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추석물가 초비상, 왜 매년 되풀이되나
상태바
치솟는 추석물가 초비상, 왜 매년 되풀이되나
  • 김영식 기자
  • 승인 2013.09.02 10: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긴 장마와 폭염 탓 가격 ‘들썩’…구조적 제도개선 통해 악순환 끊어야

긴 장마와 무더위로 식탁물가가 요동치면서 추석을 보름여 앞둔 가정주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매년 추석을 앞두고 주요 농수산물의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올해엔 긴 장마까지 겹치면서 부담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올 하반기 농산물 값이 물가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보고서까지 내놓은 상태다.
최근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장마와 폭염의 영향으로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배추 30%, 상추 37%, 애호박 50%, 수박 15% 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또 한우나 배 등의 품목 역시 추석을 앞두고 전체적으로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여 전체적인 추석물가는 지난해에 비해 다소 올라갈 전망이다.
최근 본지가 롯데마트에서 과일, 나물 등 추석 차례상에 자주 오르는 14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옥돔, 계란, 대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14개 품목을 사는데 드는 비용은 총 14만 3,200원으로 나타났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배 1개의 가격은 7,300원, 햇사과 1개의 가격은 6,000원이었다. 특히 배는 3~4월 냉해 피해로 나주, 평택, 성환 등지의 수확 물량이 20% 가량 줄어들면서 평년보다 가격이 20%가량 상승했다.
이처럼 주요 채소류와 과일값이 폭등한 것은 장마와 가뭄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공급과 수요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서 심각한 불균형이 초래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정부는 추석에 수요가 많은 10개 품목을 선정해서 추석 전 2주 동안 공급을 확대하고, 성수품 직거래 장터와 특판장 운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몇 차례의 태풍이 닥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 추석물가를 잡는 일도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면 정부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농수산물 수급불균형을 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늘 그래왔듯 역대 정부의 경우 정권출범 초기 최우선 과제로 농수산물 가격안정 대책을 발표해 왔다. 농수산물 유통단계를 축소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겠다는 말을 수 없이 했다. 그러면서 공동물류센터를 만들고, 상인들의 가격농간을 근절시키겠다며 법률을 만들고 예산을 확보하는 등 요란스러웠다. 하지만 결과는 용두사미(龍頭蛇尾)였다. 늘 시작은 그럴 듯 했지만, 끝은 흐지부지했다.
박근혜 정부도 출범 초기 농수산물 유통단계 축소 등 수급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 정부 출범 첫 해인 올해 추석도 폭등하고 있는 물가를 잡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여 진다. 대부분 예년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재탕에 불과해 심상찮게 고삐 풀린 물가를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에너지, 공공요금, 개인서비스요금 등의 항목에 대해 공급을 확대해 수급을 안정시키고, 불공정 행위를 집중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할당관세를 적용해 가격안정을 도모하겠다는 내용도 단골메뉴에 불과하다. 명절을 앞두고 물가가 널을 뛰는 건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올해 같은 비상한 상황에 늘 거론되는 대책들만으로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우려의 목소리가 그치질 않고 있는 이유다.
해마다 물가불안이 비슷하게 반복되는데도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는 까닭은 결국 구조적인 제도개선 없이 미봉책에 그쳤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 상황에서 장마와 가뭄으로 생산량이 현저히 감소한 작물에 대해 서둘러 공급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만약 수입이 불가피하다면 통관을 거쳐 시장에 풀리는 기간까지 감안해 능동적인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유통시스템 개혁과 더불어 생산량과 소비량을 상시 예측할 수 있는 현장행정이 시급하다. 생산단계부터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건전한 소비문화 조성을 위한 의식개혁 운동도 벌여나가는 등 보다 ‘큰 그림’을 그릴 때 비로소 고질적인 물가불안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