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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개심, 아량, 정의 '분노와 용서'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8.07.2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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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정치, 경제, 사회, 심지어 사법 차원에까지 이르는 온갖 불평등으로 인한 ‘갑질’로 스트레스가 극도에 달한 이 사회에서 한국인들은 직장에서도, 전철이나 버스, 가게에서 잠깐 만나는 사람을 상대로도, 온갖 분노를 느끼고 삭이고 때로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표출하며 살아간다. 이토록 일상적인 감정에 대해, 한편에서는 분노야말로 정의 사회를 실현하는 추동력이라며 ‘분노하라’고 부르짖고, 다른 한편에서는 분노를 삭이거나 다스릴 대상으로 보고 ‘힐링’으로의 과몰입으로 넘쳐난다.

우리 시대를 선도하는 유명 지식인 중 한 사람인 마사 C. 누스바움은 이 책에서 ‘분노’와 ‘용서’를 재정의하면서 분노의 본질이 복수와 관련되어 있다고 본다. 복수가 건전한 사회에는 어울리지 않는 비합리적인 행위라고 파악하는 만큼, 누스바움은 ‘말도 안 돼!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냐?’라는 표현으로 축약되는 분노를 ‘이행-분노Transition Anger’라는 이름으로 구분하며, 마틴 루터 킹 목사, 넬슨 만델라 등이 보여주었던 감정이 바로 이것이라고 평가한다.

이 책은 2014년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진행된 ‘존 로크 강좌’의 강의록을 기반으로 하였다. 누스바움은 복수의 여신들이 지혜의 여신 아테나의 다스림 덕분에 도시문명과 공존할 수 있는, 정의로운 분노의 신 에우메니데스로 변화한다는 그리스 비극 『오레스테이아』의 결말부분을 인용하면서 강의를 시작한다. 이후 아리스토텔레스에서 현대의 사회심리학자, 철학자들의 철학적 논의를 광범위하게 참조하면서 분노라는 감정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 다양한 문학작품과 현실의 여러 사건들, 심리학적 논의들을 근거로 들어 자신의 이론을 더욱 발전시켜나간다.

이 책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이제는 허울 좋고 명목만 남았거나 그저 교조화된 신념으로만 존재하는 ‘인권’에 대해서, 정의와 자비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김민수 기자  dikiboy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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