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국인들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각광

 홍등의 붉은 유혹 인천차이나타운
1호선 인천역에서 하차해 역 광장 건너편 방향으로 걷다보면 붉은색 홍등이 인상적인 인천차이나타운을 만날 수 있다.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되고 1884년 청국 조계지가 설치되면서부터 중국인들이 현 선린동 일대에 이민, 정착하여 그들만의 생활 문화를 형성하며 발전하기 시작한 인천차이나타운은 현재 170여 가구, 약 500여 명의 화교가 거주하고 있다.
현재 인천차이나타운은 관광쇼핑, 특화점, 예술의 거리 등 권역별로 변화해 그들만의 특별한 문화를 관광 명소로 가꾸기 위한 일환으로 타운 안의 많은 중국 음식점들이 중국 고유의 맛을 이어가고 있다. 19세기 말에 창건된 것으로 추측되는 절인 의선당과 삼국지 명장면을 그림으로 표현 한 150m짜리 대형벽화가 있는 삼국지 벽화거리, 중국식 건물의 특징을 느낄 수 있는 인천 유일의 화교 학교인 화교중산학교 등의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이곳을 찾는 대다수의 관광객들은 마치 중국 현지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뿐만 아니다. 공예품, 주류, 의류 등 중국 본토에서 물 건너 온 다양한 중국의 물건들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도 이곳만의 장점이다.
이렇듯 다양한 중국 체험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대한민국 속 작은 중국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인천차이나타운은 앞으로 자장면 축제, 춘절 축제, 중국의 날 등의 행사를 개최해 인천과 차이나타운의 문화를 드높일 계획이다.

서울 속의 작은 프랑스 서래마을
서래마을은 1985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던 주한프랑스학교가 서초구 방배동으로 이전하면서 그 학교 주변에 형성된 프랑스마을을 일컫는다. 태극기와 프랑스 국기가 나란히 걸려있는 이곳은 프랑스인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1,000여 가구가 넘는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의 중심을 이루는 몽마르트르 길과 마을을 바라볼 수 있게 조성된 몽마르트르 공원, 그 양편으로 죽 늘어선 레스토랑과 커피숍은 언제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명소이다.
이제는 오히려 프랑스인들보다 오전에는 브런치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오후에는 커피 한잔 하러 오는 사람들로, 저녁에는 와인과 함께 근사한 저녁을 찾는 사람들로 붐빈다. 프랑스인 제빵사가 프랑스산 빵 재료를 들여와 직접 바게트를 굽는 빵집, 화덕에 참나무 장작을 넣어 담백하게 구워낸 씬 피자가 일품인 이탈리안 피자집, 소믈리에가 추천하는 200여 종의 와인을 갖춘 와인전문 복합 문화 공간 등 이국적인 풍미와 풍광을 찾아 이곳을 찾은 내국인들과 고향의 맛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충분한 만족을 선사해주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에는 서초구 20대 핵심 사업으로 ‘서래마을 글로벌 빌리지 특화거리 조성’이 확정되어 서래마을을 보행자 중심의 프랑스 문화거리로 재탄생했다.

무슬림의 천국 이태원 이슬람 성원
이태원 거리를 걷다보면 저 멀리 아라비안나이트에서나 봤을 법한 이국적인 건물이 우리의 눈길을 잡아끈다. 평일에도 무슬림차림의 아랍인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는 무슬림동네 안쪽으로 들어서면 나오는 이곳은 이슬람교의 상징인 지붕의 둥근 돔과 정면 양옆에 우뚝 세운 첨탑, 전형적인 모스크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 이슬람 성원(이슬람교 서울 중앙 성원)이다. 서울 중앙 성원은 1969년, 한국정부가 성원 건립용 부지 5,000㎡를 한국이슬람교중앙회에 기부하고,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이슬람국가가 건축비용을 전액 지원하여 1975년 5월21일 개원한 한국 최초의 이슬람 성원이며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이슬람 건축물로 유명하다.
이슬람교는 세계 57개국, 12억 명 이상의 신도를 거느린 거대 종교답게 여러 국적의 무슬림들이 예배를 위해 매주 이곳을 찾는다. 무슬림 외교관들과 사업가, 교수, 유학생, 이주노동자들이 예배를 드리는 예배 장으로서의 쓰임과 더불어 외국에 진출한 우리나라의 교회처럼 무슬림 이주노동자들의 만남과 정보교류의 장 구실을 하고 있다. 이슬람성원과 더불어 성원 주변의 많은 상점들 주변에는 이국적인 풍경을 담고 싶어 사진기를 들고 찾아드는 사람들로 항상 북적인다. 이슬람식 도축 법으로 잡은 양고기와 쇠고기 등을 파는 정육점, 독특한 향신료를 비롯한 잡화를 파는 상점, 이슬람국가들의 음식을 파는 음식점들이 다수 포진해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일요일에만 열리는 혜화동 필리핀 시장
혜화동성당 앞, 예배를 마친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곳에는 일요일이면 이색적인 모습의 장이 들어선다. 언제부턴가 필리핀 사람들이 하나 둘 거리에서 물건을 팔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도로에 죽 늘어선 필리핀 시장 형태가 된 것이다. 좁은 보도 하나를 점령한 채 여기저기서 필리핀 직수입 물건들을 펼쳐놓은 이곳은 영락없는 필리핀 어느 시장 골목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필리핀은 국민의 80% 이상이 가톨릭을 믿는 나라로서 1992년 혜화성당에서 필리핀인 신부가 미사를 집전하여 필리핀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상가거리가 생겨나 주말이면 동성고등학교에서 혜화동성당까지 온통 필리핀 사람들로 가득하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리는 필리핀시장은 혜화성당에서 외국인을 위한 미사가 끝나는 3시쯤이 가장 번잡한 시간으로 그 시간이 되면 그만큼 볼거리가 많아진다.
그중 가장 붐비는 곳은 음식을 파는 노점으로 필리핀 전통 소시지, 구운 바나나, 필리핀 돼지 족발, 필리핀 볶음밥 등 필리핀에 가야 먹어볼 수 있는 전통음식들이 즐비하며 필리핀 TV프로그램을 담은 CD와 음악 CD는 이곳에서 판매되는 물건들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다. 이렇듯 치열한 삶속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하려는 필리핀 사람들과 동남아 여행을 추억하는 많은 한국인들이 뒤섞여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다.
이 외에도 동대문시장을 찾은 러시아 상인들이 숙박을 하기 위해 모여든 장소가 변모한 광희동 ‘러시아·몽골거리’와 동대문역과 동묘역 사이에 위치한 ‘인도·네팔거리’,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생겨난 동부이촌동의 ‘리틀 도쿄’, 한남동의 ‘독일 커뮤니티’, 가리봉동의 ‘조선족 옌벤마을’, 이태원 뒷골목의 ‘나이지리아 거리’ 등은 낯선 서울 속 그들만의 삶의 터전으로서 작은 고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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