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박근혜 복지공약’, 불신받는 ‘국민연금’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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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박근혜 복지공약’, 불신받는 ‘국민연금’ 파장
  • 김길수 편집국장
  • 승인 2013.09.2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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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 정부안, 국민연금 집단탈퇴 우려·역차별 논란…보완책 마련 시급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기초연금 공약 파기 규탄 기자회견'에서 김경자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3년 전 국민연금에 가입한 35살 김 모 씨. 30년 뒤 65살이 됐을 때 소득 하위 70%에 해당될 경우에 받게 될 공적연금을 계산해 봤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계속 납부하면 국민연금으로 65만 원, 기초연금으로 10만 원, 합쳐서 매달 75만 원을 받게 된다. 보험료를 15년 동안만 냈을 때는 합쳐서 월 55만 원을 수령한다. 국민연금에 계속 가입했을 때 받게 될 공적연금이 월 20만 원 많기는 하지만, 내야 할 보험료가 3천 5백만 원 더 많아 김씨는 고민에 빠졌다.

◇반쪽짜리 연금제도로 전락 가능성
25일 공개된 기초연금 정부안이 ‘모든 어르신에게 기초노령연금 두 배 인상’이라는 애초 공약과는 완전 딴판이고 ‘국민연금 성실가입자 역차별’, ‘세대갈등 조장’이라는 논란만 낳고 있다. 정부안이 12년 이상 국민연금 장기가입자, 청장년층에게 더 적은 기초연금액을 주는 것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공약 후퇴의 이유가 재정부담보다는 애초부터 의지가 부족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제도가 시행되는 2014년 소득하위 70% 노인 중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가입기간이 11년 이하이면 20만원 전액을 받는다. 하지만 가입기간이 더 길면 12년부터 1년마다 1만원씩 깎여 20년 이상은 10만원만 받는다. 국민연금을 오래 가입할수록 기초연금액이 깎여 손해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12년 장기 가입자는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를 중단하는 게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보험료를 민간연금 보험료로 돌리면 기초연금 20만원 전액, 국민연금에다 민간연금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직장인이 퇴직해 자영업자가 된 경우 납부해야 하는 보험료가 2배가 되기 때문에(직장가입자는 사업자가 절반 부담) 국민연금 이탈 유인은 더 커진다.
실제로 올 초 국민연금에 연계해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안이 알려지면서 2월에만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1만1,585명이 탈퇴하는 등 7월까지 총 4만4,308명이 이탈했다.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금센터장은 이와 관련해 “자칫하면 저소득층은 빠져나가고 중산층 이상 고소득층만 남는 반쪽짜리 연금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민연금 가입자 감소는 기금 고갈 시점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에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2028년 이후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년 증가할 때마다 기초연금액은 월 6,700원 감소하고 국민연금은 1만원 증가하도록 설계했다. 결과적으로 국민연금을 오래 가입하면 월 3,300원 이득이다. 그러나 인센티브는 그리 크지 않다는 평가다.

◇청년층과 중·장년층에게 불리한 기초연금액
정부안은 또 근로세대인 청년층과 중·장년층에 불리하게 설계됐다. 50세 이하 미래세대는 실질적으로 기초연금액이 삭감되기 때문. 현행 기초노령연금법은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주는 월 9만6,800원의 기초연금액을 2028년까지 20만원으로 오르도록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 없었다면 2028년에 월 2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새로 도입되는 안에 따르면 지금의 30~40대는 2028년 이후 대부분 국민연금 장기가입자가 돼 10만원만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때문에 정부가 ‘국민행복연금’ 도입을 발표한 지난달 21일부터 지금까지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등에는 기존 국민연금 가입자들의 반대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근로세대인 청년층과 중·장년층에 불리하게 설계됐다는 불만이 주된 내용이다. 그중에는 ‘국민연금을 탈퇴하겠다’라거나 ‘국민연금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새 정부의 정책 시행을 위한 구체적인 예산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지난 대선 기간 박 대통령 측에서는 ‘기초연금’ 재원으로 14조6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 관련, 윤석명 센터장은 “현재의 젊은 세대의 불만이 적지 않다”며 “후세대의 부담도 고려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박 대통령이 말한 국민 대통합을 위해서도 정부의 복지정책은 노인 빈곤 완화와 함께 젊은 세대의 불만도 잠재워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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