 초 버스 요금 10% 인상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한 시위는 과도한 공공 지출과 공직 부패, 물가 상승과 민생난에 대한 항의로 번지고 있다. 브라질에서 이 같은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군부독재 직후인 1992년 이후 20여년 만에 처음이다.
내년에 열리는 월드컵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막대한 건설비용이 소요된 것에 대한 비난도 거세다. 1950년 이후 64년 만에 브라질에서 열리는 2014년 월드컵은 6월12일부터 7월13일까지 12개 도시로 나뉘어 펼쳐진다. 개막전은 상파울루, 결승전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다. 이 대회는 역대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대회가 될 전망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서 2014년 월드컵 예산은 280억 헤알(약 14조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에 발표한 255억 헤알 보다 10%가량 늘어난 규모다. 2002년이나 2006년 대회와 비교하면 3배, 2010년 대회보다는 4배 많은 규모다.
호세프 대통령은 “많은 국민들이 브라질 국기를 흔들고 국가를 부르며 더 나은 국가를 위해 싸우고 있다. 오늘 아침 브라질은 더욱 강한 나라로 깨어났다”면서 시위를 반기면서도 폭력 시위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호세프 대통령은 “소수에 의해 저질러지는 일부 폭력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7월-영국 ‘로열베이비’ 탄생, 전세계 축하 봇물
7월22일 영국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부부의 첫 아들이 태어났다. 이날 런던 버킹엄궁 앞에는 미들턴 왕세손비와 윌리엄 왕자의 ‘로열 베이비(Royal Baby)’ 출산 발표문이 세워졌다. 발표문에서는 “왕세손비 전하가 오늘 오후 4시24분 아들을 출산했다. 왕세손비 전하와 아들 모두 건강한 상태”라고 전했다.
윌리엄 왕세손 부부의 첫 아이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3대손 직계 장자로서 왕위 계승서열 3위에 올라 할아버지 찰스 왕세자와 아버지 윌리엄 왕세손에 이어 장차 영국 왕위를 물려받게 된다. 윌리엄 왕세손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다”고 기쁨을 전했다.
축하도 봇물을 이뤘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출산소식을 듣고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영국 전역과 영연방 시민들 모두 출산을 축하하며 왕세손 부부의 행복을 기원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부모가 된 행복과 축복을 기원한다”면서 “아이는 양국관계에 약속과 기회가 드리운 때에 세상에 나왔다”고 축하했다.
로열베이비의 이름은 ‘조지 알렉산더 루이스’로 알려졌다. ‘조지’는 영국 왕실 역사에서 모두 6명의 왕이 사용한 이름이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아버지 역시 같은 이름이었다.

8월-시리아 정부, 민간인에 화학무기 공격
8월21일 시리아에서 내전 발발 2년 6개월 만에 화학무기를 사용한 최악의 참사가 빚어졌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24일 “화학무기 공격으로 355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8월21일 오전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정부군이 다마스쿠스 동쪽 외곽도시인 구타 지역에 전투기 폭격과 로켓 공격을 여러 차례 감행했으며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현지 활동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시리아 정부는 이날 오전 국영방송을 통해 반정부 단체들의 주장에 적극 부인했다.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반군 측의 주장은 전부 거짓말”이라며 “정부가 그런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경없는 의사회 얀센스 국장은 “국경없는 의사회가 문제의 증상 원인을 과학적으로 확인할 수 없고 화학무기 공격이 누구의 소행이라고 특정할 수도 없다”면서도 “환자 증상, 단시간에 환자들이 쏟아져 들어온 점, 환자 발생지, 의료진과 응급요원의 감염 등 역학적인 전개 방식에서 볼 때 신경독성 물질에 신체를 많이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태로 시리아 정부는 국제사회의 맹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프랑스와 영국, 터키, 아랍연맹 등이 유엔 조사단의 즉각적인 조사 착수를 촉구한 가운데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에서 “유엔 조사단이 화학무기 공격 의혹을 조사하고 실태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9월-무장괴한들 케냐 쇼핑몰 테러, 무차별 살상
9월21일 낮 10∼15명의 무장괴한들이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케냐 부유층과 외국인들이 밀집한 웨스트랜드의 웨스트게이트 쇼핑몰에 들이닥쳤다. 테러범들은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하면서 무차별 살상을 자행했으며 쇼핑객들을 인질로 잡고 군경과 대치했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9월24일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진압 작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민간인 61명과 보안요원 6명이 사망하는 등 모두 24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힌 케냐타 대통령은 또 “테러범 5명이 사살하고 11명을 검거됐다”고 전했다. 사망자 가운데에는 한국인 여성도 1명 포함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사망한 강 씨는 영국인인 남편을 따라 주말에 나이로비 번화가의 쇼핑몰을 찾았다가 무장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 중 목숨을 잃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테러 사건은 지난 1998년 나이로비와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주재 미국 대사관에 각각 폭탄테러가 발생해 약 220명이 사망한 이래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이민간인 희생자들의 상당수가 외국인인데다 테러범들 또한 미국, 영국 등 다국적팀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져 아프리카에 이슬람 급진주주의자들의 테러가 확산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케냐와 소말리아 정부는 알샤바브 반군 등 아프리카에서 준동하는 테러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더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0월-메르켈 독일 총리, 美에 10년 간 감청
10월26일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미국 첩보 당국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를 10년 이상 장기 감청했다”고 보도했다. 슈피겔은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 번호가 미 국가안보국(NSA)의 감청 표적 명단에 ‘GE 메르켈 총리’로 표시됐다”고 미 기밀문서를 토대로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야권 정치인 시절인 2002년부터 10년 이상 NSA의 감청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슈피겔은 또 올해 6월18∼19일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후 최초로 베를린을 국빈 방문하기 직전까지도 NSA 감청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었다고 전했다.
슈피겔이 입수한 기밀문서에 따르면 NSA는 수도 베를린 중심가의 미국 대사관에 합법적으로 등록되지 않은 스파이 지부를 차리고 첨단장비로 독일 정부 청사를 감청했다. 또한 프랑크푸르트에서도 또 다른 독일 감청 지부를 운영했다. 슈피겔은 “이 기밀문서는 이 같은 비밀 지부의 존재가 드러나면 미국의 대외 관계가 심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NSA와 미 중앙정보부(CIA)는 또 세계 80여 개 지역에서도 비슷한 무단 감청 시설을 뒀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여기에는 파리, 마드리드, 로마, 프라하, 제네바 등 유럽 주요 도시 19곳이 포함됐지만 그 외의 지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11월-필리핀을 집어삼킨 태풍 하이옌
11월8일 발생한 최대풍속 시속 379㎞의 태풍으로 필리핀이 생지옥으로 변해가고 있다. 26일 현재까지 공식 집계된 사망자 수만 해도 5,200여 명이다.
필리핀 방재기구는 “태풍 ‘하이옌(Haiyan)’으로 인해 중부 레이테섬, 사마르, 세부 등지에서 모두 5,200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태풍으로 필리핀 국내총생산(GDP)의 5%가량이 증발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조에이 살세다 유엔 녹색기후기금 의장은 13일 “필리핀 경제가 하이옌에 약 6,040억 페소(14조 8,200억 원) 규모의 피해를 봤다”면서 “하이옌 피해지역의 복구비용이 ‘온도이’, ‘페펭’ 등 종전의 대형 태풍 당시 소요된 복구 재원의 3배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앞서 유엔과 적십자 등 국제기구들은 레이테 주 타클로반에서는 2,000명 이상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전체 사망자도 1만 명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12일 당시 “현재 입수한 사망자 수는 약 2,000명 정도”라며 1만 명은 부풀려진 수치라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인한 피해 복구를 위해 국가재난사태도 선포했다. 그는 “필리핀 국가재난사태 선포를 통해 생필품과 관련 서비스의 가격을 안정시키고 긴급 복구비용도 신속하게 마련해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187억 페소(약 4,580억 원)의 재난 복구비용을 마련해두고 있다. 특히 피해가 큰 사마르와 레이테의 고통을 완화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이 3억 달러(약 3,217억 5,000만 원) 규모의 지원금 마련에 나서는 등 세계 각국·국제기구가 필리핀 국가재난사태 지원에 나선 가운데 한국도 500만 달러 지원을 결정했다. 미국은 구호작업을 위해 항모 조지워싱턴 호와 수송기 80여 대를 급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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