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소환하라”, 문재인 사초정국 정면돌파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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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소환하라”, 문재인 사초정국 정면돌파 선언
  • 김길수 편집국장
  • 승인 2013.10.1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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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대통령 죽게 한 행태 되풀이”…검찰 수사 비난하며 친노 결집 승부수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10일 “검찰은 죄 없는 실무자들을 소환해 괴롭히지 말고 나를 소환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어제 “검찰은 짜맞추기 수사의 들러리로 죄 없는 실무자들을 소환해 괴롭히지 말고 나를 소환하라”며 ‘사초(史草) 실종’ 정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광수)가 노무현 정부 인사들을 잇따라 소환하고 있는 가운데 문은 의원은 ‘검찰은 정치를 하지 말고 수사를 하십시오’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검찰의 최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수사는 전임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2009년 ‘정치검찰’의 행태를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이라며 “(e지원) 시스템관리 실무자 1명만 대동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초본과 최종본의 처리상황을 확인하게 하면 초본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의 수정·보완 지시가 있었는지 등 의문이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의원이 침묵을 깬 것은 지난 4일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한마디로 회의록은 있고 ‘NLL 포기’는 없었던 것 아닌가”라고 말한 이후 6일 만이다.

문 의원의 입장 발표는 공교롭게도 검찰이 김정호 전 청와대 기록관리비서관을 소환 조사한 날(10일) 나왔다. 김 전 비서관은 노무현정부 청와대에서 마지막 기록관리비서관을 지냈다. 문 의원은 검찰이 밝힌 ‘봉하 이지원(e知園)’ 시스템상의 대화록 삭제 흔적과 관련, “(대통령의) 보완 지시에 따라 수정 보고를 하게 된, 결재가 끝나지 않은 문서는 이관 대상에서 제외되는 게 당연하다”며 “종이문서 같으면 이미 반려됐을 텐데, 삭제할 수 없게 되어 있었던 이지원 시스템 때문에 (검찰 발표와 달리 완전히 삭제되지는 않고 시스템상에)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삭제 흔적이 남아 있다는 대화록은 최종본이 아닌 초본이며, 수정보고 절차가 남아 있는 것이라 애초 이관 대상 기록물이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설령 그런 흔적이 있어도 문제될 게 없다는 거다.

문 의원이 수사 경과를 신중히 지켜보던 태도에서 급선회한 것은 검찰의 수사행태에 강한 불만을 가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검찰이 가장 시급하게 규명해야 할 회의록 미이관 경위를 밝히기보다는 초안 삭제·폐기 논란 등 부차적 사안으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문 의원은 “(대통령의) 보완지시에 따라 수정 보고가 되거나 될 예정이면 그 앞의 결재가 끝나지 않은 문서는 이관 대상에서 제외되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보다 직접적으로는 이날 한 언론이 “노 전 대통령이 2008년 청와대 회의에서 ‘불리한 건 지정기록물로 묶자’고 말한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검찰이 확보했다”고 보도한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정부 청와대 민정수석 출신 전해철 의원은 통화에서 “검찰은 근거 없는 이야기를 흘리고 언론은 받아쓰고 여당은 이를 확대재생산하는 행태가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와 유사하다는 강한 문제제기를 (문 의원이)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NLL(북방한계선)을 고리로 ‘문 의원 책임론’을 제기하는 여당에 대한 공세적 방어의 성격도 엿보인다. ‘회의록 미이관’과 ‘친노(친노무현) 진영에 대한 공격’이라는 현 상황을 풀기 위해 정공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문 의원이 직접 작성한 성명서 언론 배포를 지시하자 내용을 본 참모들과 주변 의원들은 만류했지만 그의 완강한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사실 대화록 실종 사건이 이슈화된 7월 이후 문 의원은 수세에 몰려 있는 상태였다. 대화록이 이관되지 않았다면, 그 책임이 노무현정부 인사들에게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에게 대화록 수사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라는 메시지까지 보냈다. 문 의원의 성명에 앞서 전병헌 원내대표는 NLL(북방한계선) 대화록을 둘러싼 정쟁 중단을 여권에 공개 요청했다. 그럼에도 문 의원이 공개 대응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관계자는 “긴 침묵이 국민에겐 검찰 수사에 대한 인정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와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당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더불어 당 안팎의 친노 세력을 결집하는 효과도 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면 반전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는 것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문 의원이 검찰 수사를 ‘짜맞추기’ 수사라며 비판하면서 “나를 소환하라”고 밝힌 데 대해 “뻔뻔스럽다, 석고대죄해야 한다”면서 강력히 비판했다. 강은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의원은 (사초 폐기) 범죄행위에 대한 사과나 해명이 아니라 전임 대통령의 죽음을 들먹이며 검찰을 비판했다”면서 “문 의원과 노무현 재단 관계자의 해명은 너무 뻔뻔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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