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후 상봉할 수 있도록 마음의 문 열어달라”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식 축사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을 공식 제안함에 따라 그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이제는 남북한간 불신과 대결의 시대를 넘어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며 “먼저 남북한 이산가족들의 고통부터 덜어드렸으면 한다. 이번 추석을 전후로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북한에서 마음의 문을 열어주기 바란다”고 북측에 제의했다.

추석이 한 달 밖에 남지 않은데다 이산가족 상당수가 고령이라는 점을 볼 때 생사 확인과 선정 과정까지 거치려면 최소한 한 달 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에 통일부는 후속 조치들을 조속히 추진한다는 방침 하에 16일 중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이산상봉 행사를 위한 적십자 회담을 제안하는 통지문을 정식으로 북측에 보낼 예정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상봉 행사가 제대로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며 “추석 같은 특정 시점에 너무 구애받진 않겠다”고 전했다.

북한도 이산가족이 민족의 비극이라면서 이러한 인도주의 문제 해결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특히 북한은 지난달 10일 2차 실무회담이 열리는 와중에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실무회담 개최를 먼저 제안했다.

당시 남측이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이유로 적십자 실무접촉만 수용하자 북측이 두 회담 모두 보류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14일 개성공단 회담 타결로 다시 이산가족 상봉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로써 2010년 11월 이후 3년 만에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개성공단 재가동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를 연계해서 나온다면 조기 성사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금강산 관광 문제는 5·24 대북제재와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추석 이산가족 상봉 여부는 남북관계 개선 및 금강산 관광과의 연계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산가족 상봉은 1985년 분단 후 처음으로 이뤄진 후 2000년부터 18차례의 대면상봉과 7차례의 화상상봉을 통해 남북 양측에서 4,321가족, 21,734명이 만났다.

2000년부터 2007년까지는 꾸준히 이뤄지다 남북관계 악화로 2009년, 2010년 한 차례씩 이뤄진 후 현재까지 3년 가까이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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