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 코인 기술 등 아무것도 없는 '신일골드코인'.. 무분별한 투자 주의해야..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이사 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출처_뉴시스]

[시사매거진=최지연 기자] 금융감독원이 보물선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러시아 군함 ‘드미트리 돈스코이호(號)’의 실체와 관련해 주가조작과 암호화폐(신일골드코인)를 통한 사기혐의는 없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5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보물선 관련 질의를 받고 "금감원이 불공정거래, 사기와 관련해 개연성 있는 부분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가상통화인 신일골드코인 사기 피해자 모임이 결성될 정도로 문제가 되고 있다는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의 지적에 "조사에 착수했다"며 "가상통화 불법행위는 유사수신이나 불법 다단계, 사기 등으로 현행법을 적용할 여지가 있다"고 답했다.

신일그룹은 자본금 1억원의 회사로 지난 1905년 울릉도 앞바다에 수몰된 러시아 전함 돈스코이호를 발견해 인양하겠다고 나선 곳이다. 150조원 규모의 보물이 실려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이를 담보로 한 가상통화 공개(신일골드코인)와 코스닥 상장사인 제일제강 인수를 추진하면서 투자자들을 대거 끌어 모았다.

금감원이 먼저 집중 조사하는 부분은 보물선 관련주다.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시세조종(주가조작)과 부정거래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에 나섰다.

보물선 관련 테마주 대표로 꼽히는 제일제강은 지난 5일 류상미 신일그룹 대표와 최용석 씨피에이파트너스케이알 회장과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코스닥시장에서 2000원 안팎에서 거래되던 제일제강 주가는 지난 18일 54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제일제강이 “보물선과 관계가 없다”고 공시하고 금융당국이 조사에 착수하면서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25일 제일제강은 전날보다 21% 급락하면서 1745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감원은 보물선 발견 발표를 하기 전인 지난 5월께부터 이미 관련주들의 거래량이 급증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가짜 보물선 논란'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신일골드코인은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사기코인'이라는 지적을 받으면서 지난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환불 계획을 발표했으나, 아직까지 판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 신일그룹을 내세웠던 코인판매는 기자회견 이후 싱가포르 신일그룹으로 이름을 바꿔달았고, 코인 판매 가격은 기존 120원에서 50원으로 대폭 낮췄다.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신일골드코인 프라이빗 세일을 한정 판매 특가로 1SGC 당 50원에 공급한다"며 "기존 참여한 회원에게는 100만원당 신일골드코인 2만 SGC를 감사 보상 지급한다"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 어려운 여건에서 비젼을 개척한 지사장(30만), 본부장(20만), 팀장(10만), 센터장 및 자문위원(5만)에게 신일골드코인을 추가 보너스로 지급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신일골드코인은 보물선 발굴이라는 목적 외에는 뚜렷한 백서나 사업계획, 어떤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됐는지 등 아무것도 공개되지 않았다. 또한 거래사이트나 시장에서 결정하는 상장가를 개발사 스스로 1만원으로 책정하며 판매 하는 등 투자자들을 현혹시키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보물선 사례가 나오면서 향후 추가로 유사한 행태의 가상화폐를 이용한 범죄가 나올 수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아직 가상화폐는 화폐로 인정받고 있지 않고 규제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이 수십 배, 수백 배의 이익을 보장한다는 사기성 자금 모집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현재 입법 발의된 가상화폐 관련 법안들도 일부에 불과하고 보완되어야 할 부분도 많이 있다"며, "전문가들도 특정해 규정하기 어려워하는 시장에 일반인들이 무분별하게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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