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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
  • 최명진 교육 편집위원
  • 승인 2018.08.0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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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244호=최명진 교육 편집위원) 민주주의를 제도화하고 내면화하는 사회과정으로서의 민주화에 대해서는 여러 이론들이 경합해 왔다. 여기에는 거시적 접근과 미시적 접근이 존재한다. 먼저 거시적 접근에는 경제가 발전하면 민주주의를 성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시되었다. 역사적으로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사이에는 여러 변수들이 매개되어 있는데, 산업화는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조직화를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시민사회의 성장 또한 촉진시킨다고 볼 수 있다.

 

영국의 유명 시사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는 2017년에 전세계 167개국을 대상으로 민주주의 상태를 분석하여 ‘민주주의 지수 (Democracy Index 2017)’를 발표했다.

민주주의 지수를 평가하는 지표로는 선거의 과정과 다양성, 정부의 기능, 정치 참여, 정치 문화 그리고 시민 자유의 5가지가 적용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총합 점수 8점 이상은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6점 이상 8점미만은 ‘결함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 4점 이상 6점미만은 '혼합형 체제, 4점미만은 '권위주의 체제'로 분류하였으며 노르웨이는 10점 만점에 9.87점이라는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고, 북한은 불과 0.58점을 획득하여 최하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차지하였다. 대한민국은 8.0점을 얻어 아시아권에서는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하였고, 이 점수는 2016년에 비해 상승 (7.92→8.0)한 것인데, 이코노미스트 측에서는 “한국은 2016년에 공금 횡령 등의 부정 혐의가 드러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과 파면에 이르게 한 군중집회 (촛불집회)에 힘입어 2016년보다는 순위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민주주의지수 통계

우리가 얻은 8점은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의 하한선 (8점)에 도달한 것이지만 이코노미스트지에서는 결함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하였으므로 일단 이코노미스트지의 평가를 따르기로 한다. 다만, 2017년에 최초로 우리나라가 완전한 민주주의에 해당되는 높은 점수를 획득하였음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지수는 아시아에서는 최고이고 (대한민국 20위, 일본 23위) 미국 (21위)보다 앞선 수준이다.

2017년도 167개국의 민주주의 지수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노르웨이 등 19개국 ‣결함 있는 민주주의 국가-대한민국 등 57개국 ‣혼합형 체제-알바니아 등 39개국 ‣권위주의 국가-코트디부아르 등 52개국

 

민주주의의 가치

민주주의 체제에 대해서도 불합리성이나 불완전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존재하고 있기는 하지만, '최고의 사상이 아닌 최선의 사상’을 추구하는 민주주의 체제를 당장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은 등장하고 있지 못하며 여전히 민주주의는 인류의 밝은 미래와 대다수의 복지실현을 위한 가장 좋은 정치체제로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민주주의 국가는 다른 체제국가에 비해 상호분쟁이나 인도주의적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것은 인류에게 보다 평화로운 미래를 가져다줄 수 있다.

민주주의는 다수 국민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복잡성과 예측불가능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가 도리어 민주주의 국가체제가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 견고함을 유지해 주고 있기도 하다. 특히 정보화 사회에 들어선 이후에는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복잡성과 예측불가능성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데, 그러한 와중에 많은 독재정권이나 권위주의 정권이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민주정권은 튼튼히 유지되고 있음은 민주주의의 상대적 우위성을 증명해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역설적이지만, 누가 보아도 비민주국가인 곳에서 도리어 나라이름에 민주라는 명칭을 즐겨 사용한다는 사실에서 민주주의 우월성을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대표적인 독재국가들로는 다음과 같은 나라들이 있다.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일당 독재국가) ‣콩고민주공화국 (공화제 국가) ‣동티모르 민주공화국 (의회 공화제 국가) ‣네팔연방 민주공화국 (공화제 국가) ‣라오 인민 민주공화국 (일당 독재국가) ‣스리랑카 민주사회주의 공화국 (이원집정부제 공화국가) ‣알제리 인민 민주공화국 (이원집정부제 공화국가) ‣상투메 프린시페 민주공화국 (의회공화제 국가) ‣에티오피아 연방 민주공화국 (의회공화제 국가)

 

2·28 대구, 민주주의의 뿌리 기념공연

지구촌 민주주의의 현 주소

민주주의는 점차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세계 192개 국가 중 119개 국가에서 선거에 의한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있으며, 전세계 인구의 44%가 89개 자유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19%가 제한적 자유만이 보장되는 54개 국가에 살고 있으며, 37%(24억명, 49개국)는 기본적인 정치적 권리와 시민의 자유권을 박탈당한 채 살고 있다.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치체제와 더불어 국민들도 민주적이어야 한다. 국민들이 민주적이라는 말은 국민들 스스로가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신의 권리를 소중하게 여길 수 있도록 계몽되어 있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가령 국민들이 독재자에게 맹목적으로 충성을 다한다거나 지지한다면 민주주의는 유지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국민들의 수준과 의지가 그 어느 체제보다도 중요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민주주의 확산은 단순히 정치체제만을 손보아서 실현되는 것이 아니고 교육과 설득, 그리고 공감작업이 병행되어야 얻을수 있는, 복잡하고도 어려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민주주의 확산과 지속을 위한 조건들

민주주의는 저절로 얻어지거나 유지되는 체제는 결코 아니다. 앞으로도 점점 더 많은 나라가 민주화의 길을 걷게 되겠지만 민주주의가 확산되고 유지되려면 다음과 같은 기본 요건을 충족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1) 독립적인 시민사회 (civil society)의 활성화 : 삶의 가치관, 목표 혹은 이해관계 등이 유사한 시민들이 모여 조직한 다양한 공동체와 기관들을 시민사회라고 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이러한 시민사회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며 민주주의를 유지시키는 바탕이 되고 있다.

시민사회의 예로는, 자선 단체, 비정부 개발 기구, 공동체 조직, 여성 단체, 신앙 관련 단체, 직능 단체, 노동 조합, 자조 집단, 사회 운동, 기업 집단, 연합 및 옹호 집단같은 것들이 있으며 최근에는 지자체와 민간이 공동출자한 법인을 일컫는 제3섹터도 시민사회의 영역에 포함시키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시민사회는 민주주의 유지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민주국가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유지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존재로 자리잡은지 오래이다.

 

2) 장기적인 경제 안정 : 경제가 안정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존속하기가 어렵다.

세계적 경제학자인 Robert Barro는 1997년에 민주주의가 경제성장에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나 경제성장이 민주화를 촉진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고, 폴란드 태생의 미국의 정치학자 아담 프셰보르스키는 민주주의 체제가 장기적인 경제적 안정성 측면에서는 더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파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민주주의가 경제성장과 안정에 무조건 더 유리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성장과 분배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정책이 지속적으로 시행되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주의하여야 하며 국제적인 협력 시스템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3) 강력한 사법체계 : 민주주의의 와해와 혼란을 야기하는 불법행위를 저지할 수 있는 강력하고 독립된 사법체계를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핵심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사법권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가장 중요한 권력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독립성’과 '공정성’이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4) 정치적 반대를 포용하는 문화 :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요건 중 하나는 정치적 견해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는 강제적으로 확산되는 것은 아니며, 시민들 스스로가 자신의 주장 못지않게 다른 사람들의 주장도 소중한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성숙한 풍토가 조성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2015년 9월, 제70차 유엔총회에서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는 포용적 민주주의 (inclusive democracy)라는 용어를 최조로 사용하였는데, 이는 시장 민주주의와 같이 소수 엘리트에 의해 좌우되는 민주주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므로, 원점으로 되돌아가 직접 민주주의적 요소를 가미하거나 권력을 아래로 분산시켜야 하며, 격렬한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선 통합적이고 관용적인 제도를 구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포용적 민주주의를 통하여 시장 기반의 민주주의에서 탈피하여 정치·경제적 불평등 완화, 약자 배려, 관용적 관행 등이 이루어지는 이상적인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5) 빈곤계층에 대한 안전망 : 빈곤계층들도 경제적, 사회적으로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망이 구축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나 사회적인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고, 이로 인하여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회의가 확산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4차산업혁명 초창기에는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 내는 직업보다 사라지게 하는 직업이 훨씬 더 많을 것이 예상되므로,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도 있는 빈곤계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흡수할 완충장치와 제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스위스와 핀란드 등의 북유럽 국가에서 부분적으로 시도되고 있는 기본소득보장제도는 이러한 노력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기본소득보장제도 역시 아직은 장점 못지 않게 여러가지 문제도 일으키고 있으므로 공공근로와 연계한 소득 보장 등, 다양한 시험을 거쳐 계속 혹은 확대 시행이 결정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6) 부패방지 장치 : 부패는 민주주의에 위협을 가져오는 가장 큰 원인이 될 수 있다. 부패는 공정한 경쟁에 대한 신뢰에 손상을 초래하게 되고, 결국 시민간의 믿음과 협력을 와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2009년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은밀하게 오가는 뇌물액수는 연간 1,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하는 만큼, 부패는 그 자체로도 나쁜 것이지만 안정적인 경제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척결되어야 할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제는 부패가 국가단위가 아닌, 글로벌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은 만큼,부패방지를 위해서도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올바른 민주주의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류의 미래

인류는 항상 다양한 위협과 예측 불가능한 변화에 직면하여 살아가고 있다. 특히 이제 막 첫발을 내딛은 4차산업혁명시대는 초연결, 초융합의 시대로서 어느 한 나라의 문제나 돌발행동은 곧바로 전세계 인류에게 생존을 좌우할 정도로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전세계 모든 국가와 시민들이 일사불란한 협력을 한다 하더라도, 어느 한, 두 나라에서 비협조나 일탈행위가 발생한다면 지구온난화를 위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될 수도 있고 이는 결국 인류 전체의 파멸을 가져오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노과학, 생명공학, 인공지능, 신재생 에너지와 같이 인간에게 무한한 행복과 풍요를 가져다 줄 수도 있는 반면, 잠깐의 판단착오나 일탈로 인하여 인류 전체를 멸망으로 이끌 수 있는, 양면성을 가진 기술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으므로 전세계 정부와 인류의 협조와 일사불란함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구촌의 당면 해결과제로 거론되는 15가지 주제는 사실 해답을 찾는 방법이 다 나와있는 문제들이라고 할 수 있다. 기후변화와 물부족을 비롯한 기타 다른 모든 문제들은 과학의 힘을 빌어, 혹은 인간의 협력을 통하여 예방하거나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남은 것은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실행하는 것 뿐인데, 그러한 환경에 가장 적합한 정치형태가 바로 민주주의라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행복을 추구하는 제도이고, 또 형식적으로 다수 국민들의 동의를 거쳐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특징이 있으므로 어떠한 정책을 시행함에 있어 군주제나 기타 다른 정치형태에 비해 국민들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협조를 이끌어 내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민주국가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다양한 시민단체들이 그러한 정책의 시행과 개선에 적극 참여하고 지원함으로써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앞으로 전 지구적인 규모의 사건과 변화가 끊임없이 발생할 것이 확실시되는 지금, 지구촌의 모든 국가가 민주주의 정신에 바탕을 둔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민주국가간의 협력과 합의를 거쳐 지구촌 전체 사람들이 참여하는 문제해결과 성장 모델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어떠한 변화와 위기에서도 인류가 발전을 거듭하고 풍요로운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것이다.

최명진 교육 편집위원  sisamagazine1@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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