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쓸데없는 물건들을 좀 줄여야 할 텐데’ 하고 생각하면서도 좀처럼 정리하지 못해 스트레스만 쌓이는 경험은 누구나 해본 적 있을 것이다. 사실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그저 물건에 깃든 ‘마음’을 놓아주지 못하는 심리적 이유가 크다.

이 책 《버리지 않아도 정리가 된다》의 저자이자 공간 심리 상담가로 활동하는 이토 유지는 버리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기 바쁜 의뢰인들에게 아예 싹 다 버리고 난 후를 떠올려보라고 말한다. 그리고 물건을 버리는 순간에는 아주 속이 시원할 테지만, 이런 감정은 일시적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그의 말대로 정리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물건은 또다시 늘어나기 시작한다. 버리면 생기고 또 버리면 생기길 반복할 뿐, 본질적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것이다.

어떻게 정리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며 하소연하는 의뢰인들에게 저자가 가장 먼저 해주는 말이 있다. “꼭 버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는 책 속에서도 이 말을 거듭 강조한다. 버려야 한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비로소 자연스럽게 정리하는 습관이 삶에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누구나, 어느 장소에나 적용 가능한 ‘버리지 않는’ 정리의 기술을 단순 명쾌하게 소개하며, 물건도 마음도 버리는 게 어려운 사람들이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않고 행복한 정리 습관을 만들어가도록 돕는다.

‘미니멀 라이프’라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내 마음이 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너무 많은 물건이 집을 지저분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집을 어지럽히는 근본적인 원인은 물건이 아니라 남들의 기준을 충족시키려 하는 생활방식에 있다. 저자는 정리를 못하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있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남 보기에 좋은 공간이 아니라 내 마음에 드는 공간을 만들어볼 것을 조언한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듯 공간과 우리의 마음 상태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자신에게 ‘정리는 이래야 한다’는 규칙을 강요하기보다는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 이 책에서 일러주는 대로 내 마음을 돌아보는 넉넉하고 여유로운 정리의 기술을 따라가다 보면 진정으로 ‘단순한 삶’이라는 선물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