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개발 기술력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

 

[고팍스 이준행 대표]

(위클리블록체인 2호=임정빈 기자, 이선규 기자) 현재 정부의 암호화폐 거래 및 거래소에 대한 규제가 있는 가운데, 블록체인에 대한 개발을 계속해서 발전시키고자 하는 거래소가 있다. 젊은 대표와 임직원들로 이루어진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는 그들만의 기술을 키우고, 믿을만한 보안으로 거래소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들을 그들만의 심사기준을 통해 상장하고 있다. 자신들만의 자체 개발 기술력으로 한국에서는 물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가는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 이를 운영하는 스트리미 이준행 대표를 만나 인터뷰했다.

 

먼저, 대표님과 임직원분들 학력에 대해 세간에 관심이 대단하다. 전공은 무엇이었는지 또 어떻게 블록체인 사업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하버드 대학교에서는 역사공부를 했습니다. 사상사를 처음 공부했지만 나중에는 경제사를 공부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블록체인 사업을 시작하면서는 블록체인에 대해 더 잘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증권이라는 것이 등장하면서 은행들이 발전하고, 발행을 조절했지만, 블록체인이라는 것은 발행인이 컨트롤 할 수 없는 자산이며, 그 속에는 정당성이라는 것이 있었고, 이런 부분에서 재미를 느껴 블록체인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수도원을 갈까 신부가 될까도 생각했던 시절이 있을 정도로 원래는 고민이 많은 청년이었습니다. 여러 군데 시험을 보면서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 그 중 합격된 곳이 ‘맥킨지’였습니다. 그래서 맥킨지에서 컨설팅일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음식점에 투자하시게 되면서 맥킨지를 그만두고 아버지를 도와 처음으로 식당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맥킨지에서는 휴가를 줬지만, 겪어보니 맥킨지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고, 운영하던 식당도 점차 안정되었습니다. 그 시기, 펀드회사 그로스 캐피털에서 일하던 친구가 같이 일하자고 해서 일을 같이 하게 되었는데, 아버지 식당을 도우면서 자본금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내가 스스로 회사를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2014년 비트코인을 발견하면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초창기 멤버는 몇 명이었나?

처음에는 4명이었고, 출근하는 사람은 저를 포함해 2명이었습니다. 그러다 초등학교 친구인,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다국적 회계 감사 기업)에서 일하던 친구가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한국으로 들어와 일을 하다 쉬고 있었는데, 그 친구에게 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해서 같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초창기 멤버는 5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고등학교 후배인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개발자라서 함께 일하자고 부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학을 전공한 친구는 원래 사업에 생각이 없던 친구였지만 설득해서 같이 일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임직원이 어느 정도 되나. 또 경영자로서 인원고용에서 오는 힘든 점이나 괴리감이 있을 것 같다.

지금 총 인원은 70명 정도입니다. 인원고용에 대해서는 철학이 따로 있습니다. 100명 이상의 조직을 만들 계획인데, 사람투자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블록체인 개발자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고용하기가 힘듭니다. 면접을 6~7시간 정도 보고 어렵게 채용해서 개발자들을 트레이닝 시키고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반면에, 개발자들은 ICO에 관심이 많아서 코인을 준다고 하면 솔깃해하는 개발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같이 고생했던 친구들 중에서도 몇몇은 토큰 때문에 회사를 옮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직도 인력고용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고팍스 홈페이지 사이트]

개발자들이 ICO에 대한 토큰 때문에 많이 이직한다고 했다. 스트리미도 토큰을 개발하면 되는 부분 아닌가?

지금 현재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이해상충의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거래소를 하면서 그 거래소에 내가 개발한 코인이 올라가있으면 좀 이상할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따로 분리시켜 하더라도 제대로 된 아이템으로 하고 싶습니다. 아직은 ICO에 대한 의문점이 많고 궁금증도 많기 때문에 더 연구한 후 시도하고 싶습니다. 사업보다는 신뢰가 우선이라고 생각하며, 모든 일의 비즈니스에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회사가 잘되고 못되고를 떠나 내 자신의 신용을 잃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두려운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ICO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은 연구를 통한 중요한 부분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상화폐라는 사업은 프로토콜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어플리케이션 사업은 조금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어플리케이션에서는 여러 경쟁사가 있을 수밖에 없고, 거래소가 어플리케이션에 속하기 때문에 거래소를 운영하는 일 역시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은 거래소에 좀 더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거래소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수수료 외 수익이 있나?

지난 4월부터는 주된 수익이 수수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수수료율이 적기 때문에 그 차이가 지난 달 대비 50%정도 오른다면 지출 비용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또 저희 거래소는 상장 수수료를 받지 않습니다.

 

고팍스만의 상장 심사기준이 있다고 들었다. 심사기준은 어떻게 되나?

상장 심사기준은 별도로 만들어져 있는데 그것을 쉽게 요약하면, 기술의 펀더맨탈(fundamental)입니다. 블록체인 산업에서의 펀더맨탈은 철학과 기술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의 특징을 가장 잘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보기보다 코인들은 블록체인의 특성을 가지지 않는 것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옛날의 닷컴버블 때의 여러 회사들처럼 회사를 차려놓고 그냥 흐름에 따라 운영하는 회사가 많았듯이, 현재도 그런 코인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블록체인으로 하는 비전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력과 그 팀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기술력들은 코인의 오픈소스들과 코드를 보고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이 토큰 이코노믹스(token economics)입니다. 예를 들어, (다른 업체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S라는 가칭 코인이 우리 거래소 기준으로는 상장할 수 없는 토큰이라고 가정합니다. 그 이유는 토큰 이코노믹스에서만 보더라도 마켓캡에서 굉장히 작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코인들은 서큘레이팅 서플라이(circulating supply)에서 시세 조정하는 것이 아주 쉽기 때문에 거래소에 상장하게 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더해 외부 API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조절한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스타트업인데 투자받은 회사가 돋보인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먼저, 지난 2015년 6월~7월은 금융권들이 블록체인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던 때입니다. 몇몇 외국은행들이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기였고, 그 당시 국내에서는 신한은행이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인큐베이터 사업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인큐베이터에 합격해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고, 블록체인 부문에서 1등으로 수료하면서 블록체인 업체로 선정되었습니다. 그 해 12월 투자를 받게 되었는데, 신한은행과 관계기관에서 약 6억 원 정도를 투자받았고, 또한 1등한 기업에 한해 홍콩에서도 이름을 알릴 기회가 있었습니다.

다른 투자 회사로는 블루 포인트라고 우리나라 벤처 1세대분이 운영하시는 기업으로, 테크 위주로 투자하고, 현재는 텍스 운용사이기도 합니다. 회사에서는 1억 원 정도 투자받았으며, 텍스 관련해서는 포인트로 투자받게 되었는데, 이것은 외국진출자금으로 쓸 수 있어 해외 마케팅이나 컨퍼런스 비용으로 쓸 수 있었습니다.

또 아이스기라고 우리나라에 알리페이 사업을 하는 회사가 있는데, 그곳에서도 5억 원 정도 투자를 받았습니다. 그 외에도 전략투자가치, 중국의 완샹그룹에서도 투자를 받았습니다.

특히 미국의 디지털 커런시 그룹이라는 블록체인 회사에서는 계속해서 투자를 해줬는데, 감사하게도 먼저 연락이 와서 투자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 회사는 전 세계 우수한 블록체인 회사에 투자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업들이 스스로 찾아와 투자하겠다는 이유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 것 같나?

2015~2016년 당시 블록체인 기업들이 고팍스 기술팀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 했었는데, 그 때는 비트코인이 침체기였습니다. 생각해보면 그 때, 우리 팀원들의 학벌이 좋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나 금융쪽에서 공부한 개발자들이 있다는 것을 신기해했습니다. 또, 처음 진행했던 사업인 외환송금 모델이 다른 기업들에게는 흥미로운 사업이라고 인식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생각했던 외환송금 모델의 핵심은 비투비(B to B)로 은행이나 금융기관들에게 코인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은행이나 금융기관이 KYC(Know Your Customer)한 물량을 받아 비트코인을 사고, 거기에 라이선스와 협력자를 얹어 이체하는 트레이딩 모델이었습니다. 이 모델의 큰 의미는 투명성을 강조한 비트코인을 시장에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모델을 좋게 본 기업에서 미리 알아보고 투자를 해준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한국에서는 라이선스 및 전체적인 문제로 출시하지 못했지만, 홍콩에서는 2017년 1월 라이선스를 받고 모델 사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고팍스 닷컴이 외국 사이트로 출시된다고 하던데?

외국사이트로 출시되는 고팍스는 가상화폐 간(crypto to crypto)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입니다. 글로벌 사이트이며, 외국인을 회원으로 받을 수 있는 사이트입니다. 비거주자 회원가입이 가능하며 한국에 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고팍스 닷컴은 원화마켓은 없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만 공유가 가능하며, 한국인은 가입이 불가능합니다. 한국 가이드라인을 어기지 않는 범위에서 당당하게 운영하고 싶어서 한국에 법인을 두고 시작할 계획입니다.

비트코인 마켓을 활성화시키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한국 사이트에서는 거래량이 거의 없는 편이기 때문에 외국에 사이트를 열어 활성화 시키는 것이 목적입니다.

예를 들면, 김치 프리미엄의 경우인데, 제가 만약 비탈린이고 내가 가진 이더리움을 팔고 싶다고 해서 한국 거래소에 팔았다고 가정할 때, 원화로 바꿀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외국 사이트에서 원화마켓은 열려있지 않지만 외국 거래소에서는 가격이 좀 더 높은 것으로 팔 수 있고, 비트코인으로 바꿀 수 있는 장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고팍스는 현재 실명인증 가상계좌를 사용하고 있나?

지금은 법인 계좌를 쓰고 있습니다. 은행 실사를 모두 통과하고 법적인 공문도 보냈지만, 은행에서는 가상계좌를 주고 있지 않습니다. 4대 메이저 거래소는 모두 가상계좌를 받았지만, 기준이 없다는 것이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정말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가상계좌를 받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키사(KISA,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한 보안검사 중간점검에서도 1등을 했었고, 백명훈 이사님의 도움으로 보안에서는 크게 발전했고, 지금도 계속해서 발전 중입니다. 그래서 더 가상계좌 발급이 안 되는 이유에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백명훈 이사는 언제부터 참여하시게 되었나?

작년 9월부터 참여하셨습니다. 우리 거래소는 2015년에 펀딩을 받고 2016년 외국에서 투자를 받으면서 펀딩 지분투자를 알아봤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거래소들이 해킹을 당했고, 예전 한 거래소에서 일했던 분을 만나게 되면서 실력자들을 수소문하며 찾아 다녔습니다. 거래소에는 엔진이 가장 중요한데, 엔진을 만드는 사람이 실제 DB를 만들어 본 사람이어야 하며, 그런 사람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개발진을 계속해서 뽑았고, 외국 오라클에 있던 분들도 수소문했지만, 당시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든 생각은 개발진도 중요하지만 보안도 그만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그쪽 분야에서 뛰어난 분들을 수소문했습니다. 백이사님이 보안에서는 가장 유명한 분이라고 소문이 나있어서 계속해서 찾아다녔습니다. 처음에는 고민하시고 피하셨지만 나중에는 결국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법무팀을 만나게 된 것도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호사 분들은 프로세스를 관리해주시고, 우리가 시행하고 있는 운영기준이 제대로 되어가고 있는지 확인해주고, 대관업무를 하고 계십니다.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방식이 증권거래소 방식과 비슷한 부분은 없듯이, 가상화폐가 기존 돈이 아니기 때문에 운영 기준은 새롭고 달라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법무팀을 따로 두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위클리 블록체인 매거진’ 발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블록체인 매거진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저변확대와 특히, 이해당사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산업에서 수준 있는 저널리즘이 있어야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블록체인이 잘 될지는 모르지만 저는 블록체인이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 산업에 들어온 한 사람으로서, 이런 저널리즘이 업에 대한 수준을 더 높여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책을 만드시는 분들, 사업을 하시는 분들, 그리고 투자하시는 분들 모두 정보를 알아야 의사결정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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